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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골목식당 비위생 식당은 적폐"...영세 음식점, 여전히 사각지대

청와대 국민청원 시끌 "식약처 대대적인 식당 위생점검.불시점검 나서라"
식약처, '음식점 위생 등급제'.'음식점 주방문화 개선사업' 실효성 논란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보건당국이 영세 음식점의 위생수준을 향상시키위 위해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위생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위생 상태가 불량하거나 식재료 관리가 되지 않는 충격적인 모습이 TV 전파를 타고 여실히 보여진 것이다.


이번 논란으로 보건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음식점 위생 등급제', ' 음식점 주방문화 개선사업' 등의 대책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 수산물을 실온에서 보관...기본적인 위생상태는 물론 식재료 관리 엉망

지난 8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다섯번째 골목으로 뚝섬 골목길이 선정됐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위기의 동네식당을 살리기 위해 외식사업가 백종원이 식당을 직접 찾아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뚝섬 골목의 4개 식당이 백종원의 솔루션을 받았는데 식재료 관리는 물론 기본적인 위생상태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모습에 백종을 화나게 만들었다.

한 식당의 경우 해산물을 실온에 보관하기도 했다. 이를 발견한 백종원은 "내가 손으로 만졌으니까 무조건 버려야한다"고 말을 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분노했다.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식약처 및 담당 기관의 대대적인 식당 위생점검과 불시점검의 시행을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이 청원자는 "6월 8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뚝섬 편에서 나타나 있듯이 현존하는 자영업 식당들의 위생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면서 "식약처의 대대적인 위생단속과 더불어 불시점검을 상시 시행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올렸다.

이 청원자는 또 "환경 점수 미달이 되는 식당들은 1회 경고한 뒤 그 이후에도 개선이 되지 않거나 다시 적발되면 폐업조치를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진짜 적폐는 국민의 건강과 삶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비위생적인 식당은 이러한 요건을 가장 잘 충족하는 적폐중의 적폐"이라며 "비양심적이고 비위생적인 식당들에 대해 강력한 철퇴를 내림으로써 우리 국민들이 조금 더 안전하고 깨끗한 식당에서 즐거움과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식약처가 나서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 청원은 10일 오전 현재 1019명이 참여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도 뜨겁게 달아 올랐다. 한 누리꾼은 "요식업계 폐업률이 큰 이유도 저런 사람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라며 "어쩌면 그 면을 잘 보여준 예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식당의 최우선은 위생이다"라며 "식당의 맛이야 누구나 틀릴 수 있기 때문에 백종원이 맛없다고해서 음식이 다 맛이 없는건 아니지만 음식 재료를 속여서 판다거나 위생이 문제가 있다면 그 식당이야 말로 가장 먼저 걸려야 한다"고 전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해산물을 실온에서 계속 해동하고 그러나 이렇게 더운날 식중독 걸리면 어쩌냐"며 "골목식당에 나올게 아니라 단속업체가 나올 수준"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 식약처, '음식점 위생 등급제'.'음식점 주방문화 개선사업' 추진 실효성 논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은 영세 음식점의 위생상태를 향상시키기 위해 지난해 '음식점 위생 등급제'를 도입했다.

음식점 위생등급제는 위생등급을 받고자 하는 음식점 영업자가 식약처나 지방자치단체(시·도 및 시·군·구)에 영업자가 희망하는 위생등급을 지정 신청하면 평가항목 및 기준에 따라 평가를 실시해 위생등급을 지정하는 제도다. 음식점 위생 수준을 높여 식중독 발생을 줄이자는 취지다.

위생등급을 지정받으면 표지판 제공, 시설·설비 개보수에 따른 융자 지원 등 혜택도 있다. 검사 비용 등은 식약처가 부담해 음식점은 별도의 부담이 없다. 

앞서 2014년에는 '음식점 주방문화 개선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 사업의 핵심은 '개방형 주방 설치 확대'와 '음식점 주방 청결'이 목표였다.

문제는 이 같은 '지침' 형태의 제도가 갖는 한계다. 강제성을 띄지 않다 보니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것.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음식점 위생등급제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식당들은 참여에 매우 소극적인 모습이다. 위생등급을 받는 음식점은 본아이에프 '본죽앤비빔밥', CJ푸드빌 '빕스, 계절밥상' 토다이코리아 '토다이' 이랜드 '애슐리' 등 대기업 계열사 프랜차이즈로 개인 음식점의 참여는 저조한 상황이다.

영세 음식점은 인력.비용 등의 한계를 이유로 들고 있다. 위생등급 지정을 받기 위해서는 건강검진 여부와 자체법령 준수 등 기본 분야와 영업자 운영의식 및 소비자 만족도 조사 등 일반 분야, 식품위생법상 관련 보험 가입 등 공통 분야까지 3단계 평가항목에 대해 등급별로 점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그 범위가 워낙 광범위하고 최고 등급인 '매우 우수(97개)'를 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 하남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배 씨는 "(백종원의 골목식당)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곳이야 차츰 변화되가는 모습이 방송되겠지만 청와대 청원까지 들어가는 상황까지 벌어졌으니 조만간 위생점검이 시작되지 않겠냐"며 "검열돠서 트집 잡으면 지적 안 당할 곳이 없다.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불경기에 이런 저런 이유로 힘든데 선량한 자영업자들 피해볼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입법조사처 '지표로 보는 이슈-외식산업의 구조변화 추이와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외식산업은 최근 10년간 지속적인 양적 성장을 기록해 외식산업의 총 사업체수는 2006년 54만6504개소에서 2015년 65만7086개소로 지난 10년간 20.2% 증가했다. 외식산업 종사자수는 2006년 145만명에서 2015년 194만명으로 33.8% 늘어났다. 이와 함께 외식산업 매출액은 2006년 50조8,923억원에서 2015년 108조133억원으로 112.2% 증가했다. 

외식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영업은 일반음식점이다. 일반음식점은 2016년 현재 63만8404개로 78.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외식산업 영업형태의 다양화와 복합화로 인해 외식산업에서 일반음식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82.0%에서 2016년 78.0%로 4.0%p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