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쇼핑이 확대되면서 자판기 업계가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았다.
중국 자판기 업계는 기존의 자판기에 AI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자판기'를 선보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금 대신 모바일 결제, 안면인식 결제를 제공해 간편하고 위생적이라는 평가다.
10일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은 1994년 처음으로 자판기를 도입한 이래 끊임없는 성장을 이어 왔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시장 규모는 매년 5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2019년 시장규모는 약 285억 위안으로 2014년 대비 10배가량 증가했다.
슈퍼마켓에 비해 자판기는 적은 임대면적을 요구하고 각종 상권이나 학교, 공장 등 다양한 장소에 손쉽게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편의성과 유연성으로 자판기는 상품의 주요 판매 채널로 자리하고 있다. 한편 경제 성장으로 임대료와 인건비가 상승했으나 자판기는 해당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기에 중국 자판기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자판기 시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1, 2선 도시로의 배치가 대다수를 이루고 있어 성장할 여지가 크다. 지역별로 보면 장강삼각주(长三角)지역이 중국 전체의 32.5%로 자판기가 가장 많고 주강삼각주(珠三角)지역은 26.8%, 환보하이(环渤海)지역은 20.2% 순으로 많았다. 이 세 권역에 80%가량의 자판기가 배치돼 있으며, 그 외 지역에는 20.5% 정도로 편중이 심하다.
중국 자판기의 상품 유형은 끊임없이 다양화되고 있다. 생과일주스 자판기, 아이스크림 자판기, 원두커피 자판기, 보석 자판기, 랜덤박스 자판기, 화장품 자판기 등 새롭고 다양한 유형이 생겨나며 상품 응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전체 유형별 비율로 보면 음료 자판기가 54%가량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동서비스기(ATM 등)는 28%, 티켓 발권 자판기는 8%, 식품 자판기는 5%를 차지한다.
코로나19가 불러온 자판기 트렌드
코로나19의 여파로 비접촉 쇼핑 습관이 형성되면서 자판기, 배달음식, 인터넷 쇼핑 등의 언택트 생활방식이 더욱 보편화됐다. 더불어 과거에는 불분명했던 자판기 수요가 코로나19 이후부터는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면서 중국 자판기 업체는 병원, 호텔, 학교, 슈퍼마켓에 자판기를 설치하는 등 새로운 성장 포인트를 맞이하고 있다.
마스크 수요가 급증하면서 베이징, 하얼빈, 톈진 등지에서는 마스크 자판기를 선보였다. 베이징에서는 지하철 10개 역에 마스크 자판기를 설치해 대중교통에서의 전염을 방지하고 있으며 자판기는 마스크에 더해 소독 티슈, 체온계 등의 방역물품을 제공한다. 자판기 스크린으로 마스크를 고른 후 모바일로 QR코드를 스캔해 구매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약국에 가지 않고도 약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상비약 자판기, 교차 감염을 방지할 수 있는 스마트 티슈 자판기 등은 공공 보건의식 향상으로 수요가 증가했으며 곡물 자판기는 코로나 급증으로 이동이 통제되던 시기에 많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자판기도 스마트하게~ 현금 대신 휴대폰, 얼굴인식으로 결제
중국의 자판기는 크게 3단계에 걸쳐 발전했다. 1단계는 초기의 자판기 형태로, 동전과 소액 지폐만 투입해 사용할 수 있으며 온도 조절 기능이 미약해 저온 음료수만 판매가 가능한 단계다. 2단계부터는 온도 조절 기능이 강화돼 따뜻한 상품 판매가 가능해졌으며, 음료뿐만 아니라 식품까지도 판매가 가능한 단계다. 3단계는 기존 자판기에 인터넷을 결합한 형태로, 모바일(QR코드 스캔)이나 안면인식으로 간편히 결제가 가능한 ‘스마트 자판기’다.
2017년 ‘신유통(新零售)’의 개념이 대두되면서 자판기는 ‘스마트’시대에 접어들었다. 인터넷을 결합함으로써 자판기의 판매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데 사용할 수 있으며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자판기의 고장이나 부족한 재고 등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아울러 스마트 자판기는 모바일 결제와 안면인식 결제 기능을 제공해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어 코로나19 전파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위생적인 형태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시장에 무인 판매점이 속속 들어서면서 무인 판매 분야는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다. 자판기는 낮은 임대료와 무인 시스템으로 자본시장과 유통업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와 유관부문에서는 자판기 산업 표준을 정비해 업계 발전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중국 프랜차이즈 경영협회는 무인상점운영지침을 발표하고 현지 중국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무인 판매점을 대상으로 상품관리, 사후서비스, 점포 내 안전 및 응급처지 등 입지선정 등을 규범화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자판기는 소매업계의 중요한 매개체로 떠오르고 있으며, 특정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적은 임대면적만을 사용하기에 각광받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음료 자판기의 비중이 가장 높으나 생과일주스 자판기, 커피 자판기, 아이스크림 자판기, 마스크 자판기 등 상품의 종류에 관계없이 다양한 유형의 자판기가 등장해 다양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 자판기는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해 향후 중국 시장에서 보편적으로 자리할 것으로 전망되며, 더불어 중국 자판기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