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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동네 제과점

3년 사이 2천 700여개 점포 문닫아

소규모 자영 제과점들이 사라져 가고 있다.

대한제과협회에 따르면 자영업 형태로 운영되는 소형제과점수는 99년 말 전국에서 1만3316개였으나 올 6월 말 현재 1만537개로 줄어 2년6개월 사이에 2779개 점포가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90년대 제과점이 급성장하다가 지난 3년여사이 이렇게 감소하게 된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소비자들의 빵소비 감소를 들수 있다.
패스트푸드점들이 생기면서 주식으로 또는 간식으로 빵을 찾다가 이제는 햄버거, 치킨, 피자 등에 그 자리를 내어준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보인다.

어른들이라면 누구나 빵집에서 미팅을 가지던 추억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아이들 생일잔치 등을 열고 직장인들은 햄버거로 한끼 식사를 때운다.

요즘은 가정환경이 좋아져 집에서 간단히 전자렌지나 오븐들을 이용해 빵을 구울수 있게 된것도 영세제과점들이 문을 닫게된원인으로 보인다.

IMF이후 재료비의 상승을 또 한가지 원인으로 볼수 있다. 재료비 상승과 인상된 빵값,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소규모 영세제과점운영자들은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웠던 것.

또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대형베이커리의 등장이 동네제과점들을 사라지게 한 원인으로 볼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70년대 중순부터 뉴욕제과, 고려당이 처음으로 제과점을 프랜차이즈로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80년대 크라운베이커리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베이커리가 본격적으로 증가해왔다.

기업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중에는 태인샤니가 운영하는 파리크라상 과 제일제당의 뚜레쥬르가 급성장하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8월 말 현재 전국에 1천여 개 점포를 보유해 86년 첫 매 장을 연 뒤 16년 만에 처음으로 네 자리 점포수 시대를 개막했다.

뚜레쥬르도 최근 1년 간 월평균 8개씩 점포를 개장해 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출점에 나서고 있다. 뚜레쥬르는 99년 말 93개 점포에 불과 했던 점포수가 8월 말 현재 300여개가 넘는다.

옛날 제과점의 명가로 통하는 전통의 고려당과 신라명과는 최근 3년 새 점 포수가 각각 131개와 60개씩 줄어들어 이들 또한 후발 기업들의 공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베이커리도 천천히 성장하고 있다.

조선호텔이 운영하는 데이&데이가 계열사 할인점인 신세계 이마트에 활발하게 출점해 8월 말 현재 43개 점포를 보유하는 등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기업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들은 지난 99년 말 2360개에서 2405개로 45개나 증가해 소형 제과점들이 사라지는 속도에 비해 그 증가 속도는 그렇게 빠른 것 같지는 않다.

자본과 조직력이 강한 대형 베이커리들이 신상품 개발이나 마일리지 판촉 등 다양한 마케팅 기법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고 영세 소규모 제과점들은 대형베이커리와의 경쟁에서 지면 문닫고 빵 맛에서 승부를 내서 이기면 계속 영업을 하게 되는 것이 현 상황이다.

한 제과 관계자는 “서울, 인천, 대전 등 대도시에서 소형 제과점이 최근 3년간 절반정도가 문을 닫았다”며 “내년에도 소규모 자영제과점의 도태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