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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37]All about '젤리'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지나치게 새콤하고 달콤한 맛으로 어린이들이 먹는 군것질 거리로만 인식이 됏던 젤리시장 규모는 지난해 2000억원대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제과업체들도 젤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2018년 젤리 통합 브랜드 ‘젤리셔스’를 선보이고  오리온은 마이구미'로 젤리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마이구미'의 과즙 함유량을 대폭 높이고, 맛과 품질을 업그레이드해 리뉴얼 출시하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젤리는 원래 영국에서 시작됐다. 젤리는 지금처럼 과일향을 첨가한 캔디류가 아니었다. 젤리의 원형인 '사보리'는 영국의 전통 음식으로, 곡물과 말린 과일등을 동물의 위 속에 넣은 채 육수에 넣고 끓여, 육수를 졸여 만든 중세 영국 음식이다.

잔치 요리이기 때문에 장식이 필요했기에 동물의 뼈를 넣고 끓인 육수에서 추출된 젤라틴에 말린 과일이나 과즙등을 넣고 졸여서 말랑말랑하게 만든 음식을 만들어서 사보리 접시를 장식했다. 그렇게 만든 음식이 푸딩이다. 이 당시만 해도 '푸딩'은 메인 메뉴의 사이드 디쉬였지만 빅토리아 여왕시대인 1800년대에 접어들며, 주 재료인 '젤라틴'의 이름을 딴 디저트 메뉴로 발전하면서 '젤리'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이 시기에 처음으로 구리로 된 젤리 몰드가 나오면서 현재의 젤리와 거의 같은, 과즙과 말린 과일을 넣은 후 갖가지 색을 첨가하고 젤라틴을 이용해서 굳힌 형태의 젤리가 대량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보다 좀 더 앞선 시기에 터키에는 우리가 '터키젤리'라고 부르는 '로쿰'이 있었다. 과즙과 장미수와 당분 등을 넣고 굳히는 재료가 '녹말'을 사용하는 것이 다를 뿐 말린 과일과 과즙등을 넣어 졸여서 만든 음식이란 점에서 젤리와 완전히 동일하다.

 

하지만 형태는 비슷하지만 유래가 다르고, 굳히기 위해 첨가하는 재료가 다르니기 때문에 젤리와는 차별점이 있다.

 

이후 영국의 젤리는 유럽 전역으로 전파된 다음, 개화기의 일본으로 건너가 '양갱'이 된다. 양갱과 젤리의 차이가 있다면, 역시 제품을 굳히기 위해 주로 사용되는 첨가 재료가 다르다는 것이다. 육식을 주로하는 영국을 비롯한 서양인들은 동물의 가죽이나 뼈에서 추출하는 젤라틴을 흔하게 구할 수 있었지만, 일본은 사정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인들이 생각해 낸 대체제가 바로 해초의 일종인 우뭇가사리인 한천이다. 식물성이라는 점만 다를 뿐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식감 등은 젤라틴과 마찬가지 였으므로, 젤라틴을 대신해 한천을 넣은 젤리들을 만들면서 이것을 서양에서 전파된 엿이라고 하여 '양갱'이라고 불렀다.

젤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하리보다. 이 브랜드는 무려 100여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100개가 넘는 나라에서 125여 가지가 넘는 종류가 판매될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하리보 젤리는 독특한 모양과 중독적인 맛으로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하리보를 상징하는 젤리라고 할 수 있는 골드베렌. 작은 곰 모양의 젤리로, ‘하리보 곰젤리’라고도 불린다. 각각 오렌지(주황), 딸기(다홍), 라즈베리(빨강), 레몬(노랑), 파인애플(하양), 사과(초록)의 6가지 맛이 들어있다. 고무를 씹는 듯한 질긴 식감이 특징이며, 용량에 따라 재료가 다른 것이 특징이다.

 

하리보 관계자에 따르면 "100g의 골드베렌은 왁스코팅이 되어있고, 젤라틴 또한 들어있어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이 들지만 10g 골드베렌은 왁스코팅 없이 녹말만 들어있어 딱딱한 느낌이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껌보다 젤리가 인기상승새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껌 시장은 234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한 반면 캔디 시장은 지난 2015년 5580억원 규모에서 올해 7240억원을 기록해 5년 만에 1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29%의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는 캔디류의 이 같은 성장은 젤리 제품군이 이끈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