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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언박싱80] 순하리 레몬진 ZERO+발렌타인 Mixology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요즘 CU에서 판매하고 있는 生레몬 하이볼이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사히 생맥주 캔과 마찬가지로 풀오픈 하면 레몬 원물이 올라오는 특징인데요, 모든 편의점이 솔드아웃.

 

어차피 시중에서 판매되는 하이볼 제품 중 위스키가 들어간 제품이 거의 없기도 하고, 당장 먹고 싶은 것을 어떻게 기다리겠어요. 그렇다면 직접 제조해서 먹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당장 편의점으로 향합니다.

그래요, 저는 미쳤어요. “독을 마시려면 접시까지”라는 일본 속담을 떠올리며, 탄산수의 대체제로 제로슈거지만 9도인 순하리 레몬진과 발렌타인 파이니스트를 고릅니다.

 

어차피 온더락잔으로 마실 일이 없으니 엔트리급이 현명한 선택 아니겠어요? 잔을 꺼내 발렌타인을 적당히 따르고 얼음을 넣고 냉장고에서 시들어가는 레몬 슬라이스로 넣었더니 레몬이 동동 뜹니다. 생레몬 하이볼이 부럽지 않아요.

술의 도수가 높을수록 빨리 취기가 오를테고 취기가 오를수록 기분은 더 좋아질테니까요. 지난해 11월에 출시된 순하리 레몬진 제로는 레몬맛만 느껴졌지만 원재료명에 청포도 포도주원액도 들어있습니다. 제로슈거 제품인 만큼 수크랄로스가 당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술을 더 많이 마시고 싶은 욕심에 사로잡힌 저에게 안주로 배를 채우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입니다. 안주는 최대한 가볍게 제철을 맞은 참외와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중에 제일 괜찮은 맛인 (내 기준) 가나 초콜릿을 곁들입니다.

9도와 40도를 적절히 섞어 마시면 한 잔당 도수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순하리 레몬진 네 캔과 200ml 발렌타인 파이니스트를 모조리 섞어 마셔줍니다.

 

그리고 다음날, 저의 휴일이 모두 삭제되었죠. 하루종일 골골대면서 혼술을 즐긴 댓가를 치뤘달까요. 초딩입맛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레모네이드 느낌으로 마실 수 있지만 지극히 정상적인 입맛의 소유자인 동료기자인 H와 C가 마신다면 저를 한심하게 바라보면서 ‘찐친’만이 할 수 있는 거칠지만 진솔한 말을 건넬 맛입니다.

MZ들은 왜 섞어 마시는 것을 선호하는 것일까요? 아무래도 저처럼 무식하게 퍼마시지 않는 양만 마셔서 그런 것일까요? 취하지 않을 것이라면, 그렇다면 술은 왜 마시는 걸까요? 그렇지만...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그들도 나이까지 음주 생활을 이어간다면 알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이볼은 본게임 들어가기전 식전주에 불과하다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