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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키우는 부담을 가볍게

결혼한지 얼마 안되는 어느 신혼부부에게 언제쯤 아기를 가질 생각이냐고 물었다. 신혼생활을 몇 년쯤 즐기다가 가질 생각이라고 한다. 신혼생활을 즐기겠다는 것은 아마도 둘만 지내고 싶다는 뜻일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이들 부부의 생각에는 몇 가지 가정이 전제되고 있다.

하나는 아기란 언제나 원하면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기가 신혼생활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이다. 물론 아직 경제 여력이 안 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주위에서 결혼한지 10년이 넘어 늦게 아이를 가지려다 뜻대로 되지 않아서 아직 아기가 없는 부부가 의외로 많다는 것을 보면 아마도 생각을 바꿀지도 모른다.

아기는 언제나 원할 때 생기는 것이 아니듯이 아기가 있어서 신혼생활의 즐거움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신혼생활의 즐거움이란 둘이서만 지내는 것뿐 아니라, 힘 들더라도 함께 아기를 키우는 과정을 통해서도 생겨난다.

하지만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서 아기를 못 갖는 것은 문제가 다르다.
 
아기를 키우는 데는 돈도 많이 들고 손도 많이 간다. 젊은 부부가 둘이서 맞벌이를 하며 아이를 키우려면 양가 부모의 도움이 크게 필요하다. 하지만 요즈음은 시부모나 친정부모들도 약아져서 무한정 손주들을 봐주려 하지는 않는다. 부모 세대들도 자기 친구들끼리 만나면 어떻게 해야 손자 손녀를 보는 노역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정보를 교환하고 아이디어를 얻는다.
공짜 노동력 얻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가사 도우미를 쓸 수 있는 처지도 안 된다. 홍콩이나 싱가폴에서는 노동력을 공급하는 외국으로부터의 도우미 인력수입 조건을 정부 차원에서 관리하여 한 달 소요금액이 약 500달러 정도 한다는데 우리 나라에서는 중국교포 출신 도우미도 거의 2 배 이상을 주어야 한다. 부부 중 한 사람 월급의 상당부분이 가사 도우미를 위한 급여와 경비로 나가게 된다.
 
유아들을 위한 탁아소 시설 또한 열악하다. 출퇴근하는 집 근처에 탁아 시설이 있어야 편리하다. 직장 근처에 있는 탁아소는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면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신혼부부가 많이 사는 주택 단지마다에 저렴한 가격의 탁아소 시설을 충분히 지어야 한다.

요즈음은 아기 엄마들끼리 인터넷을 통하여 끊임없이 정보를 교환하기 때문에 아기부모가 아이들에 대해 옛날 세대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육아의 동질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우유나 이유식에 대한 정보, 예방주사 맞기, 기저귀 등 위생용품 과 장난감등으로 의외로 돈이 많이 들어간다. 또한 아이들의 성장에 따른 백일, 돌 등의 행사와 때 맞추어 사진 찍기 등 남들 하는 만큼 따라가려면 계속 돈이 들기 마련이다.
 
젊은 부부가 아기들을 키우느라고 드는 노력이나 시간, 예를 들어 잠을 충분히 잘 시간이 없다든지, 자기 개인적인 일을 할 시간이 없다든지 하는 것은 부부의 몫이라 해도 아기들을 어느 정도까지 키우는데 드는 비용은 국가에서 좀 도와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인적자원”은 국부의 근원이기 때문에 아기들을 키우는 의무는 첫째로 국가에 있다고 말하는 외국의 정부 수반도 보았다. 의무교육을 무상으로 하는 것에 더해서 국가의 경제적 지원을 더 이르게 시작할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 취약한 젊은 부부들이 아기 갖기를 꺼려하지 않게 되고 출산율도 올라갈 것이다.

아기를 출산할 때에 일부 보조해 주는 제도에서 조금 더 나아가서 아기들이 이유식을 떼고 식사를 할 수 있을 때까지 18개월 정도는 보조를 계속해 줄 수 있어야 줄어드는 출산율 회복에 실제로 효과가 있을 것이다. 요즈음 강조되는 노인들의 복지만큼 국가의 미래를 위해 아기들과 그 아기를 키워내는 젊은 부부들의 복지도 중요하다고 보아야 한다.
 
이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조금씩만 양보하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60세 이상 65세 사이에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들 중 다른 소득이 있으면서 연금의 50%에서 90%까지 감액되어 받는데, 그 돈을 아기들을 위한 자금으로 자발적으로 기부하도록 유도하는 방법 같은 것이다. 이미 다른 소득이 있기 때문에 이 분들은 이 돈을 기부해도 생활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다.

또는 끊임없이 건설 되는 도로에 들어가는 돈을 좀 아껴서 아기들을 위하여 쓸 수도 있겠다. 지방에 가 보면 옛날 고속도로 보다 더 좋은 길을 만들어 놓았지만 지나다니는 차가 별로 없는 도로가 많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로 살펴보면 재원을 마련해 볼 수 도 있을 것이다. 요는 앞으로 한민족의 절대수가 줄지 않게 하려면 “아기들을 키우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일”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해결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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