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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100세로 별세한 '두유왕' 정재원 명예회장

의사출신으로 '베지밀' 개발한 정식품 창업주...생전 장학사업도 열성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두유산업의 선구자였던 정식품 창업주 정재원 명예회장이 9일 별세했다. 향년 100세.


일제강점기이던 1917년 황해도 은율에서 태어난 정 회장은 홀어머니 아래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19세 나이에 최연소로 의사검정고시에 합격해 1937년 명동의 성모병원 소아과에서 의사 생활을 시작했다.


의사로 일하면서 원인 모를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목격한 정 명예회장은 영국과 미국에서 유학 끝에 아이들의 사망 원인이 모유나 우유에 함유된 유당 성분을 정상적으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마침내 1966년 유당이 없고 3대 영양소가 풍부한 콩을 이용해 만든 선천성 유당불내증 치료식 두유를 개발해 식물성 밀크(Vegetable + Milk) 라는 뜻의 ‘베지밀(vegemil)’로 명명했다. 베지밀로 1966년 제 1회 발명의 날 대법원장상을 수상했으며, 1973년 정식품을 창업하고, 1984년 세계 최대의 규모의 설비를 갖춘 청주공장을 준공했다.


1985년에는 중앙연구소를 설립해 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에 힘썼는데 경쟁기업들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만든 두유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위탁생산(OEM) 전문회사 ‘자연과 사람들’을 설립했다.


정 명예회장은 ‘인류건강 문화에 이 몸 바치고저’라는 신념으로 콩 연구에 평생을 바쳐왔으며 국제적으로도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99년 국제대두학회에서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누구든 공부에 대해 가슴앓이를 하지 않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일념으로 장학사업에도 열성을 보였다. 고인은 1984년 '혜춘장학회'를 설립해 지난 33년간 약 2천350명에게 21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정식품은 "두유를 만드는 데 인생을 내 건 정재원 명예회장이 평생 두유를 개발한 고인은 기업의 이윤추구보다는 소비자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제품의 개발과 공급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었다"고 밝혔다.


정재원 멍예회장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8시, 장지는 용인천주교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