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고물가.불경기로 편의점 김밥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에서 판매하는 줄김밥의 나트륨 함량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의 절반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12일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에서 각각 4개의 줄김밥을 임의로 선정해 영양성분표를 살펴본 결과, 제품 16개 중 12개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의 절반 이상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GS25의 ‘더블치즈김밥’이 1691mg으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높은 나트륨 함량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 세븐일레븐의 ‘더 꽉찬 직화불고기 김밥’이 1590mg, CU의 ‘떡볶이맛참치김밥’이 1300mg 순으로 높은 함량을 보였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외식 물가가 계속해서 상승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한 끼는 비교적 저렴한 편의점 김밥이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편의점 김밥의 높은 나트륨 함량은 국내 소비자들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해 편의점이 낮은 나트륨 함량의 김밥 등 간편 식품을 출시할 것을 촉구했다.
2025년 1월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121.01로 전년 117.38 대비 3.6%p 상승했다. 특히 2013년부터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더 높은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그중 김밥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4년간 32.63% 오르며 외식 물가 중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김밥 재료 가격 상승 여파로 김밥 가격은 계속해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밥의 특성상 농산물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농산물 가격이 이상기후 등에 따른 작황 난항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5년 1월 23일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김밥의 주재료인 마른김(중품, 10장) 가격은 평년 대비 52.5% 상승했고, 속재료인 당근(1kg), 시금치(100g) 등 역시 평년 대비 각각 79.6%, 44.8% 가격이 상승하였다. 또한 주문 즉시 제조해야 하므로 김밥 가격에는 매년 상승하는 인건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김밥의 편의점 편중 현상 또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은 식재료 대량 구매와 부분 자동화 시스템으로 농산물 가격 및 인건비에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아, 김밥 전문점과의 경쟁에서 용이하기 때문이다.
GS25의 김밥류(줄김밥+삼각김밥) 매출은 전년 대비 2022년 40.7%, 2023년 37.6%, 2024년 9월 누적 24.4%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CU 또한 김밥류 매출이 2022년 18.2%, 2023년 28.6%, 2024년 9월 누적 23.3%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45%, 2023년 30%, 2024년 20%로 김밥류의 매출이 성장했고, 이마트24 역시 김밥류 매출이 2024년 전년대비 34% 증가하며 Fresh Food(FF) 상품군 중에서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점심 시간대 편의점 판매 동향을 살펴보면, CU에서 2023년 점심 시간대(11~13시) 간편 식품의 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판매량 1위는 김밥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김밥(31.4%), 삼각김밥(28.1%), 도시락(23.3%), 샌드위치(10.3%), 샐러드(4.9%), 햄버거(2.0%) 순이다. 즉 줄김밥과 삼각김밥을 합치면 총 59.5%로 간편 식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물가 부담으로 저렴한 한 끼를 위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탓에 김밥 매출량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해 편의점이 기존 제품의 나트륨 저감 리뉴얼 및 낮은 나트륨이 함량된 새로운 간편 식품을 개발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