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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해썹, 기록 대신 신뢰로…식품안전 관리 혁신

센서 자동기록·데이터 투명성 확보…인증원 맞춤형 지원으로 중소기업 확산
한상배 원장 “스마트 해썹, 사람과 기술이 협력하는 식품 안전의 미래"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손으로 쓰던 기록지를 센서가 대신하는 시대다. 식품안전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스마트 해썹(HACCP)’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단순히 자동화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 근로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관리자와 소비자 간 신뢰를 강화하며, 정부의 맞춤형 지원까지 결합해 식품안전 관리의 혁신으로 자리잡고 있다.

 

기록 대신 생각할 시간, 현장 변화

온도계 들던 손에서 데이터 분석으로

 

“기록하느라 바빴던 사람이 이제는 생각할 시간이 생겼어요.”
한 제과업체 현장 관리자의 말은 스마트 해썹이 가져온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스마트 해썹 도입 전 현장 종사자들은 하루에도 수십 차례 온도와 습도를 측정하고 이를 수기로 기록해야 했다. 기록 누락이나 허위 작성 우려가 뒤따랐고, 정작 제품 안전을 세심히 확인할 시간은 부족했다. 이제는 센서가 자동으로 데이터를 수집·저장해 근로자들은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품질관리와 안전 점검에 집중할 수 있다.

 

한 유제품 공장의 품질관리 담당자는 이렇게 전했다.

 

"예전에는 하루 종일 온도계를 들고 다니며 기록하느라 정작 제품의 안전을 세심히 확인할 시간이 부족했었습니다. 이제 데이터가 자동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절약한 시간으로 제품의 색깔, 냄새, 안전성 등을 더 꼼꼼히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데이터로 증명하는 신뢰, 소비자까지 안심

 

스마트 해썹의 모든 기록은 시간대별로 자동 저장돼 조작이 불가능하다. 수기 기록 시 발생하던 불일치나 누락 문제도 사라졌다. 실시간으로 수집된 디지털 기록은 생산자의 관리 노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수단이며, 관리기관의 정밀한 점검과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한 음료업체 품질관리 책임자는 “예전에는 우리가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사실을 설명해야 했지만, 이제는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직접 보여줄 수 있어 더욱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 점검 현장에서도 기록 신뢰성 논란이 현저히 줄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중소기업 맞춤 지원, 도입 장벽 낮추다

 

스마트 해썹의 확산을 위해서는 기술 못지않게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지원책을 통해 도입 장벽을 낮추고 있다.

 

범용 소프트웨어 무상 제공, 우수사례 견학, 기술 컨설팅, 종사자 전문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초기 투자 부담을 줄였다. 반복 측정·기록 업무의 자동화는 인력 운영 효율성을 높여 전문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업계의 새로운 해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상배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장은 “스마트 해썹 정책은 단순히 기술을 보급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기업의 여건에 맞는 지원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상배 원장 “현장 목소리 반영한 정책”

사람과 기술의 협력, 식품 안전의 미래

 

스마트 해썹 시스템은 실제 사용자 의견을 반영해 인터페이스(UI)를 단순화하고, 알림 기능과 모바일 접근성을 개선하는 등 활용성을 높여왔다.

 

한 원장은 “앞으로는 사람과 기계가 각자의 강점을 살려 협력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근로자들이 디지털 리터러시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역량을 키우고, 나아가 경력 개발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스마트 해썹의 진정한 혁신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근로자는 반복 업무에서 벗어나 사고 예방과 품질 점검에 집중하고, 관리자는 데이터를 근거로 신뢰를 확보하며, 정부는 현장 맞춤형 지원을 통해 산업 전반의 안전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람과 기술이 함께 협력하는 구조 속에서 식품안전 관리의 미래가 새롭게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