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봉이는 벼슬이 없는 양반을 높여부르는 명칭이다. 사업가 기질이 다분했던 봉이 김선달은 자신을 무시하는 한양 사람들에게 골탕을 먹이기 위해 대동강의 물을 팔기로 결심했다. 깨끗하고 맛이 좋은 연수를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정말 물이 팔릴까 싶은 마음에 스스로도 의구심이 들었지만 의외로 한양 사람들은 순진했다.
물을 돈을 주고 사먹는 것은 황당한 상황이고 낭비라고 생각했던 시대가 존재했었다. 1988년 당시 등장한 생수는 서울 올림픽에 참가하는 외국 선수들을 위해 만든 것이다. 올림픽이 끝난 후 정부는 다시 생수 판매를 금지했다. 빈부 격차에 따른 위화감 조성과 수돗물 정책 등이 그 이유였다. 생산업체들의 반발로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거쳐 1995년 ‘먹는물 관리법’이 제정되면서 생수가 다시 판매되기 시작했다.
수돗물을 불신하게된 시장상황과 함께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생수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지하수는 소유권이 명확하지 않은 공공재이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많이 뽑아쓸수록 이익이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물량이 줄어 고갈된다는 문제점도 안고있다.
생수를 판매하는 식품기업은 품질관리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은 물론 환경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수원지와 협약을 맺기도 하고 라벨을 없애는 등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가 마시는 생수의 수원지는 어떤 곳이 있을까.
시장 점유율 1위인 제주 삼다수는 올해 출시 27주년을 맞이했다. 사측은 말하고 있다. 1950m 한라산 천연 암반 필터로 걸러진 청정 지하수를 원수로 안전하고 깨끗한 제조 공정으로 생산한다. 취수원 보호를 위해 축구장 약 100개 규모의 토지(70만 ㎡)를 매입해 관리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21년 생수업계 최초로 ‘먹는물 수질검사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공인된 시험분석 체계를 갖췄다.
농심 백산수는 백두산 자연 용천수로 사시사철 동일한 수질을 유지한다. 농심은 백산수는 환경 측면에서도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말하나.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물이기 때문이다. 수원지 백두산 내두천에서 3.7㎞ 떨어진 생산라인까지 별도의 수로로 연결함으로써 백두산 청정 원시림을 해치지 않고 생산한다.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평화공원 산림수’와 ‘아이시스 지리산 산청수’는 각각 수원지에 따라 제품명이 달랐다. ‘아이시스 평화공원 산림수’는 자연생태계가 보존된 경기 최북단 DMZ 인근 지역에 수원지가 있으며, ‘아이시스 지리산 산청수’는 지리산 천왕봉 인근에 수원지가 위치한다.
아워홈의 생수 브랜드인 지리산수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무공해 구역인 경남 산청군 시천면 지리산 단일 수원지에서 나오는 천연 암반수로 만들어진다. 지하수 오염 취약성 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을 획득한 수원지에서 취수한다.
한국 코카콜라는 울릉도를 수원지로 내세우며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 뛰어 들었다. 코카 콜라는 2024년 12월 ‘Vio 휘오 울림워터’를 내놨다. 휘오 울림워터는 울릉도에서 자생적으로 솟아오른 천연 용천수를 원수로 사용한다. 정화 과정을 통해 얻어진 나트륨, 칼륨, 칼슘 등 다양한 무기물질도 들어있다.
동아오츠카는 지난해 9월 프리미엄 기능성 캔 생수 ‘THE 마신다’를 선보였으며 생수 제작 전문기업 청춘스토리도 지난 2023년 ‘레이블 워터’를 출시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2000년 1562억원 규모였던 생수 시장(유로모니터 기준)은 2010년 4000억원에서 2020년 1조77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4년 기준 시장 규모는 약 3조1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