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04 (목)

<기고> 한미 FTA, 국익 주장하면서 한우만 내줬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

최근 한미 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 전국한우협회를 비롯해 농축산단체들은 당초 한미 FTA는 미국의 강압에 의해 국내산 농축산물에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였기에 이번 기회에 폐기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당초 협상 당시 일반 세이프가드와는 달리 농축산물에만 농업용 세이프가드를 적용하여 쇠고기의 경우 270천톤을 시작으로 15년간 6천톤씩 증량한다고 설정했으나 기준자체가 너무 높아 단 한 번도 그만한 물량을 수입한 적이 없었다. 

또한 2027년 이후 40%에 달했던 관세가 없어지며, 긴급수입제한조치마저 1회로 제한됨에 따라 한우산업이 몰락해야만 발동이 가능한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은 국익을 부르짖으면서 얻은 것도 없이 민족산업인 한우만 망하게 되었다. 

이는 일본과 호주간의 FTA를 보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자국 농업을 내팽개쳤는지 알 수 있다. 관세의 경우 1년차 냉장은 32.5%, 냉동은 30.5%에서 시작되어 냉장은 15년차 23.5%, 냉동은 18년차 19.5%로 설정했다. 세이프가드의 경우 냉장은 1년차 13만톤에서 10년차 14.5만톤, 냉동은 1년차 19.5만톤에서 10년차 21만톤으로 설정하여 자국의 쇠고기 산업을 지키고자 최대한 노력했다.

정부는 이번 한미 FTA 재협상에서 ‘농업부분 개정은 대상에서 제외한다’며, 레드라인으로 설정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종전의 잘못된 협상을 덮으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이전에 한미 FTA 협상 당시 세이프가드 및 관세 등에 대해 해당산업을 보호할 수 없을 정도의 기준을 설정했으며, 피해가 있을 것이라 예측하여 상생기금을 마련한다고 농민과 약속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간 한미 FTA로 인해 FTA가 시작하기 전인 2008년과 2016년도를 비교하면 한우농가는 17.5만 농가에서 8.5만 농가로 반토막 되었고, 영세한 중소규모 농가들이 대다수 한우산업을 떠났다. 

번식기반을 담당하던 중소규모 농가들의 몰락으로 우리나라 1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7.5kg에서 11.4kg으로 늘었지만 자급률은 47.6%에서 38.9%로 줄어들었다. 이에 반해 미국산 쇠고기는 53.3천톤에서 153.2천톤으로 우리나라 쇠고기 수입국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비참한 결과를 초래했다. 

그간 전국한우협회를 비롯해 농민단체들은 퍼주기식 협상을 환원해야 농민들이 살 수 있으므로 재협상 폐기를 강력히 요청하며, 수차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해 11월 10일에는 산자부가 5장짜리 자료집을 토대로 한미 FTA 개정 협상관련 공청회에 개최했으나 거세게 반발하여 무산시켰다. 

이에 같은 달 22일 축단협과 농식품부, 산자부 간의 한미 FTA 개정관련 간담회를 개최해 그 자리에서 “모든 농축산 농가가 폐업하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한미FTA는 무조건 폐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개정한다 해도 20개월령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조건을 허용하는 등의 현재보다 강화된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11월 10일 공청회가 무산됨에 따라 산자부는 지난 12월 1일 재차 공청회를 열었기에 참석하여 농가의 입장을 대변했었고, 정부는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농민들의 강한 반대를 ‘불만’정도로 왜곡하여 보고했다.

한미 FTA에 대한 농민의 주장은 하나다. 

종전의 굴욕적인 협상을 폐기하여 농산물을 원래대로 환원해야 한다. 이전 한미 FTA 당시 정부의 약속을 믿었지만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에 농민신뢰 회복을 관건으로 하여 선대책·후협상을 진행하며, 실질적인 무역이득공유제를 시행해야 하며, 재협상 방향에 대해 농민을 더 이상 배제하지 말고, 농민과 협의를 반드시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한우산업의 생존을 위해 수입쇠고기 관세를 FTA 이전인 40%로 환원하며, 쇠고기 세이프가드 발동 기준을 WTO의 SG기준으로 강화(발동 물량 대폭 감축, 발동회수 무제한·무관세 시도 발동)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나라 국민의 위생안전을 위해 도축국 기준 원산지 규정을 사육국 기준으로 변경해야 하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을 현재 30개월령에서 20개월령 미만으로 조정하고, 민간 자율 규정을 국가 의무 규정으로 전환해야 한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