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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식욕의 향연! 신간 '지상의 식사'

"맛은 삶의 문맥 위에 있다"



‘음식’을 모티프로 전 세계의 여러 대륙과 나라들, 도시들을 여행하며 마치 음식을 요리하듯 온갖 독특한 이야기들과 풍부한 지식, 섬세한 감성을 버무려 맛깔나게 글을 ‘요리’한 신간 '지상의 식사가 출간됐다.

 

저자는 도쿄대학교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하고 현재 메이지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정통 문학가이자 일본의 도쿄와 삿포로와 오사카, 러시아의 모스크바, 호주의 멜버른, 영국의 런던 등 여러 특색 있는 도시들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는 나카무라 가즈에다.

 

특히 그는 대단한 미식가이자 탐식가이기도 한데, 책을 읽어보면 그의 음식에 대한 관심과 취향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놀라게 된다. 저자 프로필을 보면 ‘지상의 식사’라는 음식의 맛과 음식, 그리고 사람을 둘러싼 풍성한 이야기와 독특한 역사 및 문화적 맥락과 정서까지 놓치지 않고 담아낼 만한 저자로 이 책의 저자인 나카무라 가즈에 교수보다 더 적격인 저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저자는 동으로 서로, 남으로 북으로 종횡무진 여행하며 그곳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흥미진진하다 못해 기기묘묘한 이야기를 빚고, 감동과 추억을 자아낸다. 카리브 해의 이모보우(芋棒), 사막의 애벌레, 빵나무 열매와 탐험가의 통조림, 고래고깃국과 식인 습관, 수도원의 과자, 후리카케와 초콜릿……. 세계 각국의 접시는 제 땅에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추억과 이야기로 채워진다.



“한 잔의 물이 때와 장소에 따라서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맛있다. 맛은 삶의 문맥 위에 있다.” 이 책에서 저자가 한 말로 일견 평범해 보일 수도 있지만 기실 삶에 대한 대단한 통찰력을 지닌 글귀이다.

 

또한 위의 문장은 이 책을 관통하는 가장 핵심적인 문장 중 하나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문제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음식’에 관한 이해에 있어 ‘문맥’은 대단히 중요하다.

 

지리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정서적 배경과 맥락을 모른 채 나라마다 도시마다 가진 음식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도 향유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이 독특하면서도 나름 읽을거리가 풍부한 테마에세이이자 여행에세이이면서 동시에 손색없는 인문서로도 읽힐 수 있는 것은 바로 그런 맥락과 특성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음식 그 자체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얻어지는 날것 그대로의 펄떡이는 지식’과 ‘독특하고도 육감적인 스토리’에 갈증과 식욕을 느끼는 독자들에게 귀한 경험을 제공해줄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건 절대로 변하지 않는 사실은 ‘인간이 밥을 먹는다’는 것. 토속 음식의 이면을 더듬어보면 오랜 묵은 이야기와 지혜가 박혀 있고, 식탁에 오르는 음식에는 언제나 개인의 기억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리고 바다를 건너온 음식은 흥미진진한 에피소드와 깜짝 놀랄 반전 을 감추고 있다.

 

불 주위로 둘러앉은 사람들은 구수한 음식 냄새를 맡으며 몇 번씩 반복되는 이야기에도 박장대소하며 즐거워하고, 여행자는 한 접시의 친절을 베풀어주는 낯선 이들의 관심과 호의에 힘을 얻어 다시 이국의 땅을 여행한다.



이런 문장들을 하나하나 읽어나가다 보면 누구나 이 책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