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선주협회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9년부터 해외 시찰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선주협회는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해운비리 의혹이 제기돼 최근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선주들의 이익단체다.
1일 한국선주협회 사업보고서와 관련 의원들에 따르면 선주협회는 지난 2009년부터 올해까지 5차례에 걸쳐 여야 의원 26명의 해외 시찰을 지원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2008년 설립된 국회 연구단체 '바다와 경제포럼'(대표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에 가입돼 있다.
올해 3월 3∼6일 박상은 김무성 이채익 김성찬 김한표 함진규 의원 등 6명은 비용 중 일부를 선주협회 측에 지원 받아 아랍에미리트(UAE) 아크부대와 청해부대를 위문 방문한 데 이어 두바이 시내 관광 일정 등을 소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월에도 박상은 김희정 이채익 정의화 주영순 등 5명의 의원은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외국 항만을 시찰하고 돌아왔다. 2011년에도 박상은 장광근 윤상일 등 6명의 의원이 일본 대마도를 갔고 2010년에도 박상은 윤상일 장광근 정진섭 등 4명이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을, 2009년 박상은 강길부 유정복 장광근 전혜숙 등 5명의 의원이 7박 8일 일정으로 중국 상하이와 홍콩을 갔다. 시찰 참가 의원 대부분은 새누리당 또는 옛 한나라당 소속이었으며 야권에선 전혜숙 전 의원이 참석했다.
해당 의원들은 "해외에서 주로 해운 정책 간담회나 조선도 또는 항만을 시찰했다"며 "비용의 일부는 선주협회가 지원하고 일부는 포럼 재정 등으로 충당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들 의원의 시찰 비용을 선주협회가 부담한 것을 두고 외유성 시찰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의원들이 외유 대가로 선주협회의 이권을 챙긴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외유를 다녀온 의원 등은 지난 3월 해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해운보증기금 설립 등을 골자로 하는 결의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