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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몸값 급등우려..매각 회의론 등장

소주업체 진로의 매각을 위한 입찰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진로가 너무 비싸게 팔릴 경우 국부 유출이라는 지적과 함께 매각하지 않는 것만 못했다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지난 23일 업계에 따르면 진로의 주요 채권자인 골드만삭스가 진로의 기업가치를 3조6000억원 정도로 평가한 이후 진로가 과도하게 비싼 가격에 팔릴 경우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진로 매각의 득실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등장하고 있다.

즉 매각이 되지 않더라도 진로가 정리계획안의 변제계획을 이행하면 경영이 정상화될 수 있는데, 굳이 비싼 가격에 팔아 진로 채권의 70% 가량을 갖고 있는 외국계 투자가들에게 자금이 빠져나가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진로 정리계획안의 변제계획을 보면 진로는 10년간 채권자에게 현금으로 약 1조2000억원을 변제한뒤 그 이자에 해당하는 6000억원 가량을 출자전환하도록 돼있다.

여기에 미확정 채무 7000억원 가량의 50%(3500억원) 정도만 변제하면 된다고 볼 경우 진로는 매각되지 않더라도 현금변제와 출자전환, 미확정 채무의 변제 등을 합쳐 2조∼2조2000억원 정도만 소요되면 채무를 완전히 갚아 정상화되게 된다.

진로는 이 변제계획에 따라 작년말에 이미 1000억원 가량을 갚았으며 지난해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경영실적으로 볼 때 10년간으로 돼있는 변제기간도 훨씬 앞당겨질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이에 반해 진로가 채권자의 희망대로 몸값이 비싸져 3조원 정도에 매각된다고 가정하면 변제계획에 비해 8000억∼1조원 정도의 돈이 더 들어가는 셈이고 이중 상당부분을 채권자인 외국계 투자가들이 거둬가게 돼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진로의 매각 가격이 너무 비싸지면 변제계획을 이행하는 것만 못할 수도 있다"며 "인수업체 입장에서도 무리하게 인수를 하면 투자금액 회수를 위한 제품 가격 인상 등의 시도를 할 수 밖에 없어 결국 국민에게 부담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




진로 어디에 팔리나..막바지 신경전 가열


진로의 매각 입찰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롯데, CJ, 두산, 하이트맥주, 대한전선 등 인수전에 뛰어든 업체들간의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진로 매각 입찰을 앞두고 지난달 17일부터 예비실사에 들어간 진로 인수전 참여 12개 업체들은 입찰 참가를 위한 막바지 준비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예비실사 과정에서 진로 박유광 법정관리인과 임원 등이 참여업체별로 2시간 정도씩 마련한 설명회에는 두산 박용만 부회장 등 최고경영자까지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일이 다가오면서 여러 가지 `뒷말'도 무성하다.

진로 인수에 따른 독과점 문제와 관련, 기존 소주업체들이 진로 인수에 부적격이라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다른 업체들이 진로를 인수해도 독과점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소주시장의 5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진로를 인수할 경우 그 업체가 소주,맥주,식품 어느 업종에 속해 있든 판로 확대의 강력한 무기를 갖게 돼 독과점 폐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전 참여업체 관계자는 "입찰 다음날인 31일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다른 요인은 거의 배제되고 가격이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며 "채권자측이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을 고집하면 매각작업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명희 기자/1004@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