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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안전 지킴이 8년의 현장기록

식품환경신문 ‘리뷰 파워기사’ 12選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함성이 울려 퍼지기 석달 전 ‘안전한 식탁·쾌적한 환경·국민건강 지킴이’를 목적으로 창간한 식품환경신문이 어느덧 창간8주년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동안 식품환경신문은 식품의약품 바이오업계를 아우르는 식품종합 전문지로 2002년 3월 1일 지령 1호를 발행한 이래 식품업계 전반에 관한 논평 및 정보제공을 통해 국내 식품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고 자부한다.

국민의 식품문화를 올바르게 유도하고 국민 건강을 지키는데 앞장서고 있는 본지가 지난 8년의 흔적으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모든 기사를 하나하나 다시 회고할 수는 없지만 식품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 온 사건 사고와 인터뷰를 제외한 기자들이 현장에서 뛰며 발굴한 ‘식품환경신문’만의 기사를 중심으로, 지난 식품환경신문 8년의 역사를 만나보자.

국민들의 식탁을 위협했던 식품사건과 사고는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너무 많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식품 사건사고에 익숙해져(?) 있는 국민들의 불안감과 불감증을 있는 그대로 보도해 한국식품안전의 현주소를 반영했다.


◈ 2004 / 자살 부른 불량만두 사태

줄줄이 부도로 업계 붕괴
뒤늦게 ‘인체무해’ 밝혀져


2004년 식품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불량만두’ 사태였다.

만두제조업체들이 ‘불량만두소’를 사용해 만두를 제조 판매했다는 경찰 수사결과 발표로 시작된 만두사태는 식품업계에 큰 충격과 함께 변화를 가져왔다.

만두업체 사장이 자살하고 업체들의 연쇄부도가 발생하는 등 만두업계가 몰락한 것은 물론 식품업계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식품안전관리에 대한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또한 식품사고에 대한 정부의 대처와 언론의 선정적 보도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다.

당시 경찰청 발표 이후 식약청은 불량 만두소를 사용한 혐의가 있는 25개 만두업체의 명단을 발표했고, 그 후 비전푸드 사장의 자살, 도투락 등 3개 업체의 부도 등이 이어졌다.

하지만 식약청과 지자체의 조사결과, 25개 업체 대부분에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조사 결과, 만두소는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당시 심창구 식약청장이 책임을 지고 그해 8월 불명예 퇴진하는 등 후유증도 컸다.

그러나 만두사태가 부정적인 결과만을 낳은 것은 아니다.

본지의 취재 결과 만두사태 이후 식품업계에는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나, 그동안 품질 및 생산관리에만 치중해 오던 업체들이 위생관리에 비중을 두기 시작하는 계기를 가져 온 것이다.


◈ 2005 / 기생충알 김치 파문

중국산 불매 운동 불댕겨
수출 중단 등 심각한 타격


중국산 김치 납 검출로 시작된 기생충알 파동은 중국산 김치의 기생충알 검출로 이어졌고, 국내산 김치는 중국산 김치보다 안전하다는 소비자의 인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식약청이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알이 나왔다는 발표 이후 김치 업계는 물론 전국이 중국산 김치 불매운동을 벌일 정도로 논란이 심했다.

식약청은 당시 국내산 김치에선 기생충알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국내산 김치에도 기생충알이 검출됐다고 제기하면서 식약청이 국산 김치를 검사했는데, 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알이 검출되면서 파문이 더 확산됐다.

이와 관련한 여파는 식당 및 급식 업계 등 식품업계 전반으로 퍼져 나갔다.

국산 김치 애용에서 국산 김치도 믿지 못하겠다는 국민들의 아우성으로 이어졌고 정부의 식품안전 정책에 대한 국민의 질타로 마무리 됐다.

또한 기생충알 사건으로 중견 김치 업체가 문을 닫을 정도로 타격을 입었고, 대 일본 수출이 중단됐으며, 김치업계 전체가 잊지 못할 상처를 안게 됐다.


◈ 2005 / 중금속 오염, 중국산 먹거리 불신

장어에 말라카이트그린
중국산식품 위생 도마에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안은 유통 중인 장어에 대한 검사 결과 32개사의 장어가공품 60건 중 25개사 48품목(142톤)에서 말라카이트 그린이 검출되면서 시작됐다.

말라카이트 그린은 곰팡이 세균 감염 방지제 및 산업용 색소로 어류를 양식할 때 수정란의 소독, 양식 및 운반 저장 과정에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1990년대 초 발암물질로 알려지면서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식약청은 말라카이트 그린 사용의 개연성이 큰 장어, 자라, 연어 등의 제품부터 통관 단계에 해양수산부와 합동 검사를 벌이고 검출된 제품에 대해 폐기 또는 반송조치를 했다.

특히 식품 내 기생충 알이 정말 위해한가에 대해 식약청의 식품안전평가부, 위해식품관리기획단, 식품미생품팀 등 내부 부서 간에도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는 등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식약청은 몇 달 후 국내산 김치에도 역시 기생충 알이 검출돼 식약청의 업무가 너무 탁상행정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고초를 겪기도 했으며 김치 기생충 알 검출 발표가 중국과 불필요한 외교갈등으로 비화됐다.


◈ 2005 / AI경보 계육산업 타격

동남아 발 AI 전국서 기승
치킨·계육업계 생사 기로


2004년 연초에 발생했던 조류인플루엔자(AI)과 광우병에 이어 2005년 동유럽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AI가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까지 확산되며 전 세계가 또한번 AI 공포에 사로잡혔다.

AI에 대한 언론 보도와 질병관리본부의 타미플루 백신 부족, AI 대유행 가상 시나리오 공개 등이 국민들에게 공개되면서 치킨업계를 비롯한 계육업계 등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중국의 경우 AI의 확산으로 인간까지 감염돼 사망자가 발생했고, 닭고기 가격이 90%까지 떨어지는 큰 파장이 일었다.

국내에서도 치킨 판매가 급격히 감소했고, 닭고기 소비량도 줄었다.

AI로 인한 경제 사회적 피해액은 천문학적인 숫자로 국내 총생산액이 2800억원 감소하고, 거시경제효과도 2조 4000억원이나 감소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치킨업계 등은 AI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전부터 상당한 피해를 입자 적극적인 닭고기 홍보에 나서면서 소비자 불신을 해소하는데 총력을 기울였고, 닭고기 시식회 및 전문가의 의견을 소개하면서 닭고기를 먹어도 AI에 감염되지 않는 것을 적극 홍보해 닭고기 소비촉진에 안간힘을 썼다.

정부도 방역에 힘쓰면서 관련 업계 돕기에 발 벗고 나섰다.

2004년 AI로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재발 방지 차원에서 정치권과 정부, 유통업, 치킨업계, 양계업계 등 사회 전 분야에서 AI에 극복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 2006 / 학교급식 집단 식중독 악몽

36개교서 3천 여명 발생
위탁업계 시장퇴출 시작


국내 대기업이 제공하는 학교급식을 먹은 학생들이 대형 식중독사고를 일으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서울을 비롯한 전국 36개 학교 3000여명이 식중독 유사증세를 보여 이중 150여명이 병원치료를 받는 등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서울 염광여자정보고를 시작으로 발생한 집단식중독 사고는 급식중단과 학사일정 단축이라는 후폭풍을 낳으며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정부 당국은 이번 급식대란이 비현실적인 낮은 급식비, 검수 및 위생검사 투자 부족과 식자재 기준 규격 미설정 등 여러 가지 복합요소에 기인됐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원인도 뚜렷하게 밝히지 못한 채 책임자 처벌도 하지 못하는 등 미궁 속을 헤맸다.

우여곡절 끝에 당국은 사고 발생 후 집단식중독 사고의 원인이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 사고라고 밝혔지만 원인균을 채취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런 과정에서 학교급식을 직영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전격 통과돼 또다른 논란을 불렀다.

위탁급식업계는 해당 급식업체의 위생 소홀로 인한 사고가 아닌 노로바이러스라는 불가항력적 원인으로 밝혀진 만큼 급식법 개정안은 재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전국적으로 직영체제로의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 2006 / 식품첨가물 파동

첨가물 범벅 제과류 고발
어린이식품 안전에 관심


과자제품에 함유된 식품첨가물과 아토피와의 관련성을 고발한 모 방송사의 프로그램은 과자파동을 초래하기에 이르렀다.

‘과자의 공포’라는 주제로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식용색소로 사용되는 몇몇 첨가물이 해외 일부국가에서는 사용불가인 반면 국내에서는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프로그램이 미친 파장은 예상보다 컸다.

방송 중 한 어린이이 아토피에 시달리며 온 몸을 긁는 충격적인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뇌리에 남도록 했다. 그뿐 아니라 후속 작으로 제작된 ‘과자 속 유해 금속의 실체’에서는 과자제품에서 알루미늄이 300ppm이상 검출돼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방송 이후 과자 제품의 매출은 급감했다. 수백 억원대에 달할 정도로 과자 매출이 떨어지면서 제과업계는 경보태세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방송으로 인해 식약청은 어린이 식품의 트랜스지방을 비롯해 식품첨가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2006 / 친환경 유기농 트랜드 제시

‘올바로 먹자’참살이 열풍
친환경 식품 대안 떠올라


본지는 식품사건 이외에도 침체에 빠진 식품업계의 활로를 찾기 위한 사례도 소개했다.

유명회사 유기농 두유에서 유전자 변형 농산물(GMO)이 검출되고 비타민 음료에서도 강력한 발암 물질인 벤젠이 검출되는 되는 등 여러 가지 악재들로 식품업체들이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었지만, 새로운 트랜드인 안전식품을 소개하는 친환경 유기농 업계의 선전을 보도했다.

국내산 친환경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초록마을과 여성민우회에서 운영하는 생협과 한살림 등이 주부들에게 안전한 먹거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대표적인 경우였다.

생협이나 한살림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를 통해 우리농산물을 재배·판매하는 일종의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수입산 원료나 식품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친환경 유기농 업계에서 판매하는 한우 등 축산물은 NON GMO 사료와 함께 유기 부산물을 급여해 성장 과정에서 항생제와 성장 촉진제를 사용하지 않고 키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결국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 안전지대로 변모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유기농이라는 해답을 제시했다.


◈ 2008 / 미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

광우병 광풍 전국이 들썩
위해논란 불구 판매 재개


2008년 한국 사회의 최대 이슈는 ‘촛불시위’였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안 협상 타결 이후 시작된 촛불시위는 무려 100회를 넘기며 여론 표출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본지도 현장 취재를 강화하며 속보를 인터넷에 올렸고, 이러한 촛불시위는 6월 10일에 열린 ‘6·10 민주항쟁 21돌’ 대규모 촛불집회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

촛불시위 이후 5개월여 만에 신세계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가 미국산 쇠고기 판매에 들어갔다.

대형마트는 올 들어 계속된 각종 식품 사고로 먹을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극에 달했고 광우병 우려 등으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반발 여론에 판매 재개를 계속 미뤄왔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데다 제대로 된 판로를 확보하기 못한 수입업체들이 재고 부담에 줄도산 위기에 직면하게 되자 대형마트가 미국산 쇠고기 유통에 나서게 된 것이다.

◈ 2008/ ‘쇳가루 고춧가루’ 공동 조사

색소섞은 불량 다대기 등
수입식품창고 문제 다뤄


본지와 국회 전혜숙 의원의 공동 조사결과 수입식품보세창고의 총제적 문제를 고발하기도 했다.

수입이 통관된 고춧가루 함량 37% 다대기 제품의 경우 붉은 빛을 띠고 있어 색소 함유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조사결과 이 제품에서는 자석봉으로 실험한 결과 쇳가루가 묻어나와 충격을 주기도 했다.

보세창고에는 또 쇠고기의 경우 국산과 수입산 제품이 함께 보관돼 있어 수입산이 국산으로 둔갑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세창고에서 통관을 마치고 출하되는 냉동식의 경우 냉동과 냉장차로 운반을 해야 하나 이곳 보세창고에서는 이런 규정마저 지키지 않고 있었다.

위생 검검을 실시한 보세창고에서는 냉동식품을 4대의 일반 개인용 트럭에 싣고 있거나 대기 중에 있는 것도 확인했다.


◈ 2008/ ‘식품안전처’ 설립 무산

부처별 이해 엇갈려 난항
독립기관 설립 ‘없던일로’


멜라민 파동 이후 실현 전망이 밝아진 정부의 식품안전 관리 일원화 업무가 표류하고 있다.

이는 어느 기관이 담당 업무를 맡느냐를 놓고 보건복지부과 농수산 업무를 각각 담당하는 정부 부처와 국회 상임위가 서로 충돌하며 흐지부지 된 것이다.

본지는 수차에 걸쳐 식품행정의 일원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여론을 전달했지만, 결국은 수포로 돌아갔다.

선진국의 식품 안전 관리는 독립기구를 통한 일원화가 대세다.

영국은 광우병 파동 이후 식품기준청(FSA)을 설립해 운영 중이고 유럽연합(EU)도 유럽식품안전청(EFSA)에 식품안전 관리에 대한 전권을 주고 있다.
덴마크와 아일랜드, 캐나나도 독립 기관을 운영 중이며 미국도 이러한 추세를 따를 움직임이다.


◈ 2008 / 중국발 멜라민 파동 ‘일파만파’

영유아 신장결석 등 원인
제과류 등 잇단검출 경악


중국 정부의 ‘멜라민’ 검출 분유제품으로 영유아 신장결석 집단 발생사건이 발표된 이후 전 세계는 멜라민 공포 속에 휩싸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산 분유제품 수입금지는 물론이고 제과류 제품에서 멜라민이 잇따라 검출되자 국민들은 먹거리 공황 속에 빠져들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멜라민 조사 최종 결과와 함께 후속조치를 발표하면서 중국산 식품 대상 멜라민 검사 결과 총 10개 식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되고 212개 품목은 판매가 재개됐다고 설명했다.

검사가 이뤄지지 못한 216개 식품은 판매금지가 계속 유지됐다.


◈ 2009 / ‘인삼농약’사태 국회로 비화

건식품에 농약 사용 충격
무농약조합 설립 등 발전


시판 중인 인삼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농약이 검출돼 충격을 줬다.

본지는 지난 2009년 10월 1일, 시중 유통중인 인삼제품의 맹독성 농약 검출 사례에 대해 보도했다.

또한 국정감사에서 이계진 의원은 경동시장 등 재래시장에서 수삼과 백삼, 홍삼 265건을 수거 검사한 결과, 17건에서 기준치 이상의 농약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출되는 농약의 종류에도 문제가 있었다. 검출 농약 종류를 보면, 3순위가 사용이 금지된 극 농약 ‘프로시미돈’이었다.

이를 계기로 인삼산업 업계는 ‘전국 무농약 인삼재배 영농조합’을 설립하는 등 친환경 제품 생산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