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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 20g은 어디로?...소비자단체, "용량 줄이는 행위 질 나쁜 속임수" 원성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소비자단체들이 정부가 슈링크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가공식품 209개 품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용량·함량 등 변동 내용을 제품에 표시하는 의무를 법으로 정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2일 성명을 내고 최근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제품의 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용량·중량·개수를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이나 원재료 함량을 줄이는 스킴플레이션 등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가공식품의 가격안정을 요구하자, 기업들은 핫도그·만두·김·맥주 등 여러 품목에서 용량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꼼수를 부리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협의회 쪽은 “용량을 줄이는 속임수는 가격 인상 효과를 내고, 함량을 낮춰 품질을 떨어뜨리는 행위는 소비자가 알아채기 어려워 더욱 질이 나쁜 속임수”라며 “소비자들이 비엔나소시지 함량이 320g에서 300g으로 줄고, 김 제품 용량이 10장에서 9장으로 줄어드는 등 모든 제품의 용량과 원재료를 어떻게 다 알고 확인할 수 있느냐”고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협의회 쪽에 따르면, 프랑스·독일 등 여러 나라의 경우, 제품 용량 등에 변동이 있으면 이를 의무적으로 표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협의회는 “우리나라도 제품의 용량이나 함량에 변화가 있을 땐, 소비자가 알 수 있도록 투명하게 표시하는 제도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기업의 꼼수 전략이 시장 불신과 기업에 대한 경계심을 낳고 이는 결국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면서 앞으로 꼼수 가격 인상에 대한 제보를 받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위해 적극적인 소비자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유통업계에서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올리면서 제품의 용량은 줄여 이익을 올리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이 성행하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양을 줄인다는 뜻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실제로 동원F&B는 올 해 양반김 중량을 5g에서 4.5g으로, 참치 통조림 용량도 100g에서 90g으로 줄였다.

오리온은 지난해 9월 초코바 핫브레이크 중량을 50g에서 45g으로 줄였고, CJ제일제당 또한 이달 초부터 ‘숯불향 바베큐바’ 중량을 280g에서 230g으로 줄였다.

이밖에도 해태제과 고향만두, 롯데칠성음료 델몬트 오렌지주스, 농심의 양파링과 오징어집, 롯데웰푸드의 꼬깔콘과 카스타드, 등이 지난해와 올해 용량을 줄인 제품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