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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보리 ‘고등어’

고단백 등 푸른 어류인 고등어는 농어목 고등어과의 물고기이다.

어릴 적 밥반찬으로 고등어 조림이나 김치 찌게가 올라오면,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줄도 모르게 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울 만큼 우리네 입맛을 돋구는 매콤 짭짤 담백한 음식이 바로 고등어 요리이다.

‘가을 배와 고등어는 며느리에게 주지 않는다’ 는 속담이 있을 만큼 고등어는 가을에 맛이 가장 좋다. ‘바다의 보리’ 라고도 불릴 만큼 영양가가 높고 값이 싸서 서민에게 친근한 생선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우리민족이 무려 450년 전부터 고등어를 영양식품으로 상식하는 어업을 해 왔다고 기록돼 있다.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즐겨먹은 생선 중 하나로 좋아하는 생선 1위라는 통계도 있다.

고등어는 등이 푸르고 배 쪽은 은백색을 띠고 있다. 그런데 왜 고등어의 등은 푸른색을 띨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약육강식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하늘에서 내려다볼 때 바닷물 색깔과 비슷해 새들로부터 몸을 보호할 수 있고, 배 쪽이 은백색을 띠고 있는 것도 물속 아래에서 보면 태양빛의 영향으로 복부가 잘 보이지 않아 큰 물고기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꽁치도 이와 똑같은 이치이다.

일본에서는 고등어를 ‘사바’라고 하는데 등 푸른 생선이라고 해서 ‘마사바’로 부른다. 일본어로 고등어를 나타내는 사바를 반복해 합쳐놓으면 ‘사바사바(さばさば)’가 된다.

이는 ‘어떤 목적을 위해 떳떳치 못한 방법으로 하는 교섭행위’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다.

조선시대에 일본에서는 고등어가 귀한 생선이었는데 한 일본인이 나무통에 고등어 2마리를 담아 관청에 일을 부탁하러 가던 중에 어떤 사람이 그게 뭐냐고 물어 그냥 ‘사바’를 가지고 관청에 간다고 얘기한 것이 와전돼 ‘사바사바 한다’는 의미로 전해진 것이다.

등 푸른 생선류는 바다의 위층에 주로 살기 때문에 강한 수압을 받지 않아 깊은 곳에 사는 생선보다 육질이 연해 부패하기 쉽다. 고등어는 낚아 올리는 즉시 죽고, 죽자마자 붉은 살의 부패가 빠르게 일어난다.

고등어가 죽으면 붉은 살에 함유된 히스티딘이 히스타민으로 바뀌는데 이 물질은 인체에 들어가면 두드러기와 복통, 구토 등을 일으키기 때문에 ‘고등어는 살아서도 부패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신선도에 주의해야 한다.
고등어는 ‘바다의 보리’라고 불릴 정도로 그 영양가를 인정받고 있다.

고등어는 다른 등 푸른 생선에 비해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고등어는 고기의 대소·계절·어장 등에 따라 성분치, 특히 수분과 지방의 함량이 크게 변한다.

또한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하고 뇌세포 활성 물질인 DHA가 들어 있어 자라나는 어린이, 수험생, 노약자에게 꼭 필요한 식품 중 하나이다. DHA는 혈중의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동맥경화증 등의 심장혈관계의 병을 예방한다.

고등어에는 EPA가 참치 다음으로 다량 함유돼 있다. 이 EPA는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혈관을 확장하며, 혈소판의 응고를 억제하고, 혈압을 강하시킨다.

또한 고등어에는 오메가 3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있어 우리 몸에 나쁜 지단백 LDL을 감소시키고 몸에 좋은 지단백 HDL을 증가시켜주며 혈관을 확장시켜 주는 등 동맥경화 및 혈전증을 예방해 주는 역할을 한다.

등 푸른 생선에 많이 든 핵산에는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기능이 있어 노화를 방지하고 각종 성인병과 암까지 예방할 수 있다.

또 놀랍게도 고등어가 편두통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발표도 있다. 신시내티 의과대학의 발표에 의하면 고등어의 지방에서 나오는 EPA는 심한 편두통을 낫게해 줄 뿐 아니라 편두통 발생률을 반 이상줄인다고 하는데 단, 비타민 A나 D와 함께 먹으면 그 효과가 줄어든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어느 쪽이 아픈지에 따라 편두통의 원인이 다르다고 생각해 좌측 편두통은 피가 응체되는 어혈 때문에 생기고 우측 편두통은 기가 순화되지 못하고 울체되기 때문에 생긴다고 본다.

그래서 좌측 편두통에는 혈액 순환제나 청혈제를 쓰고 우측 편두통에는 울체돼 몰려있는 기를 소통시키는 치료법을 먼저 사용한다.

그런데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편두통은 한의학의 편두통과는 약간 개념이 다르다. 한방에서는 머리 한쪽에 나타나는 지속성 두통을 편두통이라 부르지만 서양의학에서는 급성으로 일어나는 일종의 알레르기성 뇌혈관 장애를 편두통이라고 하는 것이다.

흔히 메스꺼움과 구역질이 함께 오는 이 편두통에 고등어가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결국 고등어는 뇌혈관 장애에 효과적이라는 이야기가 되겠다.

고등어에 들어 있는 비타민 B와 철분은 혈액을 보충하고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작용이 뛰어나며 피부를 아름답게 하는데도 효과적이고 꾸준히 먹으면 혈액순환개선에 도움이 된다.

또한 고등어에 들어 있는 영양성분으로 봤을 때 고등어는 강한 산성식품이지만 철분이나 니아신 같은 영양분도 함유하고 있으므로 산성을 중화시킬 수 있는 채소류와 곁들여 먹기만 하면 아주 훌륭한 자양식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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