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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식품 명인 기순도 전통장

 

'종가집의 손맛으로 정성을 다해 담은 360년 10대 종가의 전통 장맛' 전남 담양군 창평면 유천리 '고려전통식품' 대표 기순도 명인을 만나다.


한국전통식품 명인을 만나 기순도 된장과 간장, 고추장과 청국장 이야기를 들어본다.


기순도 전통장은 집 주위 대나무를 이용해 천년의 신비와 조상의 지혜가 깃든 죽염을 차별화된 노하우와 정성으로 아홉 번 구워낸 죽염에 '영명죽염'이라는 상표를 붙였다.


영명죽염을 찾는 사람이 날로 늘어나 기순도 명인은 그 죽염으로 된장과 간장을 만들어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이렇게 만들어내던 된장과 간장을 기 명인은 좀 더 체계적인 방법으로 양도 늘려서 사업으로 발전시킬 구상을 하게 된다.


그렇게 1992년 '고려전통식품'을 설립했다. 회사를 설립해 전통식을 지켜나갈 것을 다짐하며 기순도 전통 된장, 간장이 만들어지게 된다.


기순도 전통장은 철저히 전통방식으로 된장과 간장을 옹기항아리에 숙성시킨다. 장맛은 콩, 소금, 물 등 기본적인 재료 외에 햇빛과 공기 등 자연의 힘이 작용해 결정된다.


그러나 특별한 기순도 명인만의 비법은 '우리나라 발효식품의 역사와 전통을 지켜나가는 순수한 마음으로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기순도 전통장은 죽염된장, 죽염고추장, 죽염간장, 죽염청국장, 죽염김부각 및 죽영장아찌류를 생산해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을 유지해왔던 조상의 지혜를 계승해, 사라져 가는 전통맛의 명맥을 유지하고 개발해 국민건강과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기순도 전통장의 비법


1. 우리 고유 장의 우수성

옛부터 한 집안의 음식맛을 알려면 그 집 장맛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집안의 전통과 품위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장은 우리 음식뿐 아니라 생활의 기본이 되는 가장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화학 조미료로 맛을 내는 식생활 때문에 우리 고유의 장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조선간장을 그냥 국만 끓이는 국간장, 짜기만 한 짠간장으로 오해하는데,  우리 간장은 맛의 진함이나 음식의 색깔, 짜기의 정도에 따라 그 쓰임새와 이름이 나눠져 모든 음식에 사용할 수 있는 우수한 발효 식품입니다.


또한 소금을 음식에 그냥 뿌려서 먹는 서양 음식과 달리 우리는 발효를 통해 만들어지는 전통장을 통해 염분을 섭취하는 우수한 전통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장맛을 잃으면  조상의 얼과 지혜가 담긴 소중한 우리의 문화를 잃는 것입니다.


기순도 전통장은 전남 담양에서 장을 만들고 콩도 전남의 콩을 사용합니다. 콩이 너무 크면 싱겁고 너무 작아도 좋지 않아 중간 정도의 콩을 사용합니다. 요즘 외국에서 콩들이 많이 들어와서 우리콩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산콩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고 유전자 변형 콩인지 아닌지도 확실히 구별해야 합니다.


죽염의 재료인 소금은 우리나라 남쪽과 남서해안 쪽에 천일염이 많이 나는데 간수가 잘빠진 천일염을 사용해야 되고, 기순도 명인은 대나무에 천일염을 넣어 구운 죽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소금을 잘못 구하면 장맛이 써서 실패(실장)할 수 있습니다.


물은 생수가 좋지만 수돗물을 사용하실 경우는 며칠을 묵혀 사용하셔야 합니다. 장의 맛은 물이 좌우 한다는 설도 있지 않습니까?


저희는 150m 암반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환경오염이 없어서 물을 구하기 쉬웠으나, 요즘은 농약, 가축의 분뇨, 중국에서 오는 황사 등 환경오염원 때문에 좋은 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일반 가정에서는 생수를 구입하시거나 수돗물에 숯을 띄워 며칠 재워 사용하시면 됩니다.

 

2. 장 만들기, 열 달의 기다림과 정성

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메주 만들기, 염수 만들기. 메주 수침하기, 된장과 간장 분리, 된장과 간장 발효의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우선 메주를 만들기 위해서 콩을 선별하여 세척하고 불려야 합니다. 불려놓은 콩은 솥에서 4시간을 삶고 2시간 뜸을 들여 잘 익힌 후 찧어서 메주 틀에 넣고 메주를 만듭니다. 이후 볏짚 위에서 1일간 말려 고르게 잘 마르도록 굳힌 후 볏짚으로 엮어 30일~35일 정도 발효를 시킵니다.


메주를 띄울 때는 곰팡이가 메주 겉면에 잘 붙도록 하며 메주 속은 검게 썩지 않을 때까지만 띄웁니다. 메주를 갈라 속을 보면 메주 균열 사이로 공기가 닿는 부분까지는 흰색, 노란색 등 여러 가지 색의 곰팡이가 자라 전통의 맛을 내줍니다. 잘 뜬 메주 겉에 붙은 곰팡이는 흐르는 물에 씻어 내고 물기가 남지 않도록 잘 말립니다. 그리고 깨끗한 항아리에 메주를 넣고 죽염으로 만든 죽염수와 고추, 숯, 말린 대추 등을 넣습니다.

 
죽염수는 유정란이 500원 동전만큼 떠오를 정도로 염도를 맞추는데, 장은 싱거우면 색이 변하고 역한 냄새가 나기 때문에 염도를 잘 맞춰야 합니다. 메주를 염지한 후 이를 조심스럽게 살피며 45일~60일 정도 항아리에서 발효시킵니다.


메주 고형분과 잘 우러난 장물을 분리해 메주는 으깨서 항아리에 담아 된장이 되고 장물은 항아리에 담은 후 다시 발효 과정을 거칩니다. 6개월 이상 항아리에서 다시 발효시켜 9~10월 중에 햇된장을 맛 볼 수 있고, 간장은 좀 더 빨리 숙성돼 맛을 볼 수 있습니다.


3. 간장의 종류와 쓰임새

간장은 청장, 중간장, 진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간장을 처음 가를 때 끓이지 않는 맑은 장을 뜨는데 이를 청장(맑은 국이나 맑은 색깔의 나물 등을 무칠 때 사용)이라고 합니다. 3년 안팎의 간장을 중간장(조치[찌게의 궁중이름]나 나물 등을 무칠 때 사용)이라고 하고, 5년 이상된 간장을 진장(전복초나 약식을 만드는 데 사용하며 환자들 보양식에 간을 맞추는 간장으로 사용)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간장은 짠 정도, 맛이 진하고 단맛이 나는 정도, 색깔에 따라 그 쓰임새와 용도가 달라집니다.


장은 조상의 지혜와 얼이 깃든 우리 맛의 근간을 이루며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해온 전통음식입니다. 이제 우리 고유의 전통 음식인 장이 더 외면당하지 않고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지켜 나가야할 전통 음식으로 생각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