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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날개 단 日 고령친화식품...식사부터 디저트까지 '다양'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고령자를 위한 식사부터 디저트 제품까지 일본의 고령친화식품이 다양해지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고령친화식품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려해 '고령자', '시니어' 등 문구를 삭제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돕고 있다.

3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KATI에 따르면 일본 사회의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개호식품을 필요로 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2019년 9월 일본 총무성 발표에 따르면 일본의 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3588만 명으로 총인구의 28.4%를 차지해 과거 최고치를 경신했다. 100세 이상 고령 인구도 7만 명을 넘어 49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이 중 개호(介護)가 필요한 고령 인구(2019년 10월 기준)도 681만 명에 이른다. 개호가 필요한 고령 인구뿐만 아니라 일반 고령 인구도 건강 상태에 따라 섭취가 필요하거나 제한이 필요한 음식 및 영양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일본의 관련 식품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특징을 가진 고령친화식품을 개발·출시하고 있다.


메이한식품은 부드러운 식사 위주의 기존 상품 외 부드러운 디저트 제품인 두부 푸딩을 연말연시 백화점의 오세보용 선물 상품으로 판매했다. 

두부 푸딩은 개호식품을 선물로 주고받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소비자를 위해 상품 포장과 디자인을 백화점의 일반 선물 상품들처럼 만들었으며 이 점이 소비자의 큰 호평을 받아 연말연시에만 1000세트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 올여름에는 오츄겐(お中元) 선물용으로도 판매될 예정이다. 

오세보와 오츄겐은 평소에 신세를 진 친척이나 지인에게 선물을 보내는 일본의 문화로 연말연시에 보내는 선물을 오세보, 음력 7월 보름 전후에 보내는 선물을 오츄겐이라고 한다.

아사히그룹식품은 고급 일식당 ‘나다만’과 공동으로 개발한 개호식품을 선보였다. 

해당 제품은 고급 일식당인 나다만의 모양과 재료 본연의 맛을 20년간 개호식품을 생산해온 아사히그룹식품의 노하우를 접목해 만든 상품이다. 양사는 40대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나다만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홍보를 통해 보다 많은 소비자에게 개호식품을 알려나갈 예정이다.

의료식품 도매 전문업체인 미시마상사는 의료시설 및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개호식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판매망을 바탕으로 PB상품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저염, 저단백질 개호식품과 함께 9종류의 냉동도시락 제품도 취급하고 있다. 또한 카고시마현 아마미오시마의 명물인 흑당 소주 ‘렌토’로 만든 렌토 젤리도 판매하고 있다. 알코올이 2.9% 함유된 렌토 젤리는 흑당소주(렌토)에 비해 알코올 흡수가 느리기 때문에 식사 제한으로 주류를 섭취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일본의 대표 개호식품 제조업체 큐피는 개호식품에 사용되는 쌀과 재료를 부드럽게 가공 처리하는 기술로 6개의 특허를 획득, 다양한 개호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큐피가 판매중인 시판용 개호식품은 약 60종류에 이르며, 주식뿐만 아니라 반찬과 디저트 등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UDF 개호식품 규격(일부)>

한편, 일본은 소비자의 선택을 돕는 개호식품 통일 규격인 UDF를 운영 중이다. UDF는 유니버설 디자인 푸드(Universal Design Food)의 약칭으로 일본개호식품협회가 지난 2002년 만든 개호식품 통일 규격이다.

기존에는 업체별로 상이했던 개호식품 규격이 UDF 규격으로 통일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보다 자신에게 맞는 개호식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됐고 업체들은 UDF 규격에 맞는 개호식품의 제조·판매를 통해 제품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2019년 일본개호식품협의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UDF 규격 개호식품 총생산량·생산액은 2017년 대비 각각 10.2%, 14.9% 증가했으며 등록된 제품 수도 2103개로 5년 연속 시장이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가정용과 업무용의 비율은 25.7% 대 (‘17년 23.1%) 74.3%(’17년 76.9%)로 대형 슈퍼마켓 및 드럭스토어 등 취급 점포가 증가함에 따라 가정용 개호식품의 판매도 확대되고 있다.

aT KATI 관계자는 "최근에는 맞벌이 및 단신 고령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가정용 개호식품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기존의 죽과 같은 제품 외에도 생활 스타일, 건강 상태 등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개호식품이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일본의 개호식품 시장은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개호식품 및 UDF 규격 등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다면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한국의 관련 시장에도 좋은 참고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