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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열풍이 식품산업 지도도 바꾼다

소용량 고단백 식품 수요 급증..."간식 크게 줄이거나 아예 없앨 것"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젭바운드 등의 기반이 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으로 인해 식품 소비 패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GLP-1 약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더 건강한 소용량 고단백 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다는 것. 이에 미국 식품업계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Kafi)에 따르면 GLP-1은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으로, 원래 제2형 당뇨병과 비만을 퇴치하는 당뇨병 치료제로 쓰였다. 최근에는 GLP-1 유사물질이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는 결과가 발표되면서 비만 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5일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출시됐는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머스크가 지난 2022년 10월 감량 비법에 '위고비'를 언급하면서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GLP-1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미국 식음료 업계는 식습관과 소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영국 컨설팅 업체 PA컨설팅은 GLP-1 약물이 식음료 부분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과 이러한 약물이 향후 수년간 카테고리에서 소비자 행동을 재편할 가능성에 대해 시사했다.


이 체중 감량 약물은 향후 1조 달러 규모의 거대 제약회사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적 예측에 따르면 2035년까지 체중 감량 약품 매출은 7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에서는 2000억 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2023년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체중 감량 치료제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은 337억 달러라는 놀라운 매출을 올렸으며, 그 중 45%는 미국 시장에서 나왔다. 미국 성인의 약 40%가 비만으로 분류되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노보 노디스크는 2024년 매출이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LP-1 약물 사용의 급증은 소비자의 식품 선호도와 구매 행동을 극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GLP-1 약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더 건강한 소용량 고단백 식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GLP-1 사용자는 일일 섭취 칼로리를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으며, 이는 간식을 크게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형태의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분과 칼로리를 줄이면서 영양가를 높이는 제품 재구성이 필수적이다. 


네슬레는 최근 오젬픽이나 위고비를 투약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섬유질과 단백질이 풍부한 새로운 식품 라인 ‘바이탈 퍼슈트(Vital Pursuit)’를 출시했다.


미국 패스트푸드와 체인 레스토랑은 이미 영향을 받고 있으며 GLP-1 약물의 부상은 칼로리가 높은 옵션에 대한 업계에 변수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건강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더 건강한 재료, 더 적은 양, 투명한 영양 정보 등 다양한 메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식료품 소매업체와 편의점은 GLP-1 약물 사용 증가로 인해 소비자 구매 패턴의 변화로, 신선한 농산물, 통곡물, 저지방 단백질 및 기타 영양가 높은 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식료품 소매업체는 GLP-1 소비자를 위해 미리 포장된 건강한 식사 및 간식에 집중하고, 편의점은 포장 스낵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줄어들면서 신선 과일, 요거트, 샐러드 등 제품 구성을 변화가 필요하다.


실제 미국인의 20%가 체중 감량 약에 대한 의료 보험 혜택을 받기 위해 직장을 옮길 의향이 있다고 답하는 등 GLP-1 혁명은 직장 내 웰니스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 식음료 부문의 기업들에게 GLP-1 계열 약물의 잠재적인 영향은 상당한 수준이다.


GLP-1 사용자는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소비 습관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가장 큰 변화는 주류, 과자류, 짭짤한 간식류, 냉동 식품에서 나타나고 있다. 


Kafi 뉴욕지사 관계자는 "GLP-1 계열 약물 사용은 미국에서 이미 큰 트렌드를 이루고 있다"며 "체중 감소를 통한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은 이미 주류로 자리 잡았고 이로 인해 식품 소비 패턴에 큰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인 소비자 행동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으며, GLP-1 소비자들이 소비행동 변화에 발 맞추어 제품 라인업의 변화, 제품 개발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