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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오드 식품 방사능 예방 못해"

다시마.미역.소금 등 많이 섭취해도 큰 효과 없어

음식으로 효과 보려면 배터질 만큼 먹어야

요오드 보충용 건강식품도 방어 능력 제로


일본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공포가 여전한 가운데 지난 21일, 후쿠시마 등 4개 현에 거주하는 여성 9명의 모유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돼, 일본 열도는 또 다시 불안감에 휩싸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산 농수산물에서 방사성 요오드나 세슘 등이 잇따라 검출되면서 국내 검출 정도는 안전한 수준이라는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요오드 성분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다시마.소금 등의 일부 식품에 사재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달 들어 소금 판매량이 평소 2배 이상 껑충 뛰었다”며 “방사능 오염수 방출 이후 불안감 확산으로 원전사고 이전에 생산된 소금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일부업체에서는 불안 심리에 편승해 건강기능식품이 방사능 방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과대 광고해 식약청이 단속에 나섰다.


관련 전문가는 “방사능 물질 검출 속보와 피폭으로 인한 부작용 등의 정보는 차고 넘치지만, 올바른 방사능 피폭 예방.치료법에 대한 지침이 없어, 이러한 사재기 열풍과 허위.과대 광고 등이 난립하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방사능 방어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요오드 성분은 무엇이며, 방사능 피폭예방을 위해 섭취가 급증한 다시마, 미역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요오드는 갑상선호르몬 티록신(thyroxine)의 필수 구성성분으로 뇌, 근육, 심장 및 신장에서 단백질 대사와 효소활성을 조절하는 물질이다.


식품으로 섭취된 요오드는 갑상선으로 이동해 갑상선호르몬 합성에 필요한 양이 남겨지고, 필요하지 않는 요오드는 대부분 소변으로 배설된다.


만일 요오드가 결핍되면 갑상선의 크기가 커지는 갑상선종이 발생되고, 이후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갑상선암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


반대로 요오드를 과잉 섭취하면 갑상선의 자동조절 능역 저하로 인한 갑상선 기능항진이나 저하 등의 갑상선 질환이나 갑상선중독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농촌자원개발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요오드의 1일 권장 섭취량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일일 0.15㎎이며, 인체 건강에 유해영향을 나타내지 않는 최대 섭취량인 상한섭취량은 일일 2.4㎎이하로 설정돼 있다.


식품 가운데는 100g당 다시마(179㎎), 미역(8.7㎎), 김(3.6㎎), 등의 해조류나 멸치(건조 219~284㎎), 굴(생것 126㎎)등의 해산물에 요오드가 풍부하게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요오드는 전 세계적으로 부족하기 쉬운 미량 영양소로 1999년 WHO에서 요오드 강화 소금 프로그램을 제안한 바 있고, 현재 70여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다.


또한 중국, 호주, 캐나다 등은 소금에 요오드 첨가를 의무화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식약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요오드 강화 소금에 함유된 요오드의 양은 20~40㎎/kg으로 매우 적은 양이다.


방사선 피폭 시 복용하는 요오드화칼륨정(요오드화칼륨 130㎎)에 함유된 요오드량(122㎎)과 비교해 보았을 때 강화소금으로 효과를 보려면 한번에 3kg을 섭취해야 한다.


요오드가 많이 함유됐다고 알려진 식품의 경우도 건조 다시마는 68조각(1조각 1g), 미역국으로는 무려 233그릇(미역국 1인분 6g), 도시락용 김으로는 675통(1통 5g)을 먹어야만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해조류나 해산물의 섭취가 높아 요오드 결핍증에 의한 질환이 없는 것으로도 유명해 불안 심리에 편승, 급작스럽게 관련 제품의 섭취를 늘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일상 수준의 식사에서 방사능 피폭에 효과가 있는 수준의 요오드 섭취는 불가능하다”라며 “현재 우리나라는 방사능 노출을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므로 특별히 요오드가 많은 식품을 일부러 섭취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요오드, 홍삼(인삼), 알로에, 프로폴리스, 스피루리나, 클로렐라, 비타민C, 비타민D 등을 함유한 건강기능식품과 음료, 차 등을 관련 업체가 방사능 피폭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광고해 문제가 되고 있다.


식약청에 따르면 요오드 보충용 건강기능식품의 요오드 함량은 방사선 피폭예방을 목적으로 제조된 구호용 의약품에 비해 최대 5400분의 1의 낮은 수준으로 방사능 피폭 예방 또는 치료에 효과가 전혀 없다.


또 해외에서 판매되는 불법식품은 검증되지 않은 제품으로 요오드 함량이 적은 것은 방사능 피폭 예방.치료에 효과가 없고, 함량이 높은 것은 갑상선 기능항진 등 부작용 우려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약청 관계자는 “일부에서 방사능 피폭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광고하고 있는 홍삼, 스피루리나, 클로렐라 등의 건강기능식품은 면역력 증진, 피로회복에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나 방사능 방어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칼슘, 비타민C 등의 함유량이 높은 달래.쑥.냉이 등의 봄나물 섭취를 통해 나른해지기 쉬운 몸에 생기를 주는 식습관이 더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