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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칼럼 - 다음 20년을 위한 사람

30년 전에 본격적으로 자본주의 경제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중국은 아직도 엄청난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향후 2020년까지를 “잃어버릴 수 없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확실하게 경제우선정책을 펴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 성장률의 삼분의 이 정도만 매년 계속하면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질적인 성장이 화두가 되고 있다 한다.

이를 두고 서양에서는 “중국의 부상(떠오름)”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중국의 재부상” 이라고 해야 옳다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다. 중국은 지난 근세 200여년을 제하고는 언제나 세계의 강대국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청나라 말기에 대포와 같은 막강한 화력을 앞세우고 서구 열강이 들어 닥치는 바람에 강대국의 지위를 잃었던 것이다.

어떤면에서 중국의 재 부상은 극적인 면이 있다.

숙청되었던 70 넘은 노인이 정치의 중심에 돌아와서 젊은이들도 해내기 힘든 대변혁의 기초를 닦은 점에서 그러하다. 개혁과 변화가 나이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임을 보여준 것이다.

그가 길을 깔아 놓으니 그 동안 억눌려 있었던 중국인들의 상술이 날개를 펴기 시작하였다.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오는 외화자금에 힘 입어 스케일 큰 중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커다란 프로젝트들이 수도 없이 생겨났으며 성공했다. 미국 500대 대기업 중 중국에 들어와 있는 기업의 수가 480개를 넘는다니 거의 모든 미국의 대기업이 중국에 들어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국 등소평의 위대한 점은 그가 엘리트들을 길러내는 코스를 잘 정착시켜 놓았다는 데에 있다. 예컨대 중국의 대부분 도시가 외자유치를 위해서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투자유치를 담당하는 부시장은 대부분 젊은 나이로서 일반기업의 간부 같은 열성을 가지고 뛰고 있다. 이들은 현 위치에서 성공하고 검증을 받아야 다음 라인인 시장이나 당서기로 승진해 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경영 엘리트 양성 시스템을 등소평이 기초를 만든 것이다.

공무원의 업무처리 시스템도 잘 정비해서, 해외 투자자를 위한 “원 스톱 시스템” 같은 제도는 외국인들이 쉽게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다.

중국의 산동성에 있는 “옌타이” 시 에는 골프장만 한꺼번에 225개 코스를만들어 놓은 대규모 스포츠 단지가 들어섰다. 이 곳의 경영진은 모두 중국인들이지만 골프 코스나 호텔 등은 모두 수준급 이상이다. 최고 경영자는 이 큰 골프장이 사실 한국인들을 겨냥해서 만들어졌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개발 초기에 이렇게 많은 골프장을 이처럼 빨리 만들려면 경영자가 반쯤 돌아버렸을지도 모른다.

옌타이는 인천공항에서 45분 비행하면 도착할 수 있는 정도로 가까운 곳이기에 앞으로는 제주보다 싼 값에 갈 수가 있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물가가 싸고 서해안의 해산물과 왕대추 같은 중국 본토의 다양한 농산물을 쉽게 먹을 수 있으니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노력만 계속 된다면 앞으로 제주도와 무한경쟁이 되는 하나의 예일 것이다.

우리도 향후 2020년까지가 “놓칠 수 없는 기회”인 것은 중국과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중국보다 잘 살게 된 것도 사실 최근 30년일 뿐이고 과거 수천 년을 통해 우리가 중국보다 앞선 적은 없었다.

지금부터 정말 잘해야만 다시 중국보다 못 사는 나라로 전락하지 않고 우리의 부를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저절로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중요하다.

우리도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모두 검증 받은 엘리트들을 선발해서 책임질 수 있는 업무를 위한 훈련성과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부터 군수까지 정말 제대로 뽑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