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250만 농민의 대표자' 역할을 하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사실상 막을 올렸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나는 가운데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이 벌써 시작된 분위기다.
특히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는 선거방식 대한 이견이 분분한 가운데 다시 직선제로 개편될지 주목된다.
8일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김병원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11일까지다. 공공선거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이하 위탁선거법)과 농협법에 따르면 임기만료 180일 이전에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선거 신청을 해야 하며 임기만료 40일 전에 선거를 치뤄야 한다. 이에 농협은 내년 1월 31일 전후 차기 중앙회장 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예정대로라면 내달 19일경부터 예비후보자 등록기간이 시작돼 제 24대 중앙회장 선거전이 펼쳐진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전국 조합장 1118명 가운데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 293명이 참여해 뽑는 간선제 방식이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지난 이명박 정부시절 전체 조합장이 직접 투표하는 직선제에서 대의원 조합장만 투표하는 간선제 방식으로 바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직선제를 두고 일명 '체육관 선거'라고 비판이 거세다.
농협중앙회장의 대표성이 미흡할 수 밖에 없고 소수 조합장의 표를 관리하기 위해 금품을 동원하거나 정치권의 간섭과 영향력이 심해지는 구조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이번 선거의 변수는? 직선제냐, 간선제냐
때문에 농업계에서는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협조합장 정명회 30여명 조합장과 좋은농협만들기운동본부, 농어업정책포럼은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중앙회장 직선제를 담은 농협법 개정안과 조합장 선거제도 개선을 담은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법 개정안’의 국회처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내년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이번 정기국회가 개정안 통과의 마지막 기회"라며 "농협개혁의 첫걸음인 선거제도가 조속히 개정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정기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릴레이 시위를 국회 앞에서 벌이는 한편 3개조로 나눠 농해수위, 행안위 국회의원과의 면담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농협 내부적으로도 직선제로 개편하는 것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직선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농업계 한 관계자는 "(간선제)현 제도로 바꾸기까지 오랫동안 논쟁이 있었고 중앙회장의 연임과 관련한 불행한 사건과 불명예 퇴진이 반복되는 등 여러 가지 이유와 환경이 법 개정에 영향을 미쳤다”며 "중앙회장선거를 직선제로 하는 것이 정답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직선제로의)개정방향은 역행이고 퇴보"라고 전했다.
선거 제도를 두고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간선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는 것.
농림축산식품부는 직선제에 대한 관련법 개정, 조합의 투표권 인정 범위 등 선결과제가 남아 있고 직선제의 경우 정치바람과 지역조합 통폐합 등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농협중앙회장은 어떤 자리?...비상근직이지만 영향력은 막강
농협중앙회장은 400조원의 자산과 농협을 책임지고 조합원 235만명, 농축협 조합 1100여개, 임직원 10만여명, 계열사 35개를 거느리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지난 2009년 농협볍 개정으로 상근직에서 비상근직으로 바껴 정관상 아무런 권한도 책임도 없지만 농협의 수장으로서 영향력이 막강하다. 또 은행, 보험, 증권, 유통 등 자회사의 지분을 농협중앙회가 가지고 있어 거의 모든 인사권을 회장이 행사한다.
연봉의 경우 억대에 이른다.
김병원 회장은 농민신문사 대표도 겸해 농협중앙회에서 3억 7000만원, 농민신문사에서 3억 5000만원을 받아 총 7억 2000만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좌하는 비서만 13명에 이르고 관용차로 에쿠스 등이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