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FTA 개선협상 타결…K-푸드·자동차 원산지 기준 대폭 완화

  • 등록 2025.12.16 09: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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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랙시트 이후 첫 전면 개정, 서비스·정부조달·디지털 무역까지 확장
식품·화장품·전기차 무관세 문턱 낮춰 대영 수출·투자 확대 기대

 

[푸드투데이 = 노태영기자] 산업통상부(장관 김정관, 이하 산업부)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현지시각 15일 영국 런던에서 크리스 브라이언트(Chris Bryant) 영국 산업통상부 통상담당장관과 함께 한영 FTA 개선 협상을 타결하고 이를 확인하는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산업부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랙시트) 선언 이후 한영 양국은 교역·투자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비즈니스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2011년 발효한 한EU FTA와 동일한 내용으로 한영 FTA를 우선 체결했고, 이후 한영 FTA 발효일부터 2년 내 후속 협상을 추진토록 한 원협정 조항에 의거해, 2024년 1월부터 지금까지 6차례 개선협상 및 5차례 통상장관회담과 다수의 회기간 회의를 개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계기 양자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한영 FTA 개선협상의 연내 타결을 위해 속도감 있는 논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달 개최된 서비스·투자 추가 협상에서 양측은 쟁점을 최종 해소하고, 런던에서 개최된 통상장관회담에서 협상 타결을 선언하게 되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영국은 명목 GDP 기준 세계 6위, 유럽 2위의 거대시장이자, 국제시장 은행 차입 및 외환거래 등에서 세계 점유율 1위인 글로벌 금융·투자 허브지만 양국 간 교역액 및 대영 수출액은 세계 20위권에 불과해 개선협상으로 양국 간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꼭 필요했고, 개정 한영 FTA는 국내 주력 수출품에 대한 엄격한 원산지 기준을 완화하고 영국 고속철 및 주요 서비스 시장을 추가 개방함으로써 양국 교역 확대를 견인할 것으로 산업부는 예상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신통상규범도 다수 반영했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한영 FTA 개선협상 타결은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통상환경에서 자유시장질서를 공고히하고 유럽 내 핵심 파트너인 영국과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개정 「한-영 FTA」에는 시장자유화 요소뿐만 아니라 디지털 무역, 공급망 안정화 협력 등 변화하는 통상환경에 적시 대응하기 위한 포괄적인 협력 규범 또한 다수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밝혔다.

 

브라이언트 영국 통상담당장관은 “K-드라마, K-팝과 같은 한국 문화는 이미 수많은 영국인들을 사로잡았다”면서 “개선협상 타결로 양국의 뛰어난 서비스 산업과 기업을 지원하여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이미 한영 FTA 원협정에서 상품 시장을 대부분 개방해 금번 협상에서 추가 개방은 논의하지 않았고, 우리 주력 수출품목에 적용되던 엄격한 기존 원산지 기준을 완화하여 우리 기업이 FTA 특혜 관세를 더욱 쉽게 적용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고, 정부조달·서비스 등 여타 시장개방 분야에서 성과를 확보했다. 

 

특히 K-뷰티, K-푸드 등 수출 유망 품목의 원산지 기준을 완화하여 국내 상품의 영국 진출이 확대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화장품 등 화학제품(관세 최대 8%)은 화학반응, 정제, 혼합 및 배합 등 공정이 당사국에서 수행되면 무관세 혜택을 받게 되고, 만두, 떡볶이, 김밥, 김치와 같은 가공식품(관세 최대 30%)의 경우 밀가루, 채소 등 원재료가 역내산이어야 무관세가 적용됐으나, 해당 요건이 삭제되면서 주요 재료를 제3국에서 수입하여 국내에서 최종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에도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2024년 대영 수출액의 36%를 차지하는 자동차(관세 10%)의 경우, 기존에는 당사국에서 55% 이상의 부가가치가 발생했음을 증명해야 무관세 혜택을 받았으나, 그 기준이 25%로 낮아지고, 전기차는 배터리 제조 과정에 투입되는 리튬, 흑연 등 수입 원료의 가격에 따라 산출되는 부가가치가 크게 달라지며, 전 세계적으로 핵심광물 수급 불안 및 가격 변동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부가가치기준 완화로 국내 기업이 안정적으로 FTA 관세 혜택을 누리고 영국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산업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조달 시장에서는 영국 고속철 시장을 추가로 개방함이로서 우리측만 일방적으로 개방했던 기존 불균형을 시정하는 한편, 유럽 고속철 시장 진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우리 기업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으로 산업부는 기대하며, 그밖에 세종시·북아일랜드 주택 행정부 등 주요 기관과 광고·세무·번역 등 서비스도 추가 개방해 양국 조달 시장 접근성을 개선했다. 

 

서비스 시장의 경우 우리 기업 경쟁력이 있는 온라인 게임 분야를 추가로 개방하여 국산 게임의 유럽 진출 확대 발판을 마련했고, 신서비스 분야를 개방하기로 약속하여 AI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서비스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영국 서비스 시장 진출 시 법적 안정성을 확보, 경쟁력 강화 기반을 구축했다. 

 

영국 진출 기업이 겪어온 인력 비자 리스크도 크게 완화됐다. 제조공장 설립 초기 단계에서 필요한 엔지니어·설비 유지보수 인력의 영어 요건 면제 비자 활용이 가능해지고, 협력업체 인력까지 영국 파견이 허용된다.

 

아울러 기존 한-영 투자보장협정(BIT)을 대체하는 현대적 투자자 보호 규범이 도입돼, 투자자 보호와 정부 규제 권한 간 균형을 강화했다.

 

개정 FTA에는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자유화, 소스코드 제출 요구 금지, 온라인 소비자 보호 등 강화된 디지털 무역 규범이 포함됐다. AI 분야에서는 양국 간 연구개발 및 투자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공급망 협력 챕터를 신설해 핵심 광물·첨단기술 원자재·필수 의약품 등 분야에서 공급망 교란 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혁신 챕터를 통해 ‘한-영 혁신위원회’도 새롭게 출범한다.

 

정부는 향후 법률 검토와 국문 번역을 거쳐 정식 서명을 추진하고, 국회 비준 동의 등 협정 발효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푸드투데이 노태영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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