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음료나 사탕, 젤리 등에 사용되는 '적색3호'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당장 국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제외국의 평가 결과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7일 CNN 등에 따르면 FDA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음료, 사탕, 시리얼 등에 사용되는 인공색소인 ‘적색 3호’(Red No.3)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적색 3호는 식품이나 약품 등에 사용되는 합성 색소로, 식품에는 젤리, 캔디, 빙과류, 음료수, 케이크 장식 등에 주로 사용된다. 1907년 처음 식품에 사용하도록 승인됐으며 1980년대에 고용량에 노출된 수컷 쥐에서 종양이 발견된 연구를 통해 이 색소가 발암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 됐다.
FDA가 적색 3호 사용금지를 명령함에 따라 식품 제조사들은 2027년 1월 15일까지 적색 3호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식이보충제, 약물 등의 경우는 1년의 유예기간을 더 받게 된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식품도 이 요구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FDA는 적색염료 3호와 인간의 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하는 연구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용 허가를 취소하기로 한 결정은 법적 문제라고 밝혔다.
FDA는 이미 1990년에 사람이나 동물에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첨가물은 델라니 조항에 따라 화장품과 국소 약물에서 적색 염료 3호의 사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식품 등에 대해서는 인체에 대한 직접적인 안전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허용해 왔다.
FDA는 이미 제조업체에 식품 라벨에 적색 3호 성분을 표시하도록 요구했다. 적색 3호는 'red 3' 및 'FD&C Red #3'으로도 표시돼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2023년 10월 주정부 차원에서 적색 3호를 포함한 일부 식품 첨가물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이는 2027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유럽연합(EU)도 어린이 행동 문제와 암 발생 가능성 때문에 1994년 일부 체리 제품을 제외한 식품에 대한 식용색소 적색 3호 사용을 금지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적색 3호가 과자, 캔디류, 빵류 등 20여 개 품목에 제한적으로 사용이 허용돼 있다.
국내 사용이 허가된 타르 색소는 녹색 3호, 적색 2호, 적색 3호, 적색 40호, 적색 102호, 청색 1호, 청색 2호, 황색 4호, 황색 5호 및 알루미늄레이트 등 9종 16개 품목이다.
국내에서도 타르색소 유해성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초등학교 앞과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젤리 103개의 한글표시사항을 조사한 결과, 타르색소를 사용한 젤리가 73개로 전체의 70%에 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박 의원은 아동과 노약자는 식용색소로 인한 알레르기 반응과 질병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있는 만큼 사용된 식용색소의 유해성을 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적색 3호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만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FDA가 적색 3호 사용을 금지했다는 것이)FDA의 공식발표 내용이 아니다. 여부에 대한 검토를 한다는 것이지 아직 정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 제파) 등 제외국의 평가 결과나 사용기준 개정 현황 등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면밀하게 검토해서 향후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라며 "필요성이 있다면 (사용 금지)하겠지만 적색 3호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제한이 없는 상태고, EU도 당절임 등에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