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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축산 발전방향(3)

'안전한 축산식품', 소비자의 선택 이끈다

2011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돌이켜 보면 수의·축산인들에게 지난 한 해는 견디기 힘든 한 해였다.
 

2010년 말 발생한 구제역이 전남·북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역으로 확산되어 축산업과 관련 산업에 큰 타격을 주었다. 또한 한-미 FTA 국회 비준으로 축산업은 개방파고의 여파를 직격으로 맞게 되었다. 이 밖에 배합사료 내 항생제 사용 전면 금지, 5개 거점 도축장 선정, 지자체의 가축사육제한 조례 제정 등 축산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이렇듯 향후 수의·축산업의 미래를 가늠하기 혼미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수의·축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목표로 급변하는 트렌드를 파악하여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하고 현재의 문제점을 점검하는 등 선제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츠는 저서 ‘메가트렌드(megatrend)’에서 ‘메가트렌드’란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거대한 조류, 흐름을 의미한다고 정의하였다.


2010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전세계 메가트렌드를 토대로 '2050년까지 이어질 농업·농촌울 둘러싼 메가트렌드'를 크게 5개 항목으로 구분하였다.


< 농업·농촌 메가트렌드와 파급 영향 >


① 저출산과 평균수명의 연장에 따른 고령화사회(장수 시대) ② 글로벌화의 진전에 따른 경쟁 심화(무한경쟁 시대) ③ 기후변화와 환경 중시(녹색산업 시대) ④ 과학기술의 발전(융복합기술 시대) ⑤ 삶의 질 중시하는 새로운 가치 지향(문화창조 시대)

 
트렌드 변화는 너무 빠르기에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미래 전망에는 정답이란 없지만 우리 수의·축산업의 장기적 발전 추세와 통찰력에 관한 작은 단초를 얻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가격(양)에서 가치(질)로 바뀌어 위생을 넘어 건강, 안전, 안심에 대한 선호도와 함께 가격대비 가치를 추구하게 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구제역 사태에서도 소비자들이 축산물의 가격이나 맛보다 '안전'과 위생을 따지기 시작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에 일부 도축·가공·운송 과정에서 비위생적으로 축산물을 처리하는 사례가 있어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어 문제다.

 
따라서 정부는 저효율·고비용의 축산물 유통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여 가격경쟁력과 축산물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도축산업 경쟁력 강화 및 유통단계 축소 대책에 따라 5개 거점도축장을 선정하여 생산자 중심의 대형 팩커를 육성하고 생산부터 판매까지 효율적인 유통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역별 거점 도축장을 선정하여 집중 육성하는 등 도축장 구조조정(현재 87→ ‘15년 36개소)를 통해 규모화·조직화된 도축·가공·유통기반 확충 및 위생관리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15년까지 전국 120개 시·군에 HACCP 축산물 공급망을 구축하고, HACCP 사후관리와 위생감시를 통합하는 등 국내 축산식품에 대한 안전관리 수준을 한창 높일 예정이다.


국내 축산 관련 인증제 중 유일하게 차단방역을 다루는 인증제가 축산물 위해요소 중점관리 기준(HACCP: 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이다. HACCP은 사육에서 도축·가공·운반·판매 등 축산식품의 생산 및 유통 전 단계에 걸쳐 식중독균 등 각종 위해발생 요인을 분석하여 중요 관리점을 집중 모니터링하는 사전 위해요소 차단 시스템이다.


또한 축산물 품질 및 이력에 대한 정보제공을 강화하여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높여나갈 예정이다. 이력제(‘08년 시행) 대상 가축을 소에서 2014년에는 돼지로 확대하고 수입쇠고기에 대해서도 유통이력 관리를 강화하여 위해사고 발생시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도록 수입쇠고기 유통이력제(’10년 시행)를 철저하게 시행할 예정이다.

 
이는 모두 축산물의 안전성 강화와 관련 산업의 재편이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축산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여 FTA 확대 등으로 늘어나게 될 수입축산물과 경쟁할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이다.

 
우리 축산업은 지난 10년 동안 2배 이상 증가하여 총생산액이 16조원을 넘어섰으며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40%에 이른다. 농림업 생산액 기준 상위 10개 품목 중 돼지, 한우, 닭, 우유, 계란, 오리 등 6개 품목이 축산물이다.


그동안 축산업은 국민건강을 위한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고 고용창출 측면에서도 국민경제에 기여한 바가 작지 않다. 그러나 이제 경제영토가 전 세계로 확대되고 소비자의 패러다임이 바뀐 만큼 기존의 시스템으로는 한계에 이를 수 밖에 없다.

 
이제 농산물 가격의 ‘Cheap Food' 시대에 종언을 고해야 한다. 농장에서부터 소비자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프로세스와 시스템의 과감한 개혁 없이는 경쟁력을 만들어 낼 수 없다. 값싼 수입산 농산물에 대응할 방법은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차별화된 축산식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관심은 안전한 농산물, 건강한 농산물로 쏠리고 있다. 생산성 향상 보다는 상품의 질, 생산과정상 비상품적 요소인 환경, 동물복지, 안전성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생산에서 소비유통단계까지 우수농산물의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강화해야 한다. 품질을 고급화하고 지역적 특성을 가미해 우수브랜드를 개발하고 다양한 판매처를 확보한다면 우리나라 축산업의 미래도 결코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선진국이라 일컫는 나라 중에 축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는 식량안보와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축산업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발전적인 비판도 중요하지만 어려운 때일수록 많은 격려도 필요하다. 현재의 어려움을 축산업이 한층 더 도약하는 계기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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