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스프 시장에서 여름은 비수기로 통한다. 겨울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소비가 드문 시기다. 일본 식품 제조업체는 여름철 소비 확대를 위한 신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용기의 변화다. 레토르트, 페트병 등 용기의 종류를 늘려 폭넓은 층의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쿄지사에 따르면 일본의 스프 시장은 맞벌이세대 및 1인 가구 증가, 고령화 확대 등으로 집에서 간편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스프 시장이 매년 확대 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매월 실시하는 가계조사에 따르면 뜨거운 물만 부어 먹을 수 있는 '건조 스프'에 대한 지출이 2006년 1927엔(약 1만 9210원)에서 2017년 2899엔(약 2만 8910원)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특히 겨울철 10~3월은 4~9월에 비해 1.4배 정도 소비된다.
스프는 겨울 음식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여름철 소비 확대가 제조업체들이 가진 과제이다. 이에 일본 식.음료 업체는 차가운 인스턴트 스프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신기술의 도입으로 맛의 종류 뿐 아니라 마시는 환경에 맞춰 레토르트, 페트병, 종이 팩 등 용기의 바리에이션도 늘려 폭넓은 층의 소비자에게 어필한다.
폿카 삿포로 푸드&비버리지는 유명 쉐프가 감수한 기존의 인기 레토르트 스프 시리즈 '짓쿠리 코토코토'에 '비시소와즈' 등 냉스프 3종을 추가했다. 북해도산 생크림과 야채를 사용해 “레토르트상품인데 고급스럽다”는 평이다. 맛 이외에 신경을 쓴 것은 용기다. 폿카는 직장에서나 이동할 때 손쉽게 마실 수 있도록 자동판매기에서도 구입할 수 있게 뚜껑이 있는 캔 스프를 개발했다.
아지노모토사는 2014년에 발매한 '차가운 우유로 만드는' 스프 시리즈에 '토마토 포타주'를 지난 2월 도입, 차가운 액체에서는 크림 계 특유의 걸쭉함이 없어지고 과립이 잘 녹지 않아 바닥에 뭉치기 쉽지만 이 시리즈는 해조 유래의 점증제를 사용한 특허의 배합 기술로 단점을 극복했다. 아지노모토사는 매년 종류를 늘리고 있다.
키코만은 토마토를 베이스로 한 냉스프 'PANTO'를 출시했다. 실내에서도 야외에서도 손쉽게 마실 수 있도록 페트병을 사용했다. 빵과 야채가 있는 생활을 전달한다는 콘셉트로 빵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스파초와 바질 풍미의 두 종류의 스프를 선보였다.
aT 도쿄지사 관계자는 "제품의 수요가 떨어지는 시기라고 포기하지 않고 시장 활성화에 힘을 쏟는 각 메이커의 노력과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의 단점을 극복해 나가려는 점 등이 눈이 띈다"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일본 소비자 트렌드에 발 맞춰 새로운 한국 농식품을 지속적으로 일본 시장에 선보여 판로를 확대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