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질 쌀의 유통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품질쌀 브랜드 육성사업’이 턱없이 낮게 책정된 시설자금 지원으로 인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은 가공시설을 현대화해 수입쌀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고 우리쌀을 대표하는 브랜드 100곳도 육성할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황영철 한나라당 의원(강원 홍천·횡성)은 최근 농림수산식품부의 2009년도 결산자료를 검토한 결과, 지난해 고품질쌀 브랜드 육성사업을 위해 편성된 예산 88억원 가운데 0.6%만 집행되고 나머지는 전부 이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고품질쌀 브랜드 육성사업과 관련, 2008년 예산 가운데 26억7300만원이 2009년 예산으로 이월돼 지난해 예산은 114억7300만원으로 늘어났지만, 집행액은 24억900만원에 그쳤다.
특히 24억900만원 중 23억5300만원은 2008년도 예산이고, 2009년 사업 대상에는 5600만원만 사용돼 실제 2009년 예산의 집행실적은 0.6%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08년에 이월된 예산 중 3억2000만원은 올해로 다시 이월돼 사업 추진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이 사업 예산이 이처럼 이월되는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시설 지원기준 때문이다. 예산에는 가공시설 현대화 비용을 한곳당 20억원으로 산정해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소요되는 비용은 40억원에 달해 부족자금을 사업체가 자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황의원은 “시설 지원기준이 낮게 책정되면서 2009년 대상 사업체 10곳 모두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며 “내년도 예산을 수립할 때에는 국고지원 기준단가를 현실화해 지원금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