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의 주연 된 '냉동'… 기술이 바꾼 간편식 지형도

  • 등록 2026.02.05 12:18:17
크게보기

급속냉동·콜드체인 고도화에 냉동 간편식 시장 급성장
간편식 신제품 10개 중 6개 ‘냉동’…시장 무게중심 이동
주 1회 이상 소비 23%로 냉장·밀키트 소비 앞질러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기술 발전으로 ‘맛있는 냉동식품’이 늘어나면서 냉동 간편식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고물가 기조 속에서 내식 수요가 확대되며 간편식 전반의 인기가 높아진 가운데, 조리 편의성과 장기 보관이 가능한 냉동 간편식이 소비자의 일상 식사 선택지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과거 냉동식품은 해동 과정에서 빵은 딱딱해지고 채소는 물러지는 등 품질 저하에 대한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급속 냉동 기술과 콜드체인(저온 유통 시스템)이 고도화되면서 집에서도 갓 조리한 음식에 가까운 맛과 식감을 구현한 냉동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여기에 에어프라이어 등 가정용 조리기기 보급 확대도 냉동 간편식 소비를 뒷받침하고 있다.

 

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글로벌 간편식 시장은 2021년 1,647억 달러에서 2025년 1,841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2030년에는 2,28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에는 유통 안정성과 품질 유지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냉동 제품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국내 간편식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간편식 생산액은 2020년 3조 3,454억 원에서 2024년 5조 8,859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국내 판매액도 3조 6,525억 원에서 6조 3,425억 원으로 확대됐다. 2024년 기준 생산액과 판매액은 전년 대비 각각 13.8%, 21.5% 증가했다.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가운데 간편식 제품 구성에서도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민텔(Mintel)에 따르면 간편식 신제품 보관 기준에서 냉동 비중은 2022년 52%에서 2024년 58%로 꾸준히 상승했다. 반면 냉장 제품 비중은 같은 기간 36%에서 34%로 소폭 감소했고, 상온 제품은 12%에서 8%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간편식 시장의 무게중심이 냉동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 확대는 소비 행태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민텔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는 냉장 간편식보다 냉동 간편식을 더 자주 소비하는 경향을 보였다. 냉동 즉석식품의 경우 ‘주 1회 이상’ 소비 비율이 23%로 나타나, 냉장 즉석식품(21%)과 냉동·냉장 밀키트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냉동 기술 발전으로 해동 후 품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줄어든 데다, 필요할 때 꺼내 조리할 수 있는 유연한 소비 방식이 일상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시장은 냉장 간편식이 주류인 해외 시장과 달리 냉동 간편식이 시장을 이끄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그동안 국내 냉동식품 시장은 만두가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돈까스, 피자, 떡볶이, 잡채 등 메뉴형 냉동 간편식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손이 많이 가는 가정식 메뉴를 냉동 간편식으로 구현한 제품들이 늘어나면서 냉동식품의 활용 범위도 한층 넓어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는 초가공식품에 대한 경계 심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의 가공으로 원재료 형태와 영양을 비교적 유지할 수 있는 냉동식품이 오히려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식품업계도 냉동 간편식 카테고리를 세분화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오뚜기는 에어프라이어 전용 ‘통 모짜렐라 치즈 돈까스’ 등 냉동까스 라인업을 강화하는 한편, 번거로운 조리 과정의 대명사인 잡채를 4분 만에 완성할 수 있는 ‘옛날잡채’ 냉동 제품을 선보여 1인 가구와 주부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저당·잡곡 기반 간편식 ‘그레인보우’를 통해 건강 지향 냉동 간편식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당류와 나트륨을 낮추고 단백질을 강화한 설계로 냉동식품의 영양 경쟁력을 강조했으며,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170만 개를 돌파했다.

 

풀무원식품은 냉동 떡볶이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떡 갈라짐’을 해결하기 위해 이중압출 공법과 수분 유지 기술을 적용한 ‘밀착 떡볶이’를 선보였다. 별도 해동 없이 조리할 수 있도록 설계해 냉동 간편식의 편의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간편식 구매 기준은 연령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민텔 조사에서 18~34세는 ‘편리한 포장’(41%)과 ‘짧은 준비시간’(34%)을 중요하게 고려한 반면, 55세 이상에서는 ‘가성비’(55%)와 ‘신선한 원재료’(53%)를 중시한다는 응답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냉동 간편식이 보관의 용이함을 넘어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 신뢰까지 확보하며 젊은 층부터 시니어층까지 폭넓은 소비자층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공식품은 신선하지 않다는 인식은 이미 옛말”이라며 “앞으로 개인별 취향과 건강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메뉴와 프리미엄 식재료를 도입한 신제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 기자 001@foodtoday.or.kr
Copyright @2002 foodtoday Corp. All rights reserved.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주)뉴온미디어 | 발행인/편집인 : 황리현 | 등록번호 : 서울 아 01076 등록일자 : 2009.12.21 서울본사 :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4가 280-8(선유로 274) 3층 TEL. 02-2671-0203 FAX. 02-2671-0244 충북본부 : 충북본부 : 충북 충주시 신니면 신덕로 437 TEL.070-7728-7008 영남본부 : 김해시 봉황동 26-6번지 2층 TEL. 055-905-7730 FAX. 055-327-0139 ⓒ 2002 Foodtoday.or.kr. All rights reserved. 이 사이트는 개인정보 수집을 하지 않습니다. 푸드투데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