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폴리스 익산’의 정체성 탐사(6)

  • 등록 2011.06.15 10: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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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획·가공 활발한 수산물 보고 '전북'

동북아 푸드메카는 이미 시작됐다.


예정보다 1년 정도 늦춰졌으나 2015년 익산에 들어설 국가식품클러스터(FOODPOLIS)는 이미 올 3월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의 본격 가동으로 기업유치 활동, 교류협력, 홍보사업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푸드폴리스의 익산 조성 배경을 국가식품클러스터센터 김영애 과장으로부터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해 총 6회에 걸쳐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수산물 어획.가공의 보고로서의 전북의 특장점에 대해 살펴본다. / 편집자 주


수산물 시장 진화 첨병역 ‘참바다’  근거지 
뽕잎고등어.곰소젓갈 등 수산물 지평 확대

 
신선도 때문에 택배가 어려웠던 수산물 시장에 일대 변혁을 꾀한 이가 있다. 수산물의 홈쇼핑 시장을 연 이도 그였다. 고창 신림면에 있는 ‘참바다(대표 김종학)’는 그 중앙에 있는 기업에 다름 아니다.


‘참바다’는 외로운 선구자의 고충을 그대로 겪어야 했다. 당시 5박6일이 대세였던 택배 시간을 1박2일로 앞당기는데도 관련업체와 줄다리기를 벌여야 했고, 포장에 필요한 드라이아이스도 전국을 헤맨 뒤에야 적정제품을 찾는 게 가능했다.


결국 농수산홈쇼핑에서 최고 고객이라는 타이틀을 누리며 수산물시장의 진화를 이끄는 데는 이 같은 숨은 노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최근 수산물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면 ‘고등어’ 진화도 눈에 띈다. 한동안 ‘안동 간고등어’ 한계에 갇혀있던 시장이 보성·남해 특산품인 ‘녹차고등어’와 부안 ‘뽕잎고등어’로 삼분됐음은 물론이다.


그뿐인가. 부안수협(조합장 김진태)이 판매하고 있는 ‘뽕잎고등어’의 도약은 눈이 부실 정도. 해썹(HACCP)시설까지 갖춰 대만에 이어 내년부터는 각국 수출도 내다보는 중이다.


젓갈시장도 역시 변화중이다. 역사성을 담보하고 있는 ‘곰소’가 대표적인 사례. 국내 시장점유율은 15%에 그치나 65개업체중 28개 업체가 직접 담근 젓갈을 판매하면서 국내최고 젓갈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는 연유다.

 


이는 청정바다인 곰소만을 끼고 있는데다 천일염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업계 전언. 충남광천·인천소래·충남강경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다른 지역은 사실상 제조보다 물류종합 개념이 강해 곰소젓갈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덧붙인다.


이처럼 전북에만도 수산물은 어획부터 가공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활약 중이다. 이들 모두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는 것이 물류의 중요성.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가 이들 기업들에게 날개를 달아줘야 한다는 당위성 또한 갖고 있음은 물론이다.


◆호기심으로 패러다임 바꾼 ‘참바다’


국내수산물 소비량은 연간 450만~500만톤. 반면 국내 수산물 생산량은 연근해 120만톤, 양식수산물 120만톤, 원양어획물 70만톤 등 2008년 기준 연간 320만톤 정도에 그친다. 부족량은 수입으로 대체하는 실정이다.


수입은 물론 수출과 내수 공급의 새장을 연 업체는 고창의 ‘참바다’. 칵테일 새우 수입을 처음 시도했고, 수산물 홈쇼핑 시장을 주도했으며 현재 수출도 준비 중이다. 이름하야 김 대표는 ‘국내 냉동수산물 시대’를 연 장본인인 셈이다.


그렇다고 그가 매번 승승장구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 그는 대형마트와의 거래에서 호된 학습과정을 거쳤다. 대기업 대형마트는 중소업체의 빨대산업에 다름 아니라고 목청을 돋우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신상품 개발이 시작될 당시 그는 전국 곳곳에 개장되고 있던 이마트 매장을 주목했고, 해물탕.알탕.해물철판볶음 등 3개 냉동상품을 런칭했다.


하지만 1년 반 정도 대박을 치던 중 이마트 측이 일방적으로 거래를 중단했고, 홈플러스와의 신선수산물 런칭 역시 비슷한 상처로 막을 내리게 된다.


이후 오프라인 사업과는 완전히 결별했다는 게 그의 설명. 대형마트는 중소업체와의 상생을 생각지 않는다며 자기가 사는 일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꼬집었다. 체인점을 150여개 갖고 있는 종합외식기업 놀부NBG에만 수산물을 공급한 것도 그런 연유다.


홈쇼핑도 별반 다르지 않아 해룡수산 엠디수산 다해수산 등 수산물기업 3곳이 급기야 문을 닫고 말았다는 첨언. ‘참바다’도 2년 동안 적자기간이 있었으나 철저한 현지구매 노하우로 버틸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참바다’가 현재에 이른 것은 무엇보다 그의 열정적인 호기심에서 기인한다. 런칭한 신상품만도 100여점. 언제든 가장 먼저 출발할 수 있는 자산으로 축적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식품산업인 만큼 안전과 청결을 보장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소신. 2005년 호텔급 공장을 지어놓고 수산물업계 강자를 자처한다. 이제 도내 식품기업과의 상생을 주목한다는 그는 컨설팅을 자처하고 놀부체인망을 이용한 새로운 사업도 구상중이다.


거기다 일본 대규모 식품 유통회사인 악세스사 진출권까지 확보해 조만간 일본수출도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참바다’는 2009년 미주에 이어 2010년 대만까지 진출한 바 있다.


◆새 지평을 연 부안 ‘뽕잎고등어’


고등어 꽁치 정어리는 기마민족의 문화산물. 말 안장에 달아두고 영양보충식으로 먹곤 했던 식품이다. 오래전부터 무역에 청어루트가 있을 정도로 이들 식품이 세계사에서 관심을 끌어왔던 것도 사실.


무엇보다 오메가3, DHA가 많이 들어있어 먹으면 보약이 된다고 알려져 있는 고등어가 새롭게 식품업계 킬러콘텐츠로 부상 중이다. 내륙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고등어를 간잽이로 만들어 먹었던 안동지역이 그동안의 대세였다면 부안수협 ‘뽕잎고등어’는 비린 맛을 없애주고 염도를 낮춘 신개념의 상품인 셈.


특히 100% 국산 참고등어를 이용한 ‘뽕잎고등어’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해 누구나 손쉽게 조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 만점. 젋은 층의 특허 받은 웰빙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런 연유로 부안수협의 대외적 위상은 최근 부쩍 올라가 전국 95개조합중 11위 수준을 자랑한다. 상위 10% 안에 들면서 인지도 역시 높아져 건실한 수협으로 자리매김중이다.

실제로 부안수협은 전북 4개 수협 중 유일하게 공적자금 지원 없이 자립한 상태. 지난해에는 해썹 인증으로 안전성까지 확보했으며 전북대부안RIS사업단과 함께 해외시장도 겨냥할 예정이다.


맛김도 부안수협의 또 하나 효자품목. 질 좋은 재래김을 구매해 그때그때 구워 파는 재래식을 고집하고 있다. 이 또한 소량 맞춤형이라는 전략을 내세워 고급시장을 공략중이다.

 
부안수협의 고집은 또 있다. 제철에 수매해서 제철에 판매하는 방식. 신선도는 물론이고 맛도 다른 제품들이 따라올 수 없다고 자신한다.


◆국내최고 시장 노리는 ‘곰소젓갈’


청정부안에서 수산물을 얘기하면서 ‘곰소젓갈’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 곰소젓갈이 역사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은 곰소만 청정 갯벌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수산물만 엄선하는데다 반세기 이상 천일염만을 고집해 온 곰소소금 때문이다.


거기다 변산반도 골바람과 서해낙조를 받으며 자연 숙성시켜 단백질과 칼슘 등 영양이 풍부한데다 감칠맛이 난다는 점 등도 이유로 꼽힌다.


박영수 곰소젓갈협회 회장은 액젓만큼은 곰소만한 것이 없다고 자랑한다. 65개업체중 28개 업체가 직접 담근다는 점이 내세울만한 경쟁력이라는 것. 매년 10~20%씩 성장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만도 230억원에 이른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그럼에도 강경이나 광천, 소래에 밀리는 이유는 특산품으로 지정이 안됐다는 점 때문. 박 회장은 분명히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음에도 부안군과 전북도가 이를 도외시한다고 주장한다.

 


실제 충남도에서 특산품으로 지정한 강경의 젓갈축제 비용은 15억 수준. 곰소는 1억원에 그친다며 강경지역의 새우젓 물타기 실태보도가 알려지면서 곰소젓갈의 매출이 늘어난 점은 다행이라고 박 회장은 지적했다.


박 회장 등 젓갈업계 노력으로 부안군은 2009년 곰소에 젓갈발효식품센터 기공식을 가졌다. 이후 사업비 50억원을 들여 젓갈 홍보관 체험학습실 식품관 등을 갖춘 지상 2층의 연면적 4361㎡ 규모의 센터가 지난해 10월 완공됐다.


김호수 부안군수는 “곰소젓갈센터가 건립되면 전국젓갈시장의 30%를 점유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제일의 젓갈시장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선포하기도 했다.


젓갈센터를 통해 곰소젓갈의 질과 홍보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전망. 내실을 갖춘 만큼 이제 전국최고 젓갈시장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장담한다.


박 회장이 이의 배경으로 내세우는 것은 젓갈의 맛을 좌우하는 ‘곰소천일염’. 천연 미네랄이 풍부한 해수를 태양열로 건조시켜 마그네슘 함량이 적어 쓰지 않고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박 회장은 소개한다.


다만 박 회장은 열악한 환경을 염려한다. 아무래도 재래방법을 활용하다보니 환경이 아주 열악하다며 특히 수출에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토로했다. 일본 바이어는 물론 관광객들이 맛을 보고 이내 매료되지만, 공장을 둘러본 이후 구매가 성사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올해 초 CJ경영연구소가 식품업체의 주목해야 할 카테고리로 꼽은 전통발효식품인 ‘젓갈’. 전통성과 역사성, 천혜환경 삼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는 ‘곰소젓갈’이 조만간 국내최고를 넘어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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