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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자의 민낯 취재] 립스틱 돌려쓰는 '키즈카페'...누가 관리하나

식약처.문체부, 놀이시설 안전점검만 위생관리 사각지대...대책 사실상 전무
복지위 정춘숙 의원, "실태조사 시급해...업체.협회에 주의사항 공문 발송"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최근 어른처럼 옷을 입고 화장을 하며 어른 흉내를 내는 '어덜키즈(Adulkids)' 문화가 확대되면서 파우더, 립스틱 등 실제 화장품을 발라볼 수 있는 키즈카페와 족욕, 마스크팩, 네일케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어린이 전용 스파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파우더룸을 운영하는 키즈카페는 여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캐릭터를 차용하고 공주풍 드레스도 입어볼 수 있어 3~4시간의 대기 끝에 입장하거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대기인원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어린이 전용 스파는 전용의상을 입고 풋스파, 마스크팩, 마사지, 네일케어, 마무리화장, 타투스티커 체험을 20분간 진행하는데 주말에는 예약없이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하지만 아이들의 동심을 이용한 마케팅이 지나친 상술로 아이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키즈카페의 어린이 체험용 화장품은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고 있어 세균 감염 우려가 있음에도 관리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현재 이를 관리할 법 조차 없는 상태다.  

키즈카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나눠 관리하고 있다. 키즈카페 내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은 지자체에 일반 또는 휴게음식점으로 신고해 식약처의 위생관리 대상이다. 놀이기구가 위치한 공간은 관광진흥법상 기타유원시설업에 해당해 문체부가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놀이시설 점검의 경우 점검대상 놀이기구가 한정돼 있고 안전성 검사에 국한하고 있어 위생관리는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두 부처 모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키즈카페의 어린이 체험용 화장품은 개봉된 상태로 장시간 노출돼 있고 불특정 다수가 사용한다는 점에서 화장품 판매업소의 '테스터 화장품'과 유사하다. 

소비자원과 식약처가 공동으로 진행한 ‘테스터 화장품 실태조사’에 따르면 화장품 매장 16곳에서 42개 테스터 화장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14개 제품(33.3%)이 황색포도상구균 등 미생물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황색포도상구균에 감염될 경우 피부질환,  구토,  설사,  복통 및 오심(구역)을 일으킬 수 있으며 눈에 감염시 세균성 각막염을 유발할 수도 있다.

어린이 화장품 체험시설의 화장품도 테스터 화장품처럼 미생물에 오염돼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현재 어린이 화장품 체험시설에서 사용하는 화장품은 개봉된 상태로 노출돼 있고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고 있어 세균 감염이 우려된다"면서 "립스틱과 같은 제품은 교차오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어디에 얼만큼 퍼져 있는지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면서 "테스트 화장품 경우는 업체나 협회에 사용 주의사항에 대해서 공문을 보내논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보건당국은 관계부처와 협의해 조속히 어린이 뷰티체험시설에 대한 실태조사 및 위생관리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도 "어린이 화장품의 경우 성분 조차도 적혀 있지 않다"며 "로션, 크림은 규정이 있지만 립스틱, 섀도우는 사각지대다"라고 꼬집었다.

류영진 처장은 "어린이 대상 화장품에 대해서는 색소 기준을 강화하는 것을 고시하고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