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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TV 현장] 한미FTA 수입제품에 국내 시장 잠식… “농축산업 볼모로 일방적 퍼주기”

농축산업단체 국회서 기자회견… 개정협상 즉각 중단 촉구 나서


[푸드투데이 = 금교영기자]  한미 FTA 개정협상이 5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농축산업계가 한미FTA 개정협상 중단과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농축산단체는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개정협상은 트럼프의 압박에 의해 시작된 그를 진정시키기 위한 협상에 불과하다”면서 “정부는 농축산업을 볼모로 하고 일방적으로 퍼주기만 하는 한미FTA 개정협상을 중단하고 즉각 폐기에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장은 “한미FTA를 체결하면 대한민국 경제가 좋아지고 모든 것이 잘된다는 환상 속에 국민들은 기대해왔지만, 협상 5년이 지난 지금 우리 농촌은 초토화됐다”면서 “희망이 없기 때문에 20대 청년들은 농촌으로 들어오지 않고, 결국 농촌은 지금 어른들만 계시는 경로당으로 변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정부는 이번 FTA 개정협상을 앞두고, 농업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농민단체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홍기 한국농축산연합회 상임대표는 “그동안 정부가 해온 것을 보면 국익을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일관해왔다”며 “농민들은 국익을 위해서 양보할 만큼 했고, 협조할 만큼 했다. 이번만큼은 꼭 농민단체의 목소리가 반영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낙농선진국과의 FTA 체결에 따라 유제품 수입량은 2012년 141여만톤에서 지난해 183만톤으로 29%나 늘었다”면서 “특히 한미 FTA 발표 전 5년간 평균 수입량과 2015년 수입량을 비교해보면 치즈는 324%, 분유는 1874%나 급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한미FTA 체결 당시 우유수급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유에 대해 176%의 고율관세를 유지했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탈지 및 전지분유, 연유에 대해 저율관세할당(TRQ) 5000톤을 배정하면서 연한 설정없이 매년 복리로 3% 증량하도록 했다”고 분개했다.

치즈 역시 15년 관세철폐와 TRQ 7000톤(매년 복리 3% 증량)을 미국측에 양보했고, TRQ 설정으로 국내 낙농산업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했다던 정부는 농산물세이프가드 적용대상에서 낙농품을 제외했다.

황엽 전국한우협회 전무는 “얼마나 엉터리 한미 FTA냐면 한우의 경우 국익을 주장하면서 완전히 미국에 퍼줬다”면서 “15년 동안 소값이 떨어지든지 말든지 한번밖에 발동을 못하고, 대한민국의 소가 한마리도 없어야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있는 협상을 했다. 국익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대한민국 농촌을 완전 내줘버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황광보 고려인삼연합회 회장과 김영재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은 농축산단체를 대표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한미 FTA 개정협상은 협상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불평등하고 무례하며, 트럼프의 오기와 독기만 난무하는 협상”이라며 “정부 대표단은 즉각 개정협상을 중단하고 돌아와 한미 FTA 폐기 논의를 공식적·공개적으로 벌여 나가야 한다. 이 길만이 농축산업을 지키고 한국경제와 국익을 지키는 길이다”라고 촉구했다.

문정진 축산단체협의회 회장은 “정부는 먹거리 산업인 농축산업을 너무 소홀히 여기는 거 같다”며 “농축산업에 소홀하고 천히 여기는 정부를 강력 규탄하며 한미 FTA는 폐기해야 함을 강력히 주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농민의 길, 농수축산연합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 김지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