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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식감·탈계절·소용량’ 일본 과자 상식을 깨다

 

[푸드투데이 = 금교영기자]  일본 과자 시장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단단한 식감의 과자나 계절과 상관없이 선호되는 제품, 소용량 상품들이 일본 과자시장의 새로운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기호 변화에 대응한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코트라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최근 일본인 모든 연령대에서 단단해 씹는 맛이 느껴지는 과자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전에는 대체적으로 부드러운 식감의 치아에 무리가 가지 않는 과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과자를 먹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상대적으로 씹는 맛이 느껴지는 단단한 식감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부응해 과자 업계에서도 단단한 식감을 내세운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과자 제조업체 코이케야에 따르면 단단한 식감의 감자칩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50억엔에 달했다. 이는 4년 전에 비해 32% 증가한 수치다. 코이케야 제품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기존 12%에서 17%로 늘어나며 단단한 식감의 감자칩 매출이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젊은 층 뿐만 아니라 전통 과자 중 하나인 센베(부채과자)를 선호하는 40~60대까지 고루 분포돼있는 것이 특징이다.


김광수 코트라 도쿄무역관은 “치과 기술의 발달로 튼튼한 치아를 가진 고령자가 증가하며, 씹는 감을 느낄 수 있는 단단한 식감의 과자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계절의 경계도 희미해지고 있다. 겨울철 아이스크림의 시장점유율이 2010년 14%에서 2015년 17%로 증가했다.


모리나가 유업의 제품 ‘파르무’의 겨울 매출이 지난 5년간 2배로 증가하는 등 아이스크림은 주로 여름에 먹는다는 인상이 강했으나 겨울철에도 수요가 증가하면서 계절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겐다즈 재팬 마케팅 본부 담당자는 “겨울에는 제조과정에서 외부 공기가 특히 통하지 못하도록 건조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 아이스크림을 더욱 맛있게 만든 인기 요인인 것 같다”며 “더 이상 아이스크림은 시원함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닌, 고급 디저트로서 찾는 소비자가 많으므로 탈계절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맞춰 업체들은 여름철의 상쾌한 느낌의 제품과는 반대로 ‘진한 맛’과 ‘고급스러움’을 내세운 겨울용 아이스크림을 속속들이 출시하며 겨울 아이스크림 붐을 견인하고 있다. 


아카기 유업은 처음으로 고급형 독자 브랜드 ‘이벨 아이스디저트’를 지난해 11월 선보였고, 메이지 또한 저렴한 대용량 제품 ‘엑셀 슈퍼컵 시리즈’에 조각 딸기케이크를 이미지화한 고급 라인을 새롭게 출시했다.


초콜릿 역시 계절을 타지 않는 제품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더위로 인해 잘 녹아 여름에는 부진했던 초콜릿이 건강 계통의 상품으로 약진하며 여름철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메이지의 ‘초콜릿 효과’ 시리즈는 카카오의 분량을 높이며 올해는 2년 전의 2배 규모인 100억 엔을 매출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여성 직장인을 주 타깃으로 삼은 소용량 상품의 인기도 꾸준히 늘고 있다.


여성들이 사회 진출이 증가하면서 사무실 근무 중 간단한 간식용으로 적합한 소용량 과자의 수요 또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적정량을 먹을 수 있다는 점과 다이어트 중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대용량보다는 간편함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보급됨에 따른 소비 변화라는 해석이다.


편의점은 소용량 PB(자사 브랜드) 상품을 출시하며, 부담 없는 가격대에 간편히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자리잡고 있다.


세븐일레븐 재팬은 지난해 말 소용량의 구운 과자 라인업을 쇄신 ‘세븐 카페’ 브랜드로 약 20개 품목을 선보였다. 백화점 등에서 상자단위로 판매하는 과자를 낱개로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과자 제조업체 그레이프 스톤의 인기제품 ‘슈가버터의 나무’를 237엔 소용량 제품으로 발매했다. 해당제품의 지난해 매출은 2015년에 비해 30% 증가하며 소용량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었음을 증명했다.


김 무역관은 “복잡한 소비시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소비동향 데이터를 꾸준히 분석하며 기존의 상식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국내 기업 역시 일본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참고해 과자 등의 식품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