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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그룹, 사업구조 개편...'만년적자' 베스트코 흑자 탈바꿈할까

외식부문 식자재유통.급식회사 베스트코로 양도
대상FNF 김치.신선식품 부문 흡수합병, 투자 효율성↑


대상그룹(회장 임창욱)이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에 나섰다. 대상베스트코에 외식.식자재유통 사업을 몰아주고 대상은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던 대상FNF를 흡수합병해 경영 효율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대상은 김치 등 식품가공 및 도소매업을 영위해왔던 대상FNF를 흡수합병한다고 지난 28일 공시했다. 양도가액은 230억원으로 합병기일은 12월1일이다. 이날 또 종속회사인 대상과 대상FNF의 식자재유통 외식사업부문을 대상베스트코에 양도한다고 발표했다. 양도가액은 30억원이다.


이로써 대상과 대상FNF의 외식부문이 대상베스트코에, 대상FNF의 김치, 신선식품(육가공, 두부)부문은 모회사인 대상에 넘어간다.


대상은 지난 2010년 대전 오정동 매장을 시작으로 대상베스트코를 설립한 뒤 안양, 대전, 인천, 청주, 원주, 부산 등에서 해당 지역 상위 식자재 유통업체를 100% 인수하면서 식자재 도매업에 진입했다.


대상은 베스트코 지분의 70%를 보유하고 있으며 임창욱 회장, 임상민 상무, 임세령 상무가 각각 10%, 30%, 30% 지분을 가지고 있다.


대상베스트코는 지난 2011년 푸덱스식자재 합병을 식작으로  2012년 에이에스푸드서비스, 극동물류푸드, 한일마트신다물유통, 한미종합식품, 디에스푸드서비스, 중부식자재 등 19개사 등 총 20개의 중소 유통업체를 인수.합병했다.


잇따른 인수.합병으로 덩치가 커진 대상 베스트코는 회사 설립 이래 연평균 1700%에 달하는 폭발적인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설립 이래 단 한 차례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고 손실규모 또한 매년 확대되고 있다. 매출은  2011년 82억원에서 지난해 4636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2013년 111억원에서 지난해 385억원으로 늘었다.


대상은 지난해 12월 박용주 초록마을 대표이사를 대상베스트코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박 대표는 인력을 감원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박 대표는 임창욱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1990년 미원에 입사해 회장단 비서실에서 첫발을 디뎠다. 이후 인사팀장.경영지원본부장 등 요직을 거쳐 16년 만에 CEO 자리에 오른 대상 내에서도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지난 2013년 초록마을 경영을 맡은 이후 실적 개선, 1년 만에 국내 대표 유기농 브랜드로 키웠다.


오너 일가가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만큼 경영 정상화는 더욱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대상베스트코는 지난해 12월 냉장 물류센터를 109억원에 매각하고 2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상증자에는 대상이 140억원, 오너 일가가 60억원을 투자했다.


업계에선 대상 오너일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없으면 식자재 사업 시장 진입 자체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상의 식자재 사업은 그룹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을 거듭했고 짧은 역사에도 덩치를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상 관계자는 "재원 확보를 통해 핵심사업과 신규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