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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점검] 민낯 드러난 BBQ.BHC.교촌치킨, 위생 점수는?

치킨공화국 대한민국 치킨전문점 수 무려 3만8000여개 이르러
식품위생법 위반 연 평균 200회 육박...처벌은 '과태료' 수준 그쳐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치킨은 국민 간식으로 통할 만큼 대한민국에서 인기다. 오죽하면 치킨 공화국(치킨+대한민국)이라는 말까지 있을까. 치킨은 지난 1997년 이후 줄곧 족발, 짜장면 김밥에게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국내 닭 소비량만 봐도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2017년 기준 국내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13.8kg으로 이는 국민 1인당 14 마리의 닭을 먹은 셈이다. 

다른 외식업에 비해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치킨집은 1997년 IMF 외환위기때 많은 직장인들이 퇴직금으로 가장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지금도 퇴직 후 가장 많이 하는 창업 중 하나가 치킨집이다. KB그룹의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409개, 가맹점은 약 2만 5000개로 전체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 가장 많응 21.1%를 차지한다. 이는 지난 2014년 3만 1529개에 비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것이 사실이다.

프랜차이즈와 개인이 운영하는 곳을 모두 포함한 전국 ‘치킨전문점’(통계청 ‘치킨전문점’ 2017년 기준) 수는 3만8000여개로 이는 국내 편의점 수와 맞먹는 수준이다. 점포 간 평균 거리로 환산하면 반경 916m마다 치킨전문점을 만날 수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식품위생법 위반 연 평균 200회...1위는 제너니스BBQ

늘어나는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만큼이나 늘어난 것이 있다. 바로 프랜차이즈 치킨전문점들의 식품위생법 위반이다. 조리시설 비위생, 이물혼입 등 위생과 관련된 적발이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한마디로 비위생적이라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기동민 의원(서울 성북을)은 이같은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위생실태를 국정감사를 맞아 공개했는데, 기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치킨 프랜차이즈 식품위생법 위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는 총 797건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2018년 까지 4년 간 연평균 식품위생법 위반건수는 185.3건으로 연 평균 200회에 육박하는 수치다.

프랜차이즈별로는 제너시스BBQ가 169건의 적발 건수로 전체 위반건수의 21.2%를 차지했다. 이어 B.H.C. 116건(14.6%), 교촌치킨 91건(11.5%)으로 나타났다. 4년 동안 위반 건수가 가장 급증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교촌치킨으로 2015년 18건이던 위반 건수는 2018년에는 31건으로 증가했다. 이들은 치킨 프랜차이즈 1~3위로 그 명성이 무색이 지는 대목이다.

적발 사항 중 절반 가량(46.7%)는 위생 관련 위반이 차지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위생교육 미이수 (169건, 21.2%), 조리설비·식재료 등 비위생 (90건, 11.3%), 이물 혼입 (81건, 10.2%) 유통기한이 경과 제품 판매(32건, 4%)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잠재적인 위생 위해요소로 평가받는 위생교육 미이수 건수는 4년 동안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식품위생법 위반 1위 '제너시스 BBQ', 2위 BHC, 3위 교촌 이들의 공통점은?


식품위생법 위반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한 제너시스BBQ(회장 윤홍근)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자랑한다. 가맹점 수는 무려 1659개.

지난 1995년 9월 경기도 연천에 1호점을 연 BBQ는 매장 내 금연, 주류 포장 판매 원칙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가맹사업 시작 6개월 만에 100개, 4년 만에 1000개 가맹점을 오픈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업계 유일 치킨대학까지 설립.운영하며 조리부터 서비스, 마케팅까지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자랑해 왔다. 또한 BBQ 전 매장을 음식점 위생등급제 '매우우수' 등급을 위해 위생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이같은 시스템으로 윤 회장은 BBQ를 맥도날드를 능가하는 세계 최대.최고 프랜차이즈 그룹 만들겠다고 창업 당시부터 현재까지 늘 말해왔다. 치킨대학 역시 맥도날드에서 운영하는 '햄버거대학'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그러나 식품위생법 위반 1위라는 수치는 그간 윤 회장의 행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하다.


최근 4년 동안 위반 건수가 가장 급증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교촌치킨(회장 소진세)이다. 2015년 18건이던 위반 건수는 2018년 31건으로 증가했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창업주이자 권원강 전 회장의 6촌 권모 상무의 직원 폭행 갑질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특히 지난해 5월 업계 최초로 치킨값과 별도로 2000원의 배달료 유료화 정책을 시행했다. 당시 교촌치킨은 가맹점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배달 서비스 유료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가격 인상이라는 것이다. 

가격은 인상했지만 위생 관리는 안일했던 교촌치킨. 갑질과 가격 인상으로 오너 일가의 주머니만 두둑히 챙겼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BHC(회장 박현종) 역시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가맹점주협의회 간부들에 대한 무더기 계약해지 등 갑질논란에 휘말리는 사이 정작 위생 관리는 엉망이었던 것이다. 갑질 논란의 공방으로 박현종 회장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았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국감장으로 불려나간 것은 BHC가 처음이다.

◇ 식약처, 처벌은 가볍게 대부분 '과태료' 부과서 끝나

더욱이 더 큰 문제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식품위생법 위반은 대부분 가벼운 처벌로 이어졌다는 것. 과태료 부과 처벌이 319건으로 전체의 약 40%를 차지했고 시정명령(200건, 24.8%), 영업소 폐쇄(104건 12.9%)가 뒤를 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가벼운 처벌은 상습 위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5년 간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730개 치킨 업체 중 61개 업체가 2회 이상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한 업체는 위생교육 미이수로 2015년부터 3년 연속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다.

기동민 의원은 “국민의 대표 간식 치킨 위생은 중요하게 챙겨야 할 부분”이라면서 “위생교육 이수, 유통기한 준수 등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 의원은 또 "행정당국과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창업 단계부터 위생 관련 교육 및 상담을 성실하게 실시해, 업주의 부주의로 인한 행정처분을 줄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치킨 시장의 규모는 2018년 기준 5조 3846억원으로 2012년 3조 2016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