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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점검] 양계산업계에 또다른 협회 출범?...분열 움직임 왜

'산란계산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결성 발기인 총회 갖어
일각, 한지붕 두 가족 양계농가 분열 우려...농가는 어리둥절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양계산업계에 최근 '산란계산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산사모)’ 이름의 단체가 발기인 총회를 갖는 등 새로운 단체 출범을 알리자 그 구성원과 단체 성격 등 설립 배경을 둘러싸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산사모는 지난 23일 대전 선샤인호텔에서 창단 발기인 대회를 작고 송복근 전 양계협회 경기도지회장을 추진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오세을, 안영기, 유재흥, 박상도, 이만형, 김진복, 이상호, 안두영 씨 등 8인이 추진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날 발기인대회에는 국내 산란계농가 100여명이 참석하는 등 큰 호응을 보낸 것을 전해졌다.

이날 송복근 추진위원장은 “우리의 입장을 대변하는 협회가 있지만 산란계농가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문제의식에서 산사모를 출범하게 됐다”며 “급속한 축산정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세분화된 단일 품목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오세을 추진위원은 “산란계 6500만마리를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현재 약 8500만마리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초유의 과잉 공급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농가의 자율적 감축을 비롯해 새로운 유통질서 확립 등 여러 결과물을 산사모에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산사모는 산란계산업 종사자들이 협심해 산업을 발전시키고 농가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현재 산사모에 참여한 농가는 100여호로 이들의 산란계 사육마릿수는 3500만 여마리로 추정된다. 

산사모는 적극적으로 회원을 유치하고 내달 중순께 창립총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산란계 농가의 이익 보장을 위해 수급안정화에 앞장서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대한양계협회가 있는 마당에 또다른 단체의 출범에 대해 다소 당황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날 발기인 총회에서 밝힌 출범 배경을 보면 기존의 양계협회의 설립 목적이나 주요 사업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이어온 불황으로 가득이나 어려운 양계농가들에게 분열만 가속화 시켜 자칫 한지붕 내 두가족의 목소리로 업무일원화와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산사모)모임이라고 시작은 했지만 제2의 협회로 발전하기 위해 우회적으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며 "산란일자, 수급조절, 난가하락 등 워낙 계란시장이 안좋다보니 이번 기회에 우리가 나서서 해결해보자 하는데 사실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처럼 막 올랐다가 농가들만 분열시키고 이편저편으로 나뉘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산란계 사육수수는 적정수수 대비 약 17%가 초과되는 등 도태 및 입식 조절을 통해 생산량 감축의 조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양계농가들 역시 어리둥절한 모습이다. 한 양계농가 관계자는 "아직 (산사모에 대해)성격을 모르고 휩쓸려 가는 분위기다"라며 "전 양계협회장 등 산란계에서 오랫동안 일해왔던 사람들을 내세우고 있으니까 그럴듯하다 싶어 참여하는 농가가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산사모 출범 배경을 두고 또다른 요인이 있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낮아진 난가에 불만을 가진 농가들이 이 난가를 주도하기 위한 의도가 크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계란유통의 발목을 잡아 왔던 월말 결재 일명 후장기나 할인을 없애기 위해서 현재 계란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며 "최저가격까지 가다 보니까 (농장을)크게 하는 사람들이 손해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을 높게 유지해서는 수급조절 자체가 힘들어진다"며 "난가가 낮게 형성되야 빨리 도태도 시키고 자연적으로 물량이 줄어 든다. 가격만 높게 형성되면 돈 버는 사람만 많이 벌고 규모가 작은 농가들은 더욱 힘들어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