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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S/S기획⓶]대한민국 탄산음료의 역사 ‘칠성사이다’

[푸드투데이 = 조성윤기자] 김밥과 삶은 달걀, 그리고 사이다 한 병. 먹을 것이 귀했던 시기에 특별한 음료로 꼽혔던 사이다는 소풍 전날 설레임의 상징적인 제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우리나라 탄산음료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롯데칠성음료의 칠성사이다는 언제부터 팔리기 시작했을까.

7명의 실향민이 만든 탄산음료...‘칠성(七姓)’에서 ‘칠성(七星)’으로

칠성사이다가 처음 출시된 것은 1950년 5월 9일이다. 한국전쟁 직전 출시된 후 전쟁 속에서 다른 경쟁사들의 음료들이 생산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을 때에도 굳건히 살아남아 소비자들의 고단함과 갈증을 달래줬다.

 

칠성사이다는 1949년 12월 7명의 실향민이 합심해서 세운 '동방청량음료합명회사'에서 내놓은 첫 제품이다. 7명 각자의 성이 모두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제품명을 '칠성(七姓)'으로 하려 했으나 회사의 영원한 번영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별을 뜻하는 성(星)자를 넣어 '칠성(七星)'으로 결정했다.

 

이후 칠성사이다를 만드는 회사의 이름은 1967년 '한미식품공업'에서 1973년 '칠성한미음료주식회사'를 거쳐 현재의 롯데칠성음료가 됐다. 칠성사이다는 올해 상반기까지 250㎖ 캔 환산 기준으로 누적 360억캔이 판매됐다. 단일품목으로 연간 약 4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등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인기를 유지 중이다.

장수비결은 변하지 않는 제품력...천연레몬라임향의 톡 쏘는 탄산

시장에서 인기를 유지하며 장수 중인 다른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칠성사이다의 장수비결 중 가장 큰 요인은 우수한 제품력이다. 칠성사이다는 풍부한 탄산에 천연 레몬라임향을 더해 청량감을 선사해준다.

 

칠성사이다 생산 과정에도 맛의 비결이 있다. 먼저 칠성사이다는 우수한 물 처리 시설을 갖추고 물을 순수하게 정제한다. 또 레몬과 라임에서 추출한 천연 향만 사용하고 이를 적절히 배합해 향미가 탁월하다. 인공색소를 사용하지 않아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는 점도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인기 비결 중 하나다.

 

칠성사이다는 설렜던 소풍 전날 밤의 기억과 죽마고우와 나란히 앉은 기차여행의 풋풋함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적인 제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젊은 층에게는 다른 의미의 존재로 칠성사이다가 기억되고 있다.

 

갑갑한 상황이 시원하고 통쾌하게 풀릴 때 또는 주변 눈치 탓에 쉽게 하지 못하는 말을 정확하게 표현했을 때 그런 상황을 두고 젊은 층은 '사이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칠성사이다는 단순히 음료를 넘어 시대와 문화를 잇는 공감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다. 여러 세대가 다같이 즐기며 각자에게 다른 의미와 추억을 선사하며 역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칠성사이다도 이러한 제품 역사와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세대 구분 없이 누구에게나 친밀한 제품으로 더 오래 남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긴 역사,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맑고 깨끗함

롯데칠성음료는 2017년 칠성사이다 67주년을 기념해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맑고 깨끗함. 칠성사이다와 함께한 67년의 추억을 간직하세요!'라는 콘셉트로 칠성사이다 '빈티지 패키지'를 한정 판매했다.

 

또 출시 70주년을 맞은 2020년에는 복고풍의 감성을 살리고 브랜드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1987년 칠성사이다 모델이자 직접 부른 CM송으로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가수 이선희를 33년 만에 모델로 재발탁했다.

 

칠성사이다 병, 캔을 땄을 때 들리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이선희가 불렀던 '언제나 칠성사이다' CM송을 그대로 재연해 칠성사이다와 함께한 추억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정체성은 지키고 트렌드를 맞추다 ‘칠성사이다 제로’

칠성사이다는 이렇듯 제품 고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제품군을 다양하게 넓히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늘려왔다.

 

2016년에는 당시 젊은 소비층의 '대용량 선호' 경향과 업계에서 이슈가 됐던 동일한 가격에 용량을 더한 '착한제품' 트렌드에 발맞춰 칠성사이다 500㎖ 페트의 용량은 600㎖로 늘리고 가격은 그대로 유지한 제품을 선보였다.

 

2017년에는 기존 칠성사이다 제품 대비 탄산가스볼륨이 약 30% 높아 더 세고 짜릿한 '칠성 스트롱 사이다'를 내놨다.

 

2020년에는 출시 70년 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맛의 신제품을 출시했다. 국내 사이다 시장에 대한 소비자 조사와 제품 연구를 통해 새로운 맛의 사이다를 원하는 소비자 욕구를 파악했다.

 

맑고 깨끗함에 짜릿한 탄산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색다른 맛을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과일로 소비자 조사를 거듭한 끝에 복숭아와 청귤을 선택해 신제품 칠성사이다 복숭아와 청귤 500㎖ 페트병을 출시했다.

 

2021년에는 장기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밥이 일상화되고 홈트레이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식사, 운동 등 일상생활에서 칼로리 부담 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탄산음료를 찾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맞춰 칠성사이다의 맛과 향은 유지하고 칼로리를 뺀 신제품 '칠성사이다 제로'를 내놨다. 칠성사이다 제로는 출시 약 9개월 만에 국내 저칼로리 사이다 시장에서 약 62%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밖에 '칠성사이다 포도', 칠성사이다에 식이섬유를 함유한 '칠성사이다 플러스', 기존 칠성사이다제로에 천연라임향을 추가한 '칠성사이다제로 블루라임(BLUE LIME)' 등 제품라인업을 지속 확장했다.

 

칠성사이다는 앞으로 더 긴 시간동안 국내 대표 탄산음료 입지를 공고히하기 위해 소비자 의견을 반영한 신제품 출시, 마케팅 등을 통해 제품 친밀도를 더욱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칠성사이다는 국내 대표 탄산음료 브랜드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청량함'을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칠성사이다는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맞추며 차별화된 브랜드와 청량함을 내세운 마케팅으로 소비자 친밀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360억캔 판매된 대표 탄산음료, 세계인 입맛 홀려

롯데칠성음료도 탄산음료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2024년 1분기 IR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롯데칠성음료 탄산음료 매출은 2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다. 이 중 제로탄산은 700억원으로 약 9.4%(61억원) 올랐다. 수출도 281억원으로 14.4% 상승했다.

 

이 중에서도 ‘칠성사이다’는 올해 74년을 맞이했음에도 지속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이며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표 탄산음료인 칠성사이다의 경우 6·25 직전에 출시 이후 꾸준한 변화를 이어오며 지난해 상반기까지 누적판매량 360억캔을 돌파했다.

 

특히 ‘칠성사이다 제로’에 이어 지난 3월 매실향이 나는 칠성사이다 제로 그린플럼 등 새로운 맛이 출시되면서 매출을 이끌고 있다.

 

또, 지난 3월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24 ITI 국제식음료품평회’에서 칠성사이다가 우수한 평가를 받으며 종합점수 91.4를 획득해 ‘국제 우수 미각상’의 최고 등급인 3스타에 선정됐다.