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오는 31일에 치러지는 농민대통령 선거가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대의원 간선제 방식으로 진행되며, 292명의 대의원 조합장이 투표를 통해 차기 농협중앙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전통적으로, 농협 선거는 지역간 결탁이 당락을 결정하는 지역선거 성향이 강하다. 지역구도의 틀 안에서 후보 자질이나 정책 역량은 그저 주변 변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번 농협회장 선거의 특징은 정책 이슈가 화두로 부상하면서 정책선거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역’과 ‘정책’이 팽팽하게 대립함에 따라, 선거판도의 균형추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무중력 국면이 장기화되는 흐름이다.
이번 선거는 지역변수와 정책변수가 격돌하는 여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3강구도’가 추려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남의 강호동 후보, 전북의 유남영 후보, 충북의 김병국 후보가 그들이다. 지역선거 득세시, 지역 기반이 견고한 강호동 후보와 지역 결속력이 강한 전북의 유남영 후보에게 표심이 향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정책선거 득세시, 압도적인 정책역량을 보인 충북의 김병국 후보에게 힘이 실리는 구조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가 지역선거가 우위를 보일지 아니면 정책선거가 지역주의를 밀어낼지 어떻게 일 수 있는가? 이를 위해 선거 국면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을 살펴보았다.
<농협중앙회장 주요후보 약력>
▪ 지역선거 후퇴 뚜렷
지역선거가 약진할 경우에는 ‘지역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반면, 지역선거가 후퇴할 경우에는 혼탁선거로 인한 ‘법률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첫째, 이번 선거는 지역선거의 꽃인 지역간 연합이나 결탁이 극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역간 결탁뿐만 아니라 지역내 단일화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역 균열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이성희, 여원구), △충청(김병국, 이주선), △영남(강호동, 최덕규), △호남(유남영, 문병완) 등이다. 일례로, 일부 후보들이 민망하기 짝이 없고 신뢰하기도 어려운 언론 플레이로 ‘인물 띄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 역시 지역구도 선가가 와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둘째, 이번 선거는 유례없는 ‘불법·탈법’행위가 횡횡함에 따라 검찰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운 형국이다. 심지어는 선거 이후에 농협이 법률 리스크에 직면해 경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법적 이슈들을 살펴보면, △금품제공설, △금감원 감사 의혹, △지역결탁을 노린 ‘괴문서 파동’, △선거자금 조달 의혹 등 사안들이 불량하기 그지없다.
이러한 현상들은 이번선거에서 ‘지역구도의 틀’이 와해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깜깜이 선거‘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지역주의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는 평이다. 따라서 지역을 기반으로 약진했던 주자들이 정책이나 자질검증의 벽을 넘지 못할 경우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 정책선거로 지역구도 틀 무너져
이번 선거의 최대 화두는 단연 ‘정책선거’가 정착되고 있다는 점이다. ‘깜깜이 선거’ 속에서도 후보들 간의 정책대결은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했다. 특히, 정책검증을 통해 지역주의에 편승하는 부실 후보를 걸러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이는 유권자의 표심이 지역에서 정책이나 자질검증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번 선거국면에서 정책검증을 통해 부상하는 주자로는 김병국 후보를 들 수 있다. 지역주의에 의존하지 않고 정책과 내용으로 승부해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호동 후보 역시 정책으로 대립하며 준비된 후보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이다. 김병국 후보와 강호동 후보가 정책 2강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는 가운데 실효성 있는 공약으로 전문성에서 경쟁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제 농협회장 선거는 대의원의 손으로 넘어갔으며, 유권자는 성숙한 선거문화를 정착시킬 책무가 있다. 또한, 지역구도와 정책구도가 대립하는 상황에서 유권자의 표심이 지역으로 향할지, 아니면 정책으로 향할지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