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얼(cereal) 제품을 꾸준히 섭취하면 고혈압 발생 위험이 81%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시리얼은 ‘ 푸레이크’ㆍ‘ 프레이크’ 등 곡류를 더 이상 조리하지 않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가공한 제품을 가리키며 외국에선 RTEC(ready-to-eat-cereal)이라고 부른다.
27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안산대 식품영양학과 정진은 교수팀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2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의 원자료를 이용해 6601명(1∼75세)의 시리얼 섭취 상태와 고혈압ㆍ비만ㆍ당뇨병 등 각종 만성 질환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한국인의 시리얼 섭취실태와 영양 및 건강상태와의 관련성 연구)는 ‘한국영양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논문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시리얼 섭취율은 3.8%였다. 시리얼 애호가들의 하루 평균 시리얼 섭취량은 28.5g(남성 33.9g, 여성 23.9g)이었다. 연령대별론 12∼18세가 하루 평균 35.6g을 섭취해 가장 많았다.
정 교수팀은 논문에서 “시리얼을 섭취하면 고혈압 발생 위험이 81%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통밀ㆍ현미 등 통곡(whole grain)이 주재료인 시리얼에 함유된 엽산ㆍ마그네슘ㆍ칼륨ㆍ식이섬유 등 덕분에 고혈압 위험이 낮아진다고 해석한 미국의 연구결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칼륨ㆍ마그네슘은 혈압을 올리는 나트륨(소금) 성분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미네랄이다.
이 연구에서 시리얼 섭취그룹의 수축기(최고)와 이완기(최저) 평균 혈압은 각각 109.9ㆍ72.7 Hg로 시리얼 비(非)섭취그룹의 117.6ㆍ76.4 Hg보다 낮았다.
시리얼 섭취그룹과 비(非)섭취그룹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시리얼을 즐겨 먹는 사람의 평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중성지방 수치는 각각 177.6ㆍ105.3 / 로 비(非)섭취그룹의 189ㆍ134.1 / 보다 낮았다.
또 시리얼을 섭취하면 비만 위험은 14%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연구팀은 각자의 체중( )을 키(m로 환산)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판정했다.
시리얼 섭취는 또 복부 비만의 발생 위험도 19% 줄여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허리둘레가 남성 90 이상, 여성 80 이상이면 복부 비만으로 간주했다.
시리얼을 섭취하면 당뇨병과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도 각각 24%ㆍ32%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공복(空腹) 혈당이 126 / 이상이거나 당뇨병 약을 복용 중이거나 인슐린 주사를 맞고 있거나 의사로부터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을 당뇨병 환자에 포함시켰다.
정 교수팀은 “시리얼에 함유된 식이섬유ㆍ마그네슘ㆍ비타민 E 등이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특히 식이섬유는 혈당이 서서히 오르내리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남성 의사들을 19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선 시리얼을 주(週) 1회 이하 섭취자에 비해 주 7회 이상 시리얼 섭취자는 당뇨병 발생 위험이 31%, 주 2∼6회 섭취자는 24%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시리얼 섭취자들은 비(非)섭취자들에 비해 칼슘ㆍ비타민 B군ㆍ비타민 C 섭취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에선 아침에 시리얼과 우유를 먹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정 교수팀은 “한국인의 시리얼 섭취율이 아직 낮고 특히 식사 대신 시리얼을 즐기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며 “영양 상태를 개선시킬 뿐 아니라 질병 예방에도 이로운 시리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