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구제역 급속 확산...이번 주가 고비

구제역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구제역은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최초 발생한 뒤 지난 5일 처음으로 인근 예천으로 확산됐다. 구제역은 약 일주일 만에 30곳으로 번졌으며 매일 2~3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보통 계절을 타지 않는 특징을 가진다. 과거 구제역은 이른 봄이나 겨울에 주로 발생 했었다. 올해 4월에 발생해 맹위를 떨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겨울에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열에 약하지만 추운 날씨 탓에 생존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더 쿤 문제는 구제역 바이러스에는 치료약이 없다. 매년 걸리는 감기약의 치료제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구제역 바이러스는 산성에 약하다. 반대로 중성은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으로 꼽힌다.

때문에 소독과 산성 제제들을 통해서 바이러스가 약해지길 기다리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볼 수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바이러스는 자체 특성상 겨울철에는 오래 생존해 있을 수 있다"며 "어디에 있으냐 어느 조건에 있느냐에 따라서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구제역이 발생한지 일주일이 지난 현재 축산농가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6일 현재 매몰된 한우와 돼지는 7만7745마리이며 전국 85개 가축시장은 모두 폐쇄됐다.

매몰처리 속도를 높히기 위해 방역당국은 이날 오전부터 283명의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등 전력을 다하고 있다. 생존기간이 긴 바이러스의 전파가 확산되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구제역 사태로 국내 대표적 한우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강원 횡성-경북 영주.안동'의 축산업은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됐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구제역이 발생한 경북지역에서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판매량 감소다. 안동 주변지의 한우 출하량(마리)과 경락가격(1kg)은 지난 11월 평균 979마리, 1만4천375원에서 1천374마리, 1만4천227원(12월2일), 1천172마리, 1만3천849원(12월3일)으로 떨어졌다.

돼지(1kg) 역시 7천396마리, 3천963원(11월 평균)에서 7천299마리, 4천10원(12월2일), 6천316마리, 4천4원(12월3일)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소비자 가격(500g) 역시 한우(1등급 등심)는 3만6천335원(11월 평균)→3만3천525원(12월2일)→3만2천982원(12월3일)으로 낮아졌고, 돼지(삼겹살)는 8천311원(11월 평균)→7천951원(12월2일)→7천920원(12월3일)으로 하락했다. 전국 가축시장 84곳도 지난 1일 이후 폐쇄돼 있다.

현재 방역 당국은 예천을 포함한 안동 접경지는 물론 경상북도와 맞닿은 광역자치단체 곳곳에서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제역 확산 방지에는 사람과 차량의 이동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보고 이동통제소마다 집중적인 소독과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안동을 벗어난 구제역 바이러스를 보고 있는 축산 농민들의 공포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청도와 인접한 경주지역은 국내 한우 최대 집산지이어서 경주시는 기존 방역초소 5곳 외에 청도 금천면 연결도로에 긴급 방역차량을 투입했으며 6일 오전에는 긴급 읍면동장 회의를 소집해 구제역 방제 특보 7만부를 제작하고 전 세대에 배부하기도 했다.

현재 경주지역에는 5천400여 농가가 6만여마리의 한우 등을 사육하고 있어 전국 최대 한우 사육지이다.

당국은 이번 안동의 축산업을 초토화한 구제역이 방어선을 뚫고 다른 지역까지 급속도로 번질지는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는 구제역을 퍼뜨리면 처벌 징역 1년까지 부가하는 ‘가축전염법예방법 개정안’이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 김학용 의원(한나라당)은 구제역 발병 책임이 있는 자에게 징역 1년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가축전염법예방법 개정안’이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함에 따라 연내 개정안 통과가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구제역 예방에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생 지역인 안동을 제외하고도 2010년 1월부터 총 17건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한 축산농가의 직접적인 피해액은 2010년 5월말 현재 보상금만 3000억원에 이르며 방역 비용, 육류의 소비 위축 및 수출 중단, 지역경기 침체 등에 따른 간접적인 피해액 또한 상당하다.

김 국회의원이 발의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은 가축전염병의 국내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검역을 게을리 해 가축전염병을 해외로부터 옮아오거나 다른 지역으로 퍼지게 한 가축 소유자등에 대해 보상금을 차등 지급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살처분 등 가축방역 조치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는 가축 소유자의 정신적 상담과 치료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