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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법 재개정” 여론

전문 지식 부족 계약직 영양사가 위생관리 전담
예산부족 인한 직영 전환도 부진 ‘해법’ 찾아야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식중독 사고가 빈번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 들어 학교 직영급식을 통한 식중독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어 직영급식 위생관리 문제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09년까지 직영 전환 유예기간을 둔 학교급식법에 대해 이번 18대 국회에서 현실에 맞게 재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의정부에 있는 모 초등학교는 109명이 집단으로 식중독을 일으켰는데, 이 학교는 직영급식을 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노로바이러스로 의심된다는 중간결과를 내놓고 좀더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 재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 학교는 38학급 600여명에 대해 직영 급식을 하고 있다.

또 지난달 25일 울산광역시 남구에 있는 모 고등학교 학생 118명이 점심급식을 먹고 설사·복통 등 집단식중독증세를 일으켰다.

울산 남구보건소에 따르면, 가건물을 채취한 결과 6명에게서 식중독 원인균인 포도상구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학교는 점심의 경우 직영을, 저녁은 위탁급식을 하는 이원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같이 직영급식학교에서 식중독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위생관리 측면에서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있는 위탁급식 업체 보다는 학교가 직접 위생관리를 하다보니 여러 가지 미흡한 점이 많은데다, 영양사에게 전적으로 맡기다보니 위생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것.

특히, 위탁급식업체의 경우 최근 강화된 HACCP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를 지키지 않을 시 오게 될 불이익 등을 감안, 철저한 위생관리를 하고 있어 식중독 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식중독 균의 경우 워낙 변수가 많아 자체 위생관리만으로 한계가 있는 만큼 식사 전 손을 씻는 등 급식외적인 위생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급식을 실시하는 학교(1만1106개교) 중 위탁급식 11.5%(1279개교)에 달했으며 중학교 530개교, 고등학교 731개교였다.

직영추진 정책에 따라 위탁은 대규모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던 2006년 1655개교(15.4%)에서 2007년 1430개교(13.0%)로 감소했고 올해 1279개교(11.5%)로 다시 줄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시·도교육청은 203개교를 직영으로 전환한다는 목표을 세웠지만 26%선인 52개교에 불과했으며, 올해 역시 252개교를 직영으로 전환키로 지난해 목표를 세웠지만 8개 학교만이 직영으로 전환했다.

이처럼 위탁급식 학교들이 직영 전환을 미루는 것은 학교장의 급식관리 업무 가중과 식중독 등 사고 시 책임 등에 대해 부담을 느끼기는데다 직영전환에 따른 예산뒷받침 등 문제도 직영을 꺼리게 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급식에 수반되는 식자재구매·검수·조리·위생관리·종사원관리·납품업체 관리 등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책임이 없는 계약직 영양사에게 맡기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직영급식의 경우 교육청으로부터 위생점검만 받고 있어 위생을 담보에 대해 신뢰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직영이냐 위탁이냐를 따지지 말고 학교가 처한 상황에 따라 학교 재량에 의한 탄력적인 급식 운영이 바람직하며 이번 18대 국회에서 이같은 방향으로 법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