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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국감] 정부, 68년간 CJ대한통운에 일감몰아주기...'정부양곡 운송' 독점

최근 5년간 지급한 운송비만 1000억원… 농식품부 “타 운송업체, 조건 충족 못해”
박완준 의원 "경쟁 입찰공고 낸 적 없어, 수의계약만 고입 시장원리 배치된다"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CJ대한통운이 1950년부터 68년간 정부관리양곡 운송사업을 독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최근 5년간 CJ대한통운에 지급한 운송비만 약 1천 억 원에 달한다. 


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충남 천안을)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정부양곡 운송 계약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1950년에 처음으로 현 CJ대한통운의 전신인 ‘한국미곡창고주식회사’와 정부양곡 운송계약을 체결했다. 정부의 CJ대한통운에 일감 몰아주기는 단 몇 년에 그치지 않고 무려 68년 동안 이어졌다.

CJ대한통운의 전신은 1950년 ‘한국미곡창고주식회사’로 1963년 회사명을 ‘대한통운주식회사’로 변경했다. 택배사업은 1993년부터 시작했으며 2011년부터는 CJ계열사에 편입돼 오늘날의 ‘CJ대한통운’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양곡’이란 정부가 공공비축 혹은 시장격리 등을 목적으로 민간으로부터 매입해 정부차원에서 관리하는 양곡을 말한다.  

수입쌀을 제외한 국내산 정부양곡은 전국 농촌 각지에서 일정 기간 동안 수매되며 ‘CJ대한통운’은 정부가 수매한 양곡을 그때그때 지정된 보관창고로 운송하게 된다.  지난해의 경우 정부가 수매한 정부양곡은 약 71만 톤으로, 4500여 개에 달하는 전국 창고에 나눠져 보관됐다. 



정부양곡은 ‘양곡관리법’에 따라 국기가관용, 가공용 등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지자체가 판매를 대행하며 CJ대한통운은 해당 물량을 보관창고에서부터 수요처로 또다시 운송하게 된다. 지난해 정부가 판매한 정부양곡은 약 94만 톤이며 올해 6월 기준 전국에 남아있는 정부양곡 재고량은 188만 톤가량이다.  

정부양곡의 관리 주체는 국가와 지자체이지만, 보관 ‧ 수송 ‧ 가공 등 각 분야는 정부가 민간과 도급계약을 체결해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 유일하게‘수송’분야만이 단 한 개의 기업에서 반세기 넘게 독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박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매‧판매 등의 과정에서 발생한 정부양곡의 운송물량과 운송비는 각각 667만 5000톤, 1256억 8200만원이다. 일부 TRQ 수입쌀의 국내 첫 운송작업을 제외하면 CJ 대한통운이 최근 5년간 가져간 운송비만 약 1000억원이 넘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CJ대한통운과의 68년간 장기 수의계약에 대해 “정부양곡 운송업무는 전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운송이 가능해야 하고 화물연대 파업이나 전시 등 비상상황 발생 시에도 긴급 운송이 가능해야한다”면서 “현 계약업체 외에 시군 단위의 전국 조직망과 쌀 운송에 대한 전문성, 적정 수량의 양곡운송 차량을 직영으로 보유한 업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정부양곡의 특수성을 인정하지만 정부가 그동안 경쟁 입찰공고를 한 번도 내지 않고 수의계약만을 고집해온 것은 시장원리에 배치되는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진입장벽이 너무 높은 것은 아닌지 계약 조건 등에 대해 농식품부가 객관적으로 검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