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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②위고비 'GLP-1' 열풍에...건강기능식품 시장도 들썩

한미약품.유한양행.동국제약 등 국내 제약사 GLP-1 비만치료제 개발 나서
KGC인삼공사, 홍삼으로 ‘GLP-1 증가’ 식약처 기능성 인정...‘지엘프로’ 출시
"입맛 떨어져"...GLP-1 비만치료제 복용 소비자 식품 구매 패턴 변화 감지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국내 출시되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유명 모델 킴 카다시안이 위고비를 통해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품절 대란이 일어날 만큼 처방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로 세계 최대의 명품 그룹 루이뷔통을 제치고 유럽 증시 시가총액 1위에 등극했다. 이에 푸드투데이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계열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의 원리와 GLP-1의 작용, 식품을 통한 GLP-1 증가, 비만치료제가 식품 업계 판도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2편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위고비가 전 세계 비만약 시장을 휩쓸고 있는데 국내 제약사는


기적의 비만약으로 불리는 위고비는 1주일에 주사 1번으로 체중감량을 기대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제라는 점에서 전 세계 바이오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했다. 일각에서는 고혈압.당뇨.치매 시장은 물론 식품 시장까지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국내 기업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한미약품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나글레나타이드'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한국인이 서구권과 비교해 체질량 지수가 낮은 것을 감안해 우리나라 환경에 적합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임상 종료 예상 시점은 2026년 하반기로 빠르면 2027년 출시될 예정이다.


유한양행과 인베티지랩은 위고비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개발 중이며, 동국제약은 1회 투여로 2~3개월간 약효가 유지되는 비만 치료제 개발에 착수, 2029년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홍삼으로도 ‘GLP-1 증가’ 식약처 기능성 인정 받아


건강기능식품 업계도 관련 상품 출시에 속속 나서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국내 최초 'GLP-1 증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정 원료 정관장 홍삼(KGC05pg)으로 혈당 케어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하며 발 빠르게 시장 선점에 나섰다.


‘GLPro 코어’, ‘GLPro 더블컷’ 2종을 출시, 식약처로부터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음’ 기능성을 공식 인정 받은 정관장 홍삼(KGC05pg)을 주원료로 사용했다. 


KGC인삼공사는 기존 기능성 원료와 다르게 홍삼이 공복혈당과 식후혈당, 당화혈색소 감소, 그리고 GLP-1(혈당 조절 및 식욕 억제 관여 호르몬) 증가를 통한 인슐린 저항성 및 당대사 조절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혈당을 조절한다는 점을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기능성원료 홍삼(KGC05pg)의 12주 인체적용시험 결과, GLP-1 수치의 유의적인 개선을 확인인 한 것.


‘GLPro(지엘프로) 코어(1370세트)’와 ‘GLPro 더블컷(1739세트)’은 출시 5일만에 3100세트가 판매되며, 2012년 출시 후 1조 3000억원 매출을 돌파해 정관장의 메가 브랜드로 성장한 ‘홍삼정 에브리타임’ 초기 매출의 12배를 뛰어넘을 정도로 소비자 반응이 뜨겁다.


한약계에서도 한약재를 이용한 GLP-1 분비 촉진이라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 연구팀은 최근 한약재 지골피(구기자나무 뿌리껍질)가 식욕억제 호르몬인 GLP-1 분비를 촉진해 당뇨와 체중 감소에 도움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IF 5.6)에 발표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고지방 식이로 비만을 유도한 마우스 모델이 활용됐다. 장내분비세포인 NCI-h716에 한약재인 지골피를 처리한 결과, 단백질인산화요소(PKAc)와 아데노신 이인산 키나아제(AMPK)의 인산화에 의해 GLP-1 분비가 자극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고지방 식이로 비만을 유도한 마우스 모델에서는 지골피의 경구 투여가 체중 증가를 유의미하게 억제, 혈중 포도당 내성 및 지질 프로필을 개선, 간지방증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약으로 과자.음료.초콜릿 등 간식 소비 줄어들까 


비만약으로 입맛이 떨어진 소비자 때문에 식품회사에는 어떤 영향이 미칠까. 실제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복용하는 소비자의 식품 구매 패턴 변화가 감지되며 업계는 다소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10월 월마트는 비만치료제를 복용하는 소비자가 구매하는 물품과 칼로리가 조금 감소했다고 밝혔다. 월마트가 구매자들에 대한 익명의 데이터를 사용해 비만치료제를 복용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구매 패턴을 조사한 결과, 아직 비만치료제의 영향에 대해 명확하게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지만, 구매 패턴에 변화가 감지된 것만으로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영국 컨설팅 업체 PA컨설팅은 GLP-1 약물이 식음료 부분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과 이러한 약물이 향후 수년간 카테고리에서 소비자 행동을 재편할 가능성에 대해 시사했다.


GLP-1 약물 사용의 급증은 소비자의 식품 선호도와 구매 행동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GLP-1 약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더 건강한 소용량 고단백 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GLP-1 사용자는 일일 섭취 칼로리를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으며, 이는 간식을 크게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형태의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네슬레는 최근 오젬픽이나 위고비를 투약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섬유질과 단백질이 풍부한 새로운 식품 라인 ‘바이탈 퍼슈트(Vital Pursuit)’를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체중 감소를 통한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은 이미 주류로 자리 잡았고 이로 인해 식품 소비 패턴에 큰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GLP-1을 투약하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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