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식용 '대마씨(Hemp-seed) 오일'이 마치 대마 성분의 의료용 칸나비디올(CBD)처럼 과대광고가 성행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은 대마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의료용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처럼 표시.광고하며 고가로 판매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앞서 지난 2019년 뇌전증 자녀를 둔 부모들의 강력한 요구로 CDB 성분의 전문의약품 '에피디올렉스'를 허가했다. 

CBD 오일은 대마에서 추출된 CBD 성분을 주성분으로 하는 오일이다. 대마에서 추출되기는 하지만 CBD는 정신을 변화시키는 효과를 가진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와 달리 환각이나 중독 효과가 없고 진통, 진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처방받을 수 있으며,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만 처방이 가능하다.

문제는 대마성분 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용 대마씨유를 CBD 오일로 과대광고하며 고가에 판매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14일 푸드투데이 취재 결과,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에서 대마씨유를 판매하고 있는 A업체는 '햄프씨드 CBD 대마종자유오일 대마씨유 100%'라는 홍보문구로 상품을 팔고 있다. 해당 제품 설명에는 '혈액 독소 배출', '염증 및 통증 완화', '면역증진' 등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표시, 마치 의약품인 CDB 오일처럼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있다. 

특히, 이 업체는 '핵심 성분 카나비노이드는 체내 흡수율이 좋은 스포이드형 제품으로, 카나비노이드가 없다면 그것은 일반적인 오일에 불과합니다' 등의 자극적인 표시로 식용 대마씨유를 CBD 오일처럼 과대광고하고 있다. 해당 제품의 CBD함량은 0.0003g으로, 0.001%에 불과했다. CBD 성분이 함유됐다고 하기에는 그 비중이 극미량으로 의약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대마씨유는 껍질이 완전히 제거된 대마 종자(씨앗)에서 추출한 '식물성 유지' 식품이다. 식약처는 착유 과정에서 미량의 대마성분(THC, CBD)이 함유될 수 있어 식품공전에 허용 기준(THC :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10mg/kg 이하, CBD : 칸나비디올 20mg/kg 이하)을 두고 있다. 때문에 대마씨유는 CBD 함량이 0.002% 이하일 때에만 통관을 거쳐 유통.판매가 가능하다.

또 다른 업체 역시 '카나비노이드 CBD 햄프씨드오일 식약처 정식통관 대마종자유'라고 홍보하며 30ml 제품을 6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다른 식용오일인 엑스트라버진올리브유와 아보카도 오일 1L에 1만원 후반대에서 2만원대 가격에 팔리고 있는걸 감안하면 상당히 비싼 편임에도 CBD 성분의 효과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유명 여성 의사가 판매하는 대마종자유의 경우는 식품유형이 식용오일을 뜻하는 '기타식물성유지'임에도 캡슐 형태로 제조.판매해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제품은 30g에 8만7000원에 팔고 있다.

현재 일반식품 중 정제, 즉 알약 형태는 과자, 캔디류, 추잉껌, 초콜릿류, 장류, 당류가공품, 음료류, 과채가공품에 허용하고 있고, 식용유지류에 대해서는 캡슐 형태로 허용하고 있다. 규제의 허점을 악용해 식품유형을 기타식물성유지로 제작, 건강기능식품과 유사한 정제 형태로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구분하기 쉽지 않다.

업계 한 전문가는 "대마씨유는 올리브유, 카놀라유와 같은 식물성 오일일 뿐이다"라며 "대마 씨앗에서 추출한 대마종자유에는 CBD 성분이 없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대마씨유 중에 CBD 성분이 있다고 판매하는 제품들은 불법 제품이거나 허위 광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사람용 규제가 심하니까 반려동물용 CBD 오일을 사서 먹는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