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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해양조, '촌티' 벗으려다 하이트진로에 안방 뺏기나

수도권 진출 과욕으로 안방격인 호남 지역서 '참이슬' 공격 맞아... 매출 '곤두박질'


[푸드투데이=조성윤 기자] 수도권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보해양조(대표 임지선)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보해양조의 안방격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전남 지역마저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의 '참이슬'의 공격에 휘청거리며 위기를 맞고 있는 것.


보해양조는 20년 전에는 소주 점유율이 10% 달했지만 올해는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5%를 간신히 유지하는 수준이다. 현재 호남지역의 주류 판매 순위는 하이트진로(49%), 롯데주류(16%), 무학(15%), 금복주(8%)에 이어 5위까지 떨어졌다.



보해의 이같은 점유율 하락에는 무리한 수도권 진출 시도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부라더소다의 경우 전체 매출의 6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부라더소다의 성공으로 보해양조의 올해 상반기 수도권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급증했지만 탄산주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 영광이 언제까지 이어질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지난 1996년 도매상들이 구입하는 소주의 50% 이상을 자기 지역 소주회사에서 구매하도록 하는 '자도주 의무구입제도'가 폐지되자 보해는 자사 소주 '김삿갓'으로 전국구 소주로 발돋움하기 위해 나섰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이후 2002년 단풍나무수액을 함유한 잎새주와 2011년 '월', '강'을 출시하며 수도권 진출의 문을 두드렸지만 현실의 높은 벽만 실감했다.
 


또, 수도권 진출을 위한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인해 자회사였던 보해저축은행의 부실을 떠안으면서 회사가 존폐위기에 서기도 했다. 


이후 보해는 2013년 말 흑자 전환에 성공하자 2014년 모델 김제동을 내세우며 국내 최초의 주(酒)립대학인 '아홉시반 주립대학'을 설립하며 다양한 마케팅을 벌인 17.5도 소주 '아홉시반'을 출시했다.


하지만 마케팅 비용만 치솟은 채 8개월만에 영업을 접고야 말았다. 아홉시반은 당시 보해양조의 모기업 임성우 창해에탄올 회장의 딸 임지선 전무(현 대표이사)가 경영전반에 나서며 오너 3세 경영을 본격화 하는 것과 동시에 야심차게 출시한 제품이었지만 현재 단종된 상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보해가 수도권 시장에 집중하는 동안 광주·전남 점유율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며 "수도권만 고집할 문제가 아니라 보해양조 소주 90%가 호남지역에서 유통되는 만큼 하이트진로가 장악한 호남지역을 사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이트진로의 올해 1~11월 호남지역 소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