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이로문 박사에게 듣는다⑤] 키오스크와 노인의 소외

 

국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21만 명으로, 고령인구 비율이 처음으로 16%를 넘어섰다. 오는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이 전망된다. 문제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각종 경제범죄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푸드투데이는 이로문 법학박사·법률행정공감행정사에게 10회에 걸쳐 우리 사회 시니어 문제에 대해 짚어보고 정책적 대안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키오스크에 대한 경험과 키오스크의 문제점
    

노인문제에 대한 두 번째 주제를 살펴볼 시간입니다.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이 주제에 대한 경험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몇 년 전 대학로에서 국수를 먹으려고 작은 식당에 들어갔는데 주방의 사장님 외에는 주문받는 사람도 없이 한쪽 구석에 기계 하나가 있었고 기계 위에 “여기서 주문해주세요”라고 글이 있었습니다. 처음 사용하는 기계라 머뭇거리며 약 2분 만에 주문을 마쳤습니다. 

 


몇 개월 전에는 햄버거가 먹고 싶어 유명 패스트푸드 버거왕에 갔는데 프런트에 주문 받는 사람은 없고 어느 기계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서 주문을 하고 있었고 저도 줄 서서 기다리는데 제 앞에는 학생, 그 앞에는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이 계셨습니다. 


어르신이 자신의 차례가 되어 기계 앞에 서시더니 한참을 스크린 터치도 못하셨습니다. 이를 보고 있던 학생이 보다 못해 어르신 옆으로 가더니 차례차례 설명을 해드려서 거의 한 3분 만에 주문을 마쳤습니다. 

 

 


드디어 제 차례가 되었고 기계 앞에 섰습니다. 근데 기계의 스크린을 보자마자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글씨도 많고 터치해야 하는 메뉴도 많아 너무 헷갈렸습니다. 스크린을 한참 보니 스크린 아래에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메뉴가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주문을 마치고 무사히 햄버거를 먹기는 했지만 시간이 상당히 걸려서 뒤통수가 뜨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동네의 한 식당에 갔는데 거기에도 사장님 한 분이 음식을 만드시고 기계에 주문을 입력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다행히 음식 메뉴가 몇 가지 없어 쉽게 주문은 했지만 기계를 보자마자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세 가지 사례에서 계속해서 기계가 나오는데 바로 이 기계가 오늘의 주제인 키오스크입니다. 요즘 식당은 물론이고 영화관, 백화점, 카페, 병원 등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키오스크입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노인들을 햄버거도 먹지 말라는 말이냐?”라는 웃지 못 할 말이 나돕니다. 그만큼 어르신들이 키오스크를 이용하는 게 힘들다는 것이죠. 어르신들은 키오스크 앞에 서면 한 없이 작아지고 망설여진답니다. 키오스크 이용에 시간이 걸리다 보니 뒤에 있는 사람에게 미안해 주문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젊은 사람에게 키오스크가 편한 것만은 아닙니다. 


이처럼 어르신들에게 키오스크는 매우 불편한 존재입니다.  앞으로 두 번에 걸쳐 키오스크 장단점과 키오스크 환경의 개선 방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