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9 (일)

식품

[업계는 지금] "갓 구운 빵처럼"...'냉동빵' 제빵업계 지각변동 부르나

급속 냉동기술로 제품 본연 맛.질감.품질 유지, 유통기한도 길어
가정에서 전자레인지.에어프라이어로 갓 구운 빵 즐길 수 있어
CJ제일제당.신세계푸드 등 식품업계, 냉동빵으로 베이커리 역영 확장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자주 찾았던 주부 임다영 씨(39)에게 최근 변화가 생겼다. 제과점이 아닌 마트에서 빵을 구입하는 것이다. 임 씨는 바쁜 아침 식사대용식이나, 아이들 간식으로 빵을 자주 이용한다. 그러나 늘 짧은 유통기한이 불만이었던 임 씨가 최근 눈을 돌린 것은 바로 '냉동빵'이다. 임 씨는 "(제과점에서 산)빵은 유통기한이 짧아 먹다 남은 것은 버리기 일쑤였다. 냉장실에 넣어 뒀다 토스트기에 돌려 먹기는 하지만 처음 샀을때 그 맛이 안난다"며 "결국 절반은 음식물쓰레기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트에서 우연치 않게 냉동빵을 봤는데 냉동실에 보관해뒀다가 원하는 만큼씩 에어프라이어에 돌려 먹으면 갓 구워져 나온 빵 맛이 난다. 유통기한도 길어 버릴 일도 없다"고 했다.


국내 베이커리 시장에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냉동베이커리(frozen bakery) 시장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면서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중심이던 제빵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냉동베이커리는 급속 냉동기술을 제조 공정의 특정 단계에 적용해 제품 본연의 맛과 질감, 일정한 규격과 품질을 유지하면서 유통기한을 늘린 베이커리를 말한다. 소비자는 냉동상태로 구입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전자레인지, 에어프라이어 등 간단한 조리로 갓 구운 빵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브리또, 크로크무슈, 페스츄리 제품이 대표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냉동베이커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71억 원이다. 올해는 지난 9월 기준 1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성장했다. 연말에는 2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성장에는 가정 내 에어프라이어의 보편화가 한 몫했다. 또한 최근 소비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가면서 베어커리 역시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식품업계에서는 발 빠르게 냉동베이커리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냉동베이커리 시장을 겨냥한 '고메 베이크'를 출시, 시장 선점에 나섰다. 지난달 출시된 고메 베이크는 에어프라이어에 최적화된 전용 반죽을 개발해 빵의 풍미, 결, 식감을 살려 전문 베이커리 수준의 맛 품질을 구현했다. 고메 베이크 외에도 '고메 베이커리 생지' 제품도 함께 선보였다. 이 제품은 빵 반죽 상태인 생지를 급속 냉동한 페스츄리 6종과 스콘 2종 등 총 8종이다. CJ제일제당은 이들 제품으로 냉동베이커리 시장에서 지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베이커리에서 빵 나오는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집에서 간편하게 갓 구운 빵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적극 알릴 것"이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냉동 베이커리 시장을 겨냥해 취식 형태를 고려한 식사빵, 간식, 디저트 형태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시장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밀크앤허니 냉동 케이크 ‘ㅋㅇㅋ’ 2종을 출시하며 온라인 베이커리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온라인 베이커리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지난달 프리미엄 베이커리 ‘베키아에누보’의 냉동 케이크 3종을 출시한 신세계푸드는 최근 1~2인 가구 소비자들이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1만원 이하의 냉동 케이크를 디저트로 선호하는 것에 주목했다.


냉동 케이크 ㅋㅇㅋ는  ‘스노우 티라미수 크림케이크’, ‘크림치즈 당근케이크’ 등 2종으로 구성, 1~2인 가구가 한번에 즐기기 쉽도록 340~350g의 사이즈로 상온에서 해동 후 간편하게 전문점 수준의 디저트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삼양사는 식자재유통사업 브랜드 '서브큐'를 통해 냉동베이커리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8회 서울 카페쇼'에 참가해 스위스 냉동베이커리 브랜드 '히스탕(Hiestand)'을 신규 런칭하고 다양한 냉동베이커리 제품을 선보였다. 삼양사는 지난 2017년 유럽 1위의 냉동베이커리 기업 아리스타(Aryzta) 그룹과 손잡고 냉동베이커리 사업에 진출했다. 이번에 론칭한 히스탕 역시 아리스타 그룹의 브랜드 중 하나다.


삼양사 관계자는 “냉동 상태로 유통, 보관하다 먹기 직전 조리하는 냉동베이커리가 신선하고 맛있는 빵을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며 “서브큐는 냉동베이커리를 통한 패스트 프리미엄을 실현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냉동베이커리는 이미 해외에서는 보편화돼 있다. 국내에서도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소비자가 냉동베이커리를 구입해 가정에서 일상화는 아직 생소하다.


일본의 경우 카페나 레스토랑, 노래방, 테마파크 등 발효기기가 없는 시설이나 점포에서의 냉동베이커리 취급이 증가하고 있다.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냉동빵 생지, 냉동빵 시장규모는 1765억 엔(약 1조 9377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103.2% 증가했다. 2023년에는 1959억 엔(약 2조 1507억 원)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냉동베이커리에 대한 수요는 고령화에 따른 일손 부족과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냉동베이커리의 장점은 반죽공정이 없어 노동력 및 작업시간의 감소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정체돼 있는 제빵업계에 냉동빵은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도 냉동빵 시장 진출을 시도한 기업이 있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며 "최근 에어프라이어의 이용률이 급격히 늘면서 오븐을 사용하지 않고도 가정 내에서도 간편하게 냉동빵을 즐길 수 있게 돼 이를 찾는 수요는 계속 늘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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