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하면 '우황청심원', '쌍화탕',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몇 개의 상품이 떠오른다. 머릿속에 쉽게 떠오르는 제품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오랫동안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친숙한 제품으로 자리 잡아왔다는 의미다. 외환위기 당시 부도위기 상황까지 몰렸지만, 위기에 굴하지 않고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을 개발해 연이어 히트시키며 재기와 대역전에 성공한 광동제약이 이번엔 국내 생수 시장 1위 '제주삼다수'의 판매권을 획득하면서 10대 제약사로 도약할 기회를 얻었다.
광동 반세기 한방 외길의 서막, '우황청심원'.'광동쌍화탕'
광동제약의 전신은 1963년 ‘한방의 과학화’를 목표로 세워진 광동제약사다. 창업자 최수부 회장은 군 제대 후 보약 ‘경옥고’를 만들던 고려인삼산업사에서 일하며 제약업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3년간의 외판원 생활로 종자돈 300만원의 창업자금을 마련한 최 회장은 1963년 10월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에 가건물을 지어 광동제약사를 창립하고 '광동 경옥고'를 직접 생산, 판매하면서 한방 외길 반세기 역사를 시작했다.
1969년 12월 포장 건재 약품 생산에 성공해 매출액 20억원을 달성하고, 1972년 5월 변비약 '쾌장환'과 부인병 치료제 '비너스환'을 생산, 판매하기 시작한 광동제약사는 1973년 9월 13일 회사를 법인으로 바꾸고 이름을 광동제약(주)으로 변경했다. 그 해에 광동제약의 간판 상품 중 하나인 '거북표 우황청심원'의 제조 허가도 받아냈다.
광동제약을 세상에 알린 제품은 쌍화탕. 1975년 서울신약을 인수하면서 질 좋은 재료로 쌍화탕을 개발, 7월 '광동쌍화탕'을 출시했는데, 기존의 쌍화탕 보다 두 배 비쌌지만 쌍화탕다운 쌍화탕이 나왔다는 평가 속에 출시 첫 달에 30만병이 팔리며 '히트상품'이 됐다. 약사들이 감기약을 제조해주면서 '광동쌍화탕'을 붙여 팔면서 생산 6개월만에 월 판매량 150만병을 기록했고, 지금도 쌍화탕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쌍화탕 전쟁 12년, IMF 부도위기...애사심으로 극복
1985년 광동제약이 10년 동안 질주하던 쌍화탕 시장에 조선무약이 쌍화탕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이른바 '쌍화탕 전쟁'이 시작된다. 광동제약은 가격을 내리는 작전으로 맞서는데, 이때부터 두 회사가 쌍화탕 가격을 계속 인하하기 시작했다. 제품 원가보다도 낮은 가격으로 쌍화탕을 판매하면서 한 달 손실액만 7억~8억원에 이르는 출혈전쟁은 12년간 지속됐는데, 외환위기 이후 조선무약이 부도를 내면서 막을 내렸다. 이 사건의 여파로 광동제약도 1998년 1차 부도를 맞는 등 회사 존폐위기에 몰렸다.
이 때 노동조합이 상여금을 전액 자진 반납키로 결의하자 최 회장은 곧바로 자신의 광동제약 주식 10만주(당시 시가 9억원 상당)를 종업원들에게 무상으로 양도했고, 직원들은 다시 화답이라도 하듯 노사발전추진위원회를 만들어 30분 조기출근, 30분 더 일하기 운동 등을 펼치며 위기를 극복해 냈다.
'비타500'.'광동옥수수수염차'의 공전의 히트, 출시 5년만에 박카스 추월
회사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것은 비타민 음료 '비타500'. 2000년 당시 국내에 비타민 열풍이 몰아치자 '비타민을 왜 약국에서만 사야 하는가, 누구나 마실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비타민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정제(또는 과립) 형태의 의약품 외에 상품화된 것은 없었다. 결국 드링크 형태의 비타민 제품을 만들기로 하고 첫맛과 끝맛, 목넘김과 마시고 난 후의 잔존감까지 완벽한 제품을 만들고자 무려 50번이나 시제품들을 만들어가며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혀를 사로잡았다.
2001년 2월 첫선을 보인 '비타500'은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발매 첫해에 53억원 어치의 제품이 팔렸고 출시 1년 6개월 만에 1억 병 판매를 돌파했다. 이듬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히트상품' 반열에 올랐고 2004년부터는 북미지역에도 수출되기 시작했다. 출시 4년 만인 2005년 판매 10억 병 돌파, 매출 1212억원의 '슈퍼 히트상품'으로 성장한 '비타500'은 그해 한국능률협회가 선정하는 마케팅대상의 명품 브랜드상을 수상하고, 마침내 출시 5년 만에 드링크 시장에서 41년 동안 1위 신화를 지켜가던 '박카스'의 아성을 허물게 된다. '비타500'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2007년 판매 15억 병, 2008년에는 20억 병을 각각 넘어섰다. 현재 '비타500'은 월 4,000만병 이상, 연간 5억병 가량 판매돼 대한민국 국민이 한달에 한병 마시는 국민건강음료로 자리 잡았다.
2006년 7월에는 또다시 ‘광동옥수수수염차’를 시중에 선보이며 차음료업계에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냈다. '옥수수수염차'는 예로부터 한방에서 이뇨작용과 부기제거에 효능이 있다는 옥수수수염에서 착안, 전통적인 옥수수차의 구수한 맛과 옥수수 수염의 기능성이 가미돼 녹차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소비자 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차 음료로 출시됐다. '옥수수수염차'는 출시 2년 만에 1억 5천만병을 판매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제주삼다수 시너지', 10대 제약사 도약
연간 5500억원에 이르는 생수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제주 삼다수'. 2012년 12월부터는 그 동안 농심이 가지고 있던 '삼다수'의 판매권을 광동제약이 가져오게 됐다. 지난 해 농심의 '삼다수' 매출은 1200억~1900억원으로 추정돼 광동제약은 '삼다수' 판매로 연간 600억~800억원 가량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3133억원이었던 연간 매출 규모가 단번에 4000억원에 육박하게 되는데, 국내 제약업계 10위인 일동제약의 지난해 매출이 3385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1위 광동제약은 단숨에 10위 자리에 오르고, 지난해 매출 3815억원이었던 9위 LG생명과학도 추격권에 들어선다.
광동제약은 대표제품인 '비타500'과 '옥수수수염차'가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음료수 유통에 강점을 보이고 있어, 여기에 '삼다수' 판매권까지 더해질 경우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광동제약 측은 ""광동제약은 제주삼다수 국내유통사업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로써, 제주개발공사가 갖고 있는 일정과 계획에 충실히 임함으로써, 향후 제주도민과 삼다수를 애용해 온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삼다수를 만나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