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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마켓] 판매량 저조한 고추장, 해외선 잘나가

1인.맞벌이 가구 증가, 조리 수요 감소, 간편식 확대 등 국내 판매 부진
고추장 소매시장 2013년 2210억원서 2017년 1863억원으로 15.7% 감소
1위 CJ제일제당 쫓는 대상...CJ 매출도 점유율 감소, 대상 점유율 1.8% 증가
최근 5년간 고추장 수출액 31.4% 증가...미국.일본.중국 상위 3개국 56%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내에서 저조한 판매률을 보인 고추장이 해외서는 펄펄 날고 있다. 국내에서는 1인, 맞벌이 가구 증가로 인한 조리 수요 감소와 간편식 시장 확대로 국내에서는 판매가 부진한 데 반해 해외에서는 비빔밥, 떡볶이 등 한국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산 '핫소스'로 인식돼 수요가 늘고 있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국내 고추장 생산액은 2013년 2345억 원에서 2017년 1836억 원으로 5년 사이 21.7% 감소했다. 소매시장 역시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인데 2013년 2210억 원에서 2017년 1863억 원으로 15.7% 감소했다. 

이는 최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소스·양념으로 소비가 전환되고 고추장이 들어가 있는 간편식 제품 등으로 소비가 이동해 가정 내 장류를 활용한 직접 조리 수요가 감소하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분기별 매출규모를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2분기 매출이 높은 특징을 보였다. 이는 주요 유통업체 대부분이 매년 4~6월에 대대적인 가격 프로모션을 하는 경우가 많아 해당 시점에 매출이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여름에는 비빔국수와 같이 고추장이 들어간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이 이 또한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추장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일반고추장이다. 지난해 일반고추장이 1357억 원(72.8%)으로 가장 많이 팔렸으며 이어서 초고추장(22.3%), 기타고추장(4.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일반 고추장의 매출은 매년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일반고추장의 판매액은 2015년 1594억 원에서 2016년 1437억 원, 2017년 1357억 원으로 매년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며 2015년 대비 2017년에 14.9% 감소했다.

반면 초고추장의 매출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초고추장의 판매액은 408억 원에서 415억 원으로 1.9% 증가했으며 점유율도 19.5%에서 22.3%로 2.8% 증가했다.

이는 일반 고추장은 1인, 맞벌이 가구 증가로 인한 조리 수요 감소 및 간편식 시장 확대로 감소했으나 초고추장은 볶음고추장, 약고추장처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특징이 있어 수요가 꾸준히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별 매출액을 보면 CJ제일제당이 899억 원(48.3%)으로 1위로 나타났으며 이어서 대상(35.8%), 사조해표(7.5%) 등 순이다.

CJ제일제당의 매출은 2015년 1014억 원에서 2017년 899억 원으로 11.3% 감소했고 같은 기간 점유율도 0.1%p 감소했다.

대상의 매출액도 같은 기간 712억 원에서 667억 원으로 6.3% 감소했다. 그러나 CJ제일제당보다 매출 감소율이 적게 나타났으며 해당 기간 점유율은 34.0%에서 35.8%로 1.8% 증가했다.

판매채널별 매출액은 독립슈퍼(33.5%), 대형할인점(28.6%), 체인슈퍼(26.9%)로 나타났다. 고추장은 다른 식품과 함께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대형 소매채널에서의 구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 1인 가구 증가, 간편식 트렌드 소용량.파우치형 제품 출시 잇따라
한 가지 소스로 다양한 음식 만드는 '원 소스 멀티 쿡' 제품 인기

1인 가구 증가, 간편식 선호 트렌트에 따라 간편한 소용량 낱개 포장의 병타입, 파우치형 고추장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한 가지 소스를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원 소스 멀티 쿡(One Sauce Multi Cook)’ 컨셉 제품이 고추장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식품업계는 고추장을 기반으로 가공한 양념장과 혼합장을 만들어 간편성을 추구하는 조리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순창 고추장에 각종 양념을 혼합한 ‘요리가 쉬워지는 만능장’시리즈를 내놓았는데 이로 인해 2017년 매출이 전년 대비 36.1% 상승했으며 팔도에서 2017년에 출시한 ‘팔도 만능 비빔장’은 큰 인기를 끌면서 1만 5000세트가 22일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비빔 외에도 볶음, 무침용까지 그 용도가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대상 청정원 ‘중화풍 고추장 볶음소스’. '요리가 쉬워지는 만능장 시리즈’, 홈밥 '새우볶음고추장', CU '백종원의 만능볶음고추장’ 등이 있다.

청정원 중화풍 고추장 볶음소스는 고추장에 두반장, 파, 피쉬소스 등 갖은 양념을 추가해 볶음소스 하나면 다른 양념 없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으며 볶음밥이나 두부조림, 볶음우동을 비롯해 다양한 밑반찬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다.

매콤만능장은 순창고추장에 갖은 양념을 섞은 제품으로 각종 매운 볶음 요리에 적합하고 새콤만능장은 순창고
추장에 발효식초와 진간장, 각종 과일을 넣어 비빔국수 등과 같이 비빔 요리와 무침 요리의 양념으로 사용할 수 있다.



◇ 수출 상승세...최근 5년간 고추장 수출액 31.4% 증가
한류 영향 비빔밥.떡볶이 등 인기, 한국산 '핫소스'로 주목

이 같은 트렌드는 수출시장에도 연결돼 고추장 수출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최근 5년간 고추장 수출액 규모는 2013년 2432만 달러에서 2017년 3197만 달러로 31.4% 증가해 생산 규모는 줄어들고 있지만 수출은 늘고 있다. 2018년 2분기에도 전년 동분기 대비 10.7% 상승하며 수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통 장류는 기존 교민 중심 시장에서 한류 영향으로 인해 비빔밥과 떡볶이 등 한국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산 ‘핫소스’로 인식돼 있는 고추장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포장 용기를 병(甁)용기로 변경하거나 제품을 묽게 만들어 소스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업들이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통을 맛을 살리면서도 현지 식문화를 고려한 맵기, 제형의 변화를 주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것도 고추장 수출 증가에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한인마트 외에도 미국 등에서는 홀푸드 등에 입점하기도 했다.

주요 수출국은 미국(33.8%), 일본(11.3%), 중국(10.9%)으로 나타났으며 상위 3개 국가가 전체의 56%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고추장을 주로 소비하는 한인 소비자가 많은 데다가 비빔밥 등의 한식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고추장을 포함한 장류 수출이 늘고 있다.

일본으로 수출하는 고추장 대부분은 업소용 제품이 많았는데 한국 식당이 많이 폐점함에 따라 2015년까지는 비교적 규모가 큰 수요가 줄어 수출이 감소했으나 최근에는 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일본에서도 한국의 매운 맛 제품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치즈닭갈비 열풍에 이어 일본시장에서 매운 맛 트렌드가 계속 확대되는 추세이며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도 한국산 고추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데 역할을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14년 7월부터 ‘비비고 약고추장’을 수출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유통되는 제품과 달리 일본 라유문화에 맞춰 비벼먹기에 적합하도록 물성에 변화를 줘 묽은 제품으로 현지화한 제품으로 현재 일본 대형 유통업체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해 유통되고 있다.

중국은 2014년 7월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동대문 시장에서 고추장을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고추장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드라마 등 한류의 높은 인기로 베이징과 상하이 등 한식당이 많이 분표하고 있는 1선 도시 중심으로 고추장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aT 관계자는 "최근 고추장 시장의 소비 특성은 자체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지만 고추장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소용량 편의형 제품이 시장에 꾸준히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도 해당 제품으로 구입 및 소비를 꾸준히 이동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