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 고지방에 칼로리가 높아 다이어트의 적으로 여겨졌던 땅콩버터가 최근 다이어터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땅콩버터에 함유된 불포화 지방산이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현상을 억제해서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40대 주부 김모씨는 "매일 아침 공복에 사과에 땅콩버터를 발라 먹고 있다"며 "연예인들이 즐겨먹는다는데, 포만감도 있고 다이어트에 좋다고 해서 매일 챙겨 먹는다. 아삭하고 달콤한 사과와 고소한 땅콩버터가 너무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최근 혈당을 조절해 다이어트를 하는 혈당 다이어트가 인기를 끌면서 땅콩버터 등 견과류가공품류의 매출도 덩달아 늘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땅콩 또는 견과류가공품류' 매출액은 2019년 3553억원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3년 5093억원에 이른다.
특히 땅콩버터는 2019년 45억원 이후 약 64% 성장해 2023년 74억원을 기록했다. 땅콩버터는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홈베이킹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수요가 증가했다. 또한 최근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혈당 조절 다이어트의 일환으로 땅콩버터를 활용하는 방법이 유행하면서 땅콩버터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혈당 조절 다이어트는 당, 탄수화물 등 고혈당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 시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가 발생할 수 있다. 혈당 스파이크가 발생하면 인슐린이 과잉 분비되며 지방이 연소되지 않아 살이 빠지지 않는다. 혈당 조절 다이어트란 급격한 혈당 상승을 방지하는 방식으로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고 체중을 감량하는 원리다.
땅콩 또는 견과류가공품은 같은 기간 3508억원에서 5019억원으로 43.1%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건강에 좋은 견과류를 간식으로 찾는 소비자가 증가했다. 코로나19 기준 중 '홈술족'이 늘어난 것도 견과류 매출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헬시플레저 등 건강 추구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당 함량이 적거나 과일, 견과류와 같이 원물의 맛.영양을 살린 간식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며 견과류가공품 수요가 증가했다.
특히 땅콩버터를 이용한 다이어트 식단이 인기다. 땅콩버터는 지방 함량이 매우 높아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식품군이었다. 그러나 2020년대 땅콩버터에 함유된 지방이 인체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불포화지방산이 대부분이며, 각종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들어있다고 알려지며 '건강한 다이어트 식품'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이후 방송 프로그램에 땅콩버터를 활용한 다이어트 식단이 노출되거나, 유명 연예인들이 커피, 사과 등을 땅콩버터와 함께 섭취하는 자기관리 노하우를 소개하며 땅콩버터를 활용한 다이어트 및 건강한 식단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는 다이어트를 위해 땅콩버터를 구매할 때에는 영양성분을 살펴보고 당, 소금 등 기타 첨가물 함량이 높은 제품은 피하고 땅콩 함유량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영양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기존 115개 품목 대상으로 이뤄지던 영양성분 의무표시를 '땅콩 견과류과공품류'를 포함한 176개로 확대 중이다. 2019년 매출액을 기준으로 순차적으로 시행 중이며, 현재는 50억원 이상 업소를 대상으로 시행 중이다. 2026년 1월 1일부로 2019년 매출액이 50억원 미만인 업소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음료.빵.주류와 견과류의 만남...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제품 출시
땅콩버터, 견과류의 인기에 힘입어 식음료 업계는 견과류 전문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출시하거나, 견과류 맛을 활용한 제품이 잇따라 출시 중이다. 음료, 빵, 주류, 육가공품에까지 견과류가 활용되며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옳곡땅콩버터'를 사용한 '옳곡 피넛버터샌드'를 선보였다. 옳곡피넛버터샌드는 옳곡땅콩버터크런치를 바르고, 식빵 사이에는 과육이 씹히는 사과잼을 넣었다. 옳곡땅콩버터크런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이 즐기는 모습이 방송되면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100% 땅콩버터로 땅콩 알갱이가 들어 있다.
연세대학교 연세유업은 연세우유 생크림빵의 첫 콜라보로 세계적인 땅콩버터 브랜드 '스키피(SKIPPY)'와 손잡고 '연세우유 피넛버터생크림빵'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스키피의 대표 상품인 ‘땅콩버터 크리미’를 활용해 땅콩버터의 깊고 고소한 풍미를 담아냈다.
서울장수가 바프(HBAF)와 협업해 선보인 '허니버터아몬드주'는 MZ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장수 막걸리에 바프 허니버터 아몬드의 달콤 짭짤한 풍미를 그대로 담은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 및 웰빙 추구 트렌드가 지속됨에 따라 맛과 영양이 좋은 견과류를 간식으로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원물에 가까운 견과류도 인기가 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제품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